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2년 10월 15일 오후 3시19분.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고,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불길은 그날 밤 11시45분께 완전히 잡혔지만, 사고는 그때부터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서버를 둔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온라인 서비스가 멈췄다.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사진을 전송하는 일상적인 기능부터 로그인, 결제, 내비게이션 등 여러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 네이버에서도 검색·뉴스·쇼핑 등 일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 한 건물에서 시작된 화재가 국민의 일상과 기업의 업무를 동시에 흔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교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은 10월 19일 오전 5시께 복구됐지만, 카카오가 전체 서비스를 정상화한 것은 20일 오후 11시께였다. 전력 복구와 서비스 정상화 사이에 이처럼 긴 간격이 생겼다. 데이터센터의 전원을 다시 켜는 것만으로 디지털 서비스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기가 끊기자 서비스도 멈췄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저장장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AI데이터센터가 더욱 고밀도·대형화되고 있다. 정부는 SK·GS·네이버 등이 참여하는 총 550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기가와트급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가 국가 핵심 산업시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규모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내부의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GPU가 많아질수록 전기와 열도 폭증 서버실 문을 열면 수많은 장비에서 내뿜는 열기와 냉각장치의 낮은 소음이 동시에 느껴진다. 수십 대, 수백 대의 서버가 쉬지 않고 연산을 수행하는 동안 전기는 끊임없이 공급돼야 하고, 발생하는 열은 다시 쉴 새 없이 밖으로 빼내야 한다. 겉으로는 조용한 건물이지만 안에서는 거대한 전력과 열의 전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서버 호텔’에 가까웠다면 AI데이터센터는 성격이 다르다. 생성형 AI를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고성능 GPU를 대량으로 가동해야 한다. GPU가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서버 랙 하나에 들어가는 전력과 발생하는 열도 크게 증가한다. 허철회 STT GDC 코리아 대표는 “AI 데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직장인이 전동킥보드를 현관 옆에 세워두고 충전기를 꽂는다. 침대 옆에서는 스마트폰이 충전되고, 가방 안에는 보조배터리가 들어 있다. 이제 배터리는 자동차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작고 가볍다는 이유로 안전까지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는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보조배터리 등이 불씨가 된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충전하다 시작되는 화재 소형 배터리 화재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순간은 충전할 때다. 배터리가 손상됐거나 충전기와 제품의 호환성이 맞지 않을 경우 이상 발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오래 사용해 배터리가 부풀어 올랐거나 외부 충격을 받은 제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화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화재 장소도 주택과 아파트, 상가 등 일상생활 공간을 가리지 않는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개인형 이동장치 화재 예방을 위해 충전이 완료되면 전원을 분리하고,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장시간 충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관이나 복도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면 자동차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 있다. 대부분의 주민에게는 비바람을 피하고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불길이 번지고 연기가 차오르면 소방대원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출입구는 제한돼 있고, 천장은 낮으며, 차량들이 통로와 주차구역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화재까지 겹치면 진화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2024년 8월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그 위험을 현실로 보여줬다. 당시 불은 오전 6시15분께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시작됐다. 소방인력 300여 명과 장비 80여 대가 투입됐지만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8시간 넘게 걸렸다. 차량 140여 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고, 아파트 주민들은 연기와 정전·단수로 큰 불편을 겪었다. 한 대의 차량에서 시작된 화재가 아파트 전체의 생활을 멈춰 세운 것이다. 지하에서는 연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다 지하주차장 화재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연기다. 불보다 연기가 먼저 사람들의 이동을 막는다. 지하공간은 자연적인 배연이 어렵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유독가스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안전모를 쓰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흔히 이런 말부터 나온다. 배달 노동자가 사고를 당하면 “신호를 지키지 않았다”거나 “속도를 냈다”는 말이 뒤따른다. 화물차 사고 역시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나 “부주의”가 원인으로 지목되기 쉽다. 물론 노동자의 안전수칙 준수는 중요하다. 하지만 산업재해를 개인의 실수로만 설명하면 중요한 질문 하나가 빠진다. 왜 그 노동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해야 했을까. 앞선 두 편에서 살펴본 건설·배달·운수업의 산재 사망은 업종별 위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다. 작업자가 위험을 선택했다기보다 비용과 시간, 고용구조, 업무 방식이 만들어낸 위험에 노동자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 건설현장을 보면 구조가 더욱 분명해진다. 발주자에서 원청,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실제 작업을 하는 사람은 가장 아래 단계에 위치한다. 위험한 작업은 하청업체에 맡겨지고, 다시 일용직이나 단기 노동자가 투입되기도 한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현장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주체와 사고 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사람이 서로 다를 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오후 7시. 주문이 몰리기 시작하자 한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신호등이 바뀌자 곧바로 출발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휴대전화 화면에 뜨는 다음 배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노면은 미끄러워지고 시야도 나빠진다. 그래도 운행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한 건을 더 해야 하루 수입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다. 일을 하다 발생한 산업재해다. 2024년 산재보상 통계를 보면 사고사망자는 827명이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32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운수·창고·통신업에서도 138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사고 유형 가운데 사업장 밖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87명에 달했다.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상위 기업 10곳의 산재 사망자는 53명이었다. 업종별로 분류하 건설업이 7곳, 배달업이 2곳을 차지했다. 배달 플랫폼인 우아한청년들에서 8명의 산재사망자가 나와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사고재해자 수는 우아한청년들(1080명), 쿠팡이츠서비스(677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318명), 현대건설(238명),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234명) 순으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는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노동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공사는 이제 초기 단계여서 땅을 파기 위해 굴착기와 흙은 나르는 덤프트럭들이 움직이고, 철근과 건축자재가 쉴 새 없이 오간다. 몇 미터만 발을 잘못 디뎌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현장에서는 매일 안전을 강조한다. 그러나 공사가 본격화하면 안전보다 ‘공정’이 앞선다. 건설현장이 산업재해 사망 사고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건설업은 해마다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종이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보다 16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는 286명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제조업은 158명, 기타 업종은 161명이었다. 사실상 사고사망자 2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셈이다. 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상위 기업 10곳의 산재 사망자는 53명이었는데 업종별로 분류하면 건설업이 7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전기차 한 대가 불이 났다.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고 또 뿌린다. 불길은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다시 살아난다. 겉으로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차량 아래쪽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열이 남아 있다. 전기차 화재가 일반 자동차 화재와 다른 이유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이 같은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불은 차량 한 대에서 시작됐지만 곧바로 주변 차량으로 번졌고, 지하주차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은 진화와 배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불길은 8시간 만에 잡혔고 무려 차량 140대가 불에 탔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소방당국도 대응법을 바꾸고 있다.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은 2025년 전기차 화재 대응 지침서를 개정해 전기 트럭 등 상용차와 고위험 화재, 특수 진압장비를 포함한 현장 대응법을 새로 담았다. ◇불씨는 배터리 안에서 시작된다 전기차의 핵심은 차 밑에 깔려 있는 고전압 배터리팩이다. 수백~수천 개의 배터리 셀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 저장장치를 이룬다. 이 장치는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충돌이나 제조상의 결함, 내부 단락, 과열 등으로 배터리 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전 국민의 90%가 지자체 자전거 단체보험 혜택을 받는 ‘사후 보상’ 체계가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사고 사망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배상금을 지급하는 수동적 정책에 예산과 행정력이 집중되면서, 정작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형 인프라' 구축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는 사후 처방을 넘어선 근본적인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전거 이용 현황 실태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의 자전거 단체보험 가입 인원은 약 4,700만 명에 달하며 전 국민의 90% 이상을 포괄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보험에 가입한 지자체 수 역시 2023년 168곳에서 2024년 171곳, 2025년 191곳으로 매년 늘어나 표면적으로는 전국적 안전 보상망이 빈틈없이 구축된 듯 보인다. 보상금 지출에 쏠린 예산.. 정작 '사고 예방' 직접 투자는 뒷전 그러나 이러한 단체보험의 전방위적 확대가 실질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자체 예산이 보험료 및 배상금 지출로 고정화되면서, 사고 다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전국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고 인프라가 확대되는 가운데, 자전거 사고의 양상이 연령대별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며 치명적인 '안전 사각지대'를 드러내고 있다. 10~20대 청소년층에서는 자전거 사고 발생 자체가 늘어나는 반면, 고령층에서는 사고 건수 대비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사율이 독보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자전거 안전 대책이 연령별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2025년 기준) 자전거 이용 현황 국가승인통계’의 연령별 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세 이하의 자전거 사고는 2024년 1,620건에서 2025년 1,659건으로 2.4%(39건) 증가했다. 전체 자전거 사고가 전년 대비 6.0%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청소년층 사고 증가.. PM·공유자전거 혼용과 안전불감증이 원인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자전거 사고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개인형 이동장치(PM) 및 공유자전거와의 무분별한 혼용, 그리고 기본적인 안전수칙 경시가 꼽힌다. 최근 중·고교생 사이에서는 전동 킥보드 등 PM과 일반·공유 자전거를 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