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2년 10월 15일 오후 3시19분.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고,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불길은 그날 밤 11시45분께 완전히 잡혔지만, 사고는 그때부터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서버를 둔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온라인 서비스가 멈췄다.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사진을 전송하는 일상적인 기능부터 로그인, 결제, 내비게이션 등 여러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 네이버에서도 검색·뉴스·쇼핑 등 일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 한 건물에서 시작된 화재가 국민의 일상과 기업의 업무를 동시에 흔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교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은 10월 19일 오전 5시께 복구됐지만, 카카오가 전체 서비스를 정상화한 것은 20일 오후 11시께였다. 전력 복구와 서비스 정상화 사이에 이처럼 긴 간격이 생겼다. 데이터센터의 전원을 다시 켜는 것만으로 디지털 서비스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기가 끊기자 서비스도 멈췄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저장장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노동현장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돼 암에 걸렸다고 호소하며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산재로 인정받는 비율은 오히려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직업성 암 산재 신청이 7년 사이 5.8배 늘어난 가운데 산재 승인율은 7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암 발생과 과거 작업환경 사이의 인과관계를 노동자가 입증해야 하는 현행 제도가 장기간에 걸친 직업성 암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업성 암 산재 신청은 1,614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279건이었던 신청 건수는 2023년 1,056건으로 처음 1,000건을 넘어섰고, 2024년 1,000건, 2025년 1,614건으로 증가했다. 7년 만에 약 5.8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13건이 접수됐다. 반면 전체 직업성 암 산재 승인율은 2018년 73.5%에서 2023년 60.6%, 2024년 54.8%, 2025년 44.9%로 계속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36.1%까지 떨어졌다. 신청 3건 가운데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안전모를 쓰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흔히 이런 말부터 나온다. 배달 노동자가 사고를 당하면 “신호를 지키지 않았다”거나 “속도를 냈다”는 말이 뒤따른다. 화물차 사고 역시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나 “부주의”가 원인으로 지목되기 쉽다. 물론 노동자의 안전수칙 준수는 중요하다. 하지만 산업재해를 개인의 실수로만 설명하면 중요한 질문 하나가 빠진다. 왜 그 노동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해야 했을까. 앞선 두 편에서 살펴본 건설·배달·운수업의 산재 사망은 업종별 위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다. 작업자가 위험을 선택했다기보다 비용과 시간, 고용구조, 업무 방식이 만들어낸 위험에 노동자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 건설현장을 보면 구조가 더욱 분명해진다. 발주자에서 원청,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실제 작업을 하는 사람은 가장 아래 단계에 위치한다. 위험한 작업은 하청업체에 맡겨지고, 다시 일용직이나 단기 노동자가 투입되기도 한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현장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주체와 사고 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사람이 서로 다를 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오후 7시. 주문이 몰리기 시작하자 한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신호등이 바뀌자 곧바로 출발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휴대전화 화면에 뜨는 다음 배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노면은 미끄러워지고 시야도 나빠진다. 그래도 운행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한 건을 더 해야 하루 수입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다. 일을 하다 발생한 산업재해다. 2024년 산재보상 통계를 보면 사고사망자는 827명이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32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운수·창고·통신업에서도 138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사고 유형 가운데 사업장 밖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87명에 달했다.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상위 기업 10곳의 산재 사망자는 53명이었다. 업종별로 분류하 건설업이 7곳, 배달업이 2곳을 차지했다. 배달 플랫폼인 우아한청년들에서 8명의 산재사망자가 나와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사고재해자 수는 우아한청년들(1080명), 쿠팡이츠서비스(677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318명), 현대건설(238명),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234명) 순으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는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노동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공사는 이제 초기 단계여서 땅을 파기 위해 굴착기와 흙은 나르는 덤프트럭들이 움직이고, 철근과 건축자재가 쉴 새 없이 오간다. 몇 미터만 발을 잘못 디뎌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현장에서는 매일 안전을 강조한다. 그러나 공사가 본격화하면 안전보다 ‘공정’이 앞선다. 건설현장이 산업재해 사망 사고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건설업은 해마다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종이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보다 16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는 286명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제조업은 158명, 기타 업종은 161명이었다. 사실상 사고사망자 2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셈이다. 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상위 기업 10곳의 산재 사망자는 53명이었는데 업종별로 분류하면 건설업이 7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건설현장의 산업재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추락이나 끼임 같은 사고뿐 아니라 오랜 기간 육체노동을 하면서 몸에 쌓인 부담이 질병으로 이어지는 ‘질병 산업재해’ 신청이 불과 3년 만에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건설근로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거운 자재를 나르고 반복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작업이 계속되는 건설업의 특성까지 겹치면서 산업안전 정책도 사고 예방뿐 아니라 노동자의 장기적인 건강보호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산업재해 신청은 4만2,83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만5,958건이 산재로 인정됐다. 건설업 산재 신청은 2022년 3만3,149건에서 2023년 3만5,349건, 2024년 3만8,932건, 지난해 4만2,837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3년 만에 29.2% 늘어난 셈이다.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접수된 건설업 산재 신청만 3만3,297건에 달한다.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신청 건수는 지난해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위험하면 일단 멈춰라.” 산업현장의 오랜 원칙이지만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사고 위험을 느껴도 작업을 중단했다가 공정에 차질을 빚거나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하청 노동자라면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이런 현실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는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반복적인 중대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은 등록 말소 요청까지 가능해진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한층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기업 현장에서는 “안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산업재해가 줄어들 수 있느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사고 난 뒤 처벌’에서 ‘사고 전 멈춤’으로 이번 개정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작업중지 범위 확대다. 노동자뿐 아니라 근로자대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작업을 멈추거나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숨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주에게는 영업이익의 최대 5%에 달하는 과징금도 부과된다. 반복적인 사망사고에도 안전관리가 개선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도 신설된다. 국회는 1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핵심 과제들이 법률에 반영된 것이다. 개정안은 제도별로 공포 즉시 또는 공포 후 3개월·6개월·1년 뒤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의 큰 방향은 산업재해가 발생한 뒤 사업주를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이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현장에서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예방 기능을 강화한 데 있다. 동시에 반복적인 사망사고를 일으킨 기업에는 경제적 책임을 강화해 안전 투자를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사고 난 뒤가 늦다”… 작업중지권 대폭 확대 현장에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서울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의 원인 규명이 당초보다 두 달 더 길어진다.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당초 9월 30일까지였던 조사기간을 오는 11월 30일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조위는 지난 5월 28일 첫 회의를 연 뒤 4개월 동안 현장조사와 관계자 청문, 시료채취 및 재료 품질시험, 설계·시공도서 검토, CCTV 영상 분석, 붕괴 시나리오 분석 등을 진행해 왔다. 이번 연장은 사고의 직접적인 붕괴 메커니즘과 구조적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사조위는 교량 거더(교량 상판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큰 보)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붕괴했는지를 추가 분석하고, 철거 진행 과정을 반영한 3차원 구조해석 모델링도 실시하기로 했다. 콘크리트와 철근 등 주요 재료의 품질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관계자 청문도 추가로 진행해 사고 당시 상황과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전점검 중 무너진 고가…3명 사망·3명 부상 서소문고가 붕괴사고는 지난 5월 26일 오후 2시 33분께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 철거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철거 중이던 고가 상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아침 출근길 집을 나서 버스를 타다가 넘어지거나, 자전거로 회사에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만 ‘출퇴근 중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산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취업과 관련된 이동인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이동했는지다. 출퇴근재해 보상 범위가 크게 넓어진 것은 2018년 1월 1일부터다. 그전까지는 사업주가 제공한 통근버스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가 주된 인정 대상이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2016년 일반적인 출퇴근 사고를 산재로 인정하지 않는 제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법이 개정됐다. ◇출퇴근 사고 산재 신청 늘어나 집과 일터를 오가는 출퇴근 길 사고로 인한 ‘산재 사망’ 승인 건수가 매년 100건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퇴근길 사망 사고로 인한 유족급여 산재 승인 건수는 매년 100건을 웃돌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25건, 2022년 141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