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6월 15일 경기도 평택 외곽에 있는 한 화학공장.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 기업에 원료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 100명 정도가 일한다. 일반인은 접근과 촬영이 제한된 구역에서는 작은 드론이 천천히 날고 있다. 드론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가스 감지 센서가 장착돼 있다. 이 드론의 역할은 단 하나다. 사람이 들어가면 위험한 곳을 먼저 대신 확인하는 것이다. 현장 책임자 박명수(45)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에는 점검을 위해 작업자가 직접 탱크 위로 올라가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드론이 먼저 들어갑니다. 위험이 감지되면 사람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사람은 데이터만 봅니다. 그러니 인명사고는 당연히 줄 수밖에 없지요.” 이 공장에 드론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3년 전이다. 근처의 다른 공장들도 자체 설계한 드론을 작업장에서 많이 쓰고 있다고 한다. 산업현장에서 로봇이나 드론을 만나는 것이 낯선 시대가 아니다. 첨단 기계가 가장 많이 투입되는 영역은 이 공장의 경우처럼 ‘사람이 가장 많이 다칠 우려가 있는 곳’이다. 대표적으로는 고소(高所) 점검 작업, 밀폐공간 가스 점검, 고온 설비 유지보수, 방사선 구역 점검, 화재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마치 폭주하는 두 기차처럼 마주보면 달려가던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9일만에 마침내 멈추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가 “완성됐다”고 선언했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종전 양해각서, MOU 서명식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의 불씨였던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열릴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즉각 하락했고, 금융시장은 중동 확전 공포가 한풀 꺾였다는 신호를 먼저 반영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곧바로 ‘평화’를 뜻하는 것일까. 일단 총성은 멈출 수 있지만, 전쟁을 부른 핵심 쟁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미국의 제재, 동결자산 해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이란의 미사일과 역내 무장세력 지원 문제는 모두 후속 협상으로 넘겨졌다. 이번 합의는 종전의 문을 연 사건이지만, 동시에 불안한 60일 협상의 시작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딜은 이제 완성됐다”며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썼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승인하고, 미국의 해상 봉쇄도 즉각 해제한다”며 “세계의 배들이여, 엔진을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산업현장은 지금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제조업 공장, 물류센터, 건설현장, 발전소, 항만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빠르게 근로자를 대체하고 있다. 당연히 로봇이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고 생산성을 높여 산업재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새로운 위험도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작업자의 충돌, AI 오작동에 따른 사고, 인간이 기계를 과신하면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로봇 유지보수 과정의 감전 및 협착 사고 등이 그것이다. 한국재난안전신문은 ‘AI와 로봇이 바꾸는 산업안전’ 기획을 연재해 미래 산업현장의 안전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순간, 안전의 개념도 바뀌었습니다.” 6월 초에 찾은 경기도 안산의 한 스마트 물류센터. 낮 12시가 되자 컨베이어 벨트 위로 수천 개의 택배 박스가 쏟아져 나온다. “예전 같으면 작업자들이 일일이 박스를 들고 분류했겠지만, 지금은 풍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보시면 알 겁니다” 작업반장 김선규(42) 씨의 말이다. 바닥에는 노란색 선을 따라 움직이는 자율주행 로봇(AMR)이 쉼 없이 미끄러지듯 이동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60대 후반쯤에 접어들면 누구나 한번쯤은 면허증 반납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가족 눈치도 보인다. 운전대를 잡으려 하면 주변의 불안한 눈빛을 감수해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뜨겁다.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생계 및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은 불과 2%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수는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 건수와 치사율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최근 5년간 약 19% 이상 증가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구 1만 명당 사망사고 발생률이 65~74세 초기 고령층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체 인지 능력과 돌발 상황 반응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다. 정부는 2018년부터 면허를 스스로 반납하는 고령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반납률은 해마다 전체 고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사망사고에 대한 처벌이 국민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법원이 중대재해 사건에 적용할 권고 형량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아울러, 대법원이 판결과 양형 판단을 지원할 인공지능(AI) 개발에도 착수했다. 법관의 판단을 대체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과거 판결과 양형 통계를 분석해 법관과 양형위원회의 판단을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여서, 인공지능이 법원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양형기준 설명회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마련과 양형 지원 AI 개발 추진 상황을 밝혔다. 중대재해법 양형, 왜 관심 커졌나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 시행된 뒤 산업현장 사망사고의 책임을 현장 실무자에게만 묻지 않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할 경영책임자에게까지 묻는 법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법 시행 초기에는 최고경영자까지 사법책임이 귀속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앞다퉈 별도 안전경영자를 두는 등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사)한국안전위기관리협회(협회장 박종열)가 한국재난안전뉴스와 함께 재난·안전 분야 실무자를 위한 제1기 ‘안전위기관리전문가’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이번 과정은 오는 2026년 6월 18일(목)과 19일(금) 이틀 동안 서울시청 지하 2층 서울프라자 동그라미룸에서 진행된다. 교육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안전관리와 위기대응 역량이 필요한 정부 부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안전부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산업재해, 자연재난, 시설 안전사고, 조직 위기, 중대재해 대응 등 안전 이슈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를 단순히 수습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고 발생 시 조직적으로 대응하며, 이해관계자와 정확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교육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안전·위기관리의 기본 개념부터 위험요인 분석, 사고조사, 법령 이해, 위기커뮤니케이션까지 폭넓게 다루는 이론과 실무형 과정으로 구성됐다. 첫날인 6월 18일(목)에는 안전·위기관리의 이해,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산업안전 위험요인 분석, 사고조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HMM 나무호의 선체 일부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면서 한국 선박의 해외 해상위기 대응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일단 주요 동맹국과 공조한 가운데, 아직 사고 원인을 단정하지 않고, 피격 가능성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해역이 중동의 핵심 전략 수역인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 선박 화재를 넘어 외교·안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가운데 과거 유사 '해상위기'와 사례와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5일 정부 당국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지난 4일 한국시간 오후 8시 40분쯤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선박 ‘HMM 나무’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과 외국인 선원 18명 등 모두 24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은 기관실 부근에서 발생했고 선체 좌현 기관실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선사 측은 현재까지, 이번 사고가 선박 내부 사고인지, 외부 공격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확인 중에 있으며, 별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2년 1월 27일, 대한민국 산업사에 획을 긋는 거대한 실험이 시작되었다. ‘사람의 생명이 경영의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명제를 법전에 새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날이다. 노동계는 산업화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진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환호했지만, 경영계는 세계 어디에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영책임자 직접 처벌’이라는 조항 앞에 공포를 느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이 법이 가져온 빛과 그림자를 5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중대재해처벌법의 궁극적 목표는 경영자를 감옥에 보내는 것이 아니다. 가장인 아버지가, 가족의 생계를 돕는 착한 아들이 저녁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은 안전을 ‘투자’하고, 노동자는 안전을 ‘권리’로 행사하고, 정부는 이를 촘촘히 지원하는 ‘안전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 4년은 그런 길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우리 사회가 안전과 생명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한 진통의 시간이었다. 비록 통계적 수치는 획기적으로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기업 경영의 핵심 지표에 ‘안전’이 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는 페인트 업계까지 미쳤다. 페인트는 산업계 필수 소재로 꼽힌다. 건설은 물론 자동차·가전, 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에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아파트 외벽 도색과 창호 마감재 가격이 오르면 분양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국내 페인트 업계 1위 KCC가 원자재 수급 불안과 고환율을 이유로 이미 제품 가격을 최대 40% 인상했다. 삼화페인트공업과 노루페인트도 제품별로 20%에서 55% 가격을 인상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막히자 페인트 제조 단가가 상승한 탓이다. 에너지 대란이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페인트는 석유 원자재 비중이 50%가 넘는 제품이다. 특히 시너 등 용제류는 유가 변화에 예민하게 영향을 받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와 나프타 수입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여기서 파생하는 각종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원유를 정제할 때 얻는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원료로, 페인트는 나프타에서 나오는 용제와 수지를 주원료로 쓴다.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발 벗고 나섰다. 통상 화학물질을 수입할 땐 당국에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서울 중구 소재)에서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업‧경제단체 협력회의’를 열어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유 안보위기가 ‘경계’ 단계로 격상된 상황에서 산업부문의 에너지절약을 강력하게 촉구하기로 했다. 이날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업계에 △석유와 가스 대신 전기로 연료를 전환하는 방안, △고효율 기기 투자 등으로 전기사용을 줄이는 방안, △조업시간대 조정으로 에너지 사용을 분산하는 방안, △임직원의 에너지 절약요령 실천을 독려하는 방안 등을 업계 여건에 맞게 발굴하여 실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회의에는 석유 다소비 상위 50개 업체 중 ‘킵(KEEP)30’에 참여하고 있는 15개 업체가 참석하여 업체별로 그간 에너지 절약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대한상의는 민간기업 에너지절약 참여 독려 계획을 소개했다. 기업들은 어려운 대외 여건속에서도 2024년 에너지사용량신고 기준으로 약 1.73%인 61만toe의 에너지를 감축하고, 특히 석유류의 경우에는 3.3%를 절감한 연간 13만toe를 절감할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석유 물량으로 환산하면 95.6만배럴에 이른다. 우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