[화제] "연기 빼고 물 뿌리고".. 인천 화재에 새로 투입된 소방로봇 역할 '톡톡히'

인천 서구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서 LPG車 화재.. 신고 12분 만에 진압
인천형 소방로봇 첫 현장 투입.. 짙은 연기 빼내고 시야 확보 지원
청라 전기차 화재 계기 도입.. 지하주차장·터널·대형 화재 대응 활용 전망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와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지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차량에서 불이 날 경우 열과 연기, 유해가스가 한꺼번에 발생해 초기 진압이 늦어지면 주민 대피와 소방대원 진입 모두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서 처음으로 ‘인천형 소방로봇’이 실제 화재 현장에 투입돼 지하공간 화재 대응에 효과를 보여 화제다.


국내 주거 형태에서 아파트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이같은 소방로봇이 현장에 제때 투입돼 연기배출과 진압에 나선다면 지하주차장 화재 대응이 크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8시 24분쯤 인천 서구 당하동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주행 중이던 소나타 LPG 차량에 불이 났다. 이 불로 당장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하주차장 안으로 연기가 퍼지면서 한때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12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는데, 다른 때와 달리 평소 볼 수 없던 장면이 펼쳐졌다. 현장에는 다름 아닌  20일 서부소방서에 새로 배치된 인천형 소방로봇이 함께 투입돼 있었기 때문이다. 로봇은 지하주차장 내부에 가득 찬 연기를 전면부에 배치된 대형 팬을 돌려서 외부로 신속히 빼내고, 현장 시야를 확보한 소방대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화재를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이번에 투입된 장비는 궤도형 배연로봇으로, 시간당 최대 10만500㎥의 송풍 능력을 갖췄고, 분당 최대 4,700ℓ의 물이나 폼을 목표물에 쏟아낼 수 있다. 단순히 연기를 배출하는 장비에 그치지 않고, 필요할 경우 배연과 화재 진압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장비여서 연기로 인해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지하주차장 등에서 큰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은 출입구와 환기구가 제한돼 불이 나면 연기가 머무르기 쉽다. 시야가 막히면 화점 확인이 어려워지고, 소방대원의 진입 속도도 늦어질 수 있는데,  특히 차량 화재는 엔진룸, 배터리, 연료계통 등 발화 지점과 연소 물질에 따라 진압 방식이 달라져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화재는 전기적 요인으로 차량 엔진룸 쪽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을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천형 소방로봇은 지난해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도입됐다. 해당 장비는 지난 20일 서부소방서에 배치됐으며, 앞으로 부평·서부·계양·강화·검단 등 북부권역의 지하주차장 화재와 전기차 화재, 대응 1단계 이상의 대형 화재, 터널·지하철 화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만희 연희119안전센터장은 “지하공간 화재는 연기 축적과 시야 제한으로 대응이 매우 까다롭다”며 “궤도형 배연로봇과 같은 첨단 장비를 적극 활용해 소방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하주차장 화재의 관건은 초기 연기 제어와 대피 동선 확보라고 지적한다. 불길 자체가 크지 않더라도 연기가 지하층과 승강기실, 계단실로 확산하면 주민 불안과 2차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아파트 전체에 큰 피해를 입혔던 것도 결국 연기 제어와 진압 모두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인천 사례는 지하공간 화재에서 로봇 장비가 단순 보조수단을 넘어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장비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차량 화재가 반복적으로 사회적 우려를 낳는 상황에서, 첨단 장비와 기존 소방 대응체계의 결합이 향후 공동주택 화재 안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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