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우리나라 산재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3~5배 이상 높다.
한국의 사고 사망 만인율은 0.4~0.5‱(퍼밀리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 1만 명당 약 0.4~0.5명이 매년 일터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다.
4월 28일이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다. 매년 이날은 전 세계가 산업재해로 희생된 노동자를 추모하고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하는 날이다.
국내에서는 2024년 여야 합의로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고 지난해부터 기념식을 가졌다.
시작은 캐나다 공공노조(CUPE)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 노조는 1984년 업무 중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4월 28일을 추모의 날로 선포했다. 4월 28일은 캐나다에서 노동자들에게 포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최초의 ‘산업재해보상법(Workmen’s Compensation Act)’이 제정된 날이다.
이후 1996년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 현 ITUC)이 이날을 공식적인 국제 기념일로 지정했다. 2003년에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세계 안전과 건강을 위한 날(World Day for Safety and Health at Work)’로 지정해 추모를 넘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날로 발전시켰다.
우리나라는 노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4월 28일 전후로 산재 희생자 추모제와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행사를 열어왔다. 최근에는 산업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2024년부터 4월 28일이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는 산재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권익을 높이고 그들의 헌신을 기억하겠다는 국가적 차원의 약속이기도 하다.
4월 28일은 단순히 산업 현장의 희생자를 기리는 날을 넘어, ‘죽은 자를 추모하고 산 자를 위해 싸우라(Mourn for the dead, fight for the living)’는 슬로건처럼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사회 전체가 고민하는 날이다.
산업재해에 대해 엄격하게 대처해온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을 맞아 “더는 삶의 터전이 죽음의 현장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산업재해노동자의 날, 추모를 넘어 책임과 다짐의 시간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산재 근절은 국민주권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라며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역시 결코 흔들릴 수 없는 국정의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산업재해노동자의 날을 맞아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모든 노동자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며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치료와 재활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모든 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과 노·사의 협력이 더해져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가 전년 대비 17.5% 감소하는 등 현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켜내지 못한 고귀한 생명의 무게, 가족과 이웃을 떠나보낸 애끓는 절규 앞에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치된 위험과 작은 빈틈으로 인해 ‘사람만 뒤바뀐 익숙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빈틈없이 정비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준과 제도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산재 사망률 OECD 1위의 오명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안전한 일터에서 이뤄낸 성장이야말로 국민 행복을 담보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산재희생자 위령탑 참배 행사를 열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념식에서 “안전 앞에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일념 아래 일하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는 일터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 오지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등 노사정 대표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및 소속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기념식에서는 석창우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 회장이 영예의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석 회장은 고압전기 감전 사고로 양팔 절단이라는 장애를 입고도 예술가로 전향했다. 독창적인 예술 장르로 200회 이상 국내외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산재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다른 산재 노동자들의 귀감이 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민동식 인천광역시산재인협회 회장에게는 산업포장이 수여됐다. 민 회장은 1974년 사업장 내 폭발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단하는 장애를 입은 뒤 산재장애인재활지원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산재예방 캠페인을 전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