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안타깝고도 거룩한 죽음이다. 해양경찰청 이재석(34) 경사가 지난 11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A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했던 구명조끼를 A씨에게 대신 입혀준 뒤 함께 헤엄쳐 나오다가 실종된 지 6시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석 경사는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A씨를 구조하던 중 조난자에게 구명 조끼를 입혀주고 조난자를 이끌고 오는 과정에서 실종돼 끝내 숨진 것이다.
이 경사는 발을 크게 다친 A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부력조끼를 벗어서 건네주고 함께 육지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숨진 이재석(34) 경사의 빈소에는 각계각층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연합뉴스가 해경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조전을 통해 "고인은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 물이 차는 갯벌 한 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며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한 이재석 경사의 순직 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고인에게는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인천 동구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추서 판을 고인의 영정 밑에 안치했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조문하고 고인을 위한 예우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여야 국회의원, 지역 군수·구청장 등도 잇따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인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숭고한 용기와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국민의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고립자 구조 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지원 인력 배치가 늦었다는 유족들의 항의와 지적이 있는 만큼 순직 경위를 밝히기 위해 면밀하게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고 이재석 경사의 장례는 중부해경청장 장(葬)으로 5일간 치르며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