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치킨게임’으로 죽음 부른 CU 진주물류센터 참사…안전 ‘살얼음판’

교섭 공백 속 대체 수송 강행 속에 3명 현장서 참사
노사 충돌이 인명 피해로 비화로 집회 현장 차량 돌진·2차 충돌까지
전문가 “갈등 상황 안전관리 부재, 구조적 위험 방치 결과”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경남 진주의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집중 안전점검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갈등과 안전관리 공백이 결합되며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안전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0일 오전 경남 진주시 정촌면의 한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2.5톤 화물차가 참가자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0대 노동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고, 다른 2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물류 차량의 출입을 둘러싸고 노조원과 차량 간 대치가 이어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집회는 물류 노동자들이 원청 업체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며칠째 이어오던 상황이었다. 노조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협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측은 계약 구조상 직접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같은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갈수록 높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대체 수송 차량의 운행을 둘러싸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일부 참가자들이 차량을 몸으로 막아서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한다. 양측의 입장과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강누데,  노조 측은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이 행사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에도 현장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오후 들어 집회 참가 차량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하는 등 추가 충돌이 이어지면서 경찰과 참가자 일부가 다치는 상황도 발생했다. 경찰은 관련자들을 상대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정당과 지역 정치권은 노동자의 요구가 장기간 수용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고 지적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공권력 투입 과정의 적절성 여부와 원청의 교섭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현장 충돌이 아닌 ‘구조적 위험’이 현실화된 사례로 보고 있다. 이정훈 한국재난안전연구소 연구위원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관리할 안전 매뉴얼과 현장 통제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회나 파업 현장도 일종의 재난 취약 환경으로 보고 사전 위험평가와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산업안전 전문가는 “대체 수송과 이를 저지하려는 행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한 ‘고위험 시나리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고, 차량 이동과 인력 배치를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최근 정부가 드론과 열화상 장비까지 동원해 대규모 안전점검에 나선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설 점검과 장비 확충만으로는 현장의 다양한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고, 특히 갈등 상황에서의 안전관리 체계가 미흡할 경우 언제든지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참사는 노사 간 ‘강대강’ 대치 속에서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며 발생한 비극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이 격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와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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