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바닷가 방파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테트라포드(Tetrapod). 많은 사람이 단순히 ‘삼발이’ 또는 ‘방파제 돌’ 정도로 생각하지만, 한 번 그 사이로 떨어지면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워 ‘바다의 블랙홀’이라는 무서운 별명까지 붙었다. 테트라포드는 파도의 힘으로부터 항만과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름 그대로 네 개의 다리 또는 뿔처럼 뻗은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으며, 수많은 구조물이 서로 불규칙하게 얽히면서 파도의 에너지를 분산시킨다.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으며, 단순한 부상에 그치지 않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의원(국민의힘·경기 여주·양평)이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21~2026년 7월)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8건의 사고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하고 170명이 구조되는 등 총 20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2021년 5명, 2022년 7명, 2023년 6명, 2024년 6명, 2025년 6명이다. 올해도 7월까지 4명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세계 인구의 과반수가 밀집해 살아가는 도시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아스팔트 도로, 건물 밀집 지역은 낮 동안 열을 흡수한 뒤 밤새 방출하며 도시 전체를 커다란 사우나처럼 만드는 ‘도시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을 가속화한다. 여기에 자동차 매연과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인공열, 고층 빌딩에 의한 바람길 차단이 더해지면서 도시는 기후 위기 시대의 열기 폭탄으로 변모했다. 도시 내 표면 열환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름철 한낮 아스팔트 도로의 표면 온도는 60도를 웃돌고, 콘크리트 건물 외벽 역시 5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열 현상은 시민들의 수면 장애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며, 이는 도시 전체의 보건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도시 계획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개발과 효율’에서 폭염을 견뎌내는 ‘기후 적응형 도시(Climate-Resilient City)’로 전면 전환되어야 말한다. 회색빛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줄이고, 도심 바람길을 확보하며, 녹지 공간과 수변 공원을 대폭 확대하는 도시 재설계가 필수적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지구의 허파이자 거대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과 육상 생태계가 연이은 폭염과 가뭄으로 자정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수목의 기공이 닫히고 광합성 효율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바짝 말라붙은 산림은 작은 불씨 하나에도 통제 불능의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초대형 ‘연료창고’로 변모해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북미의 대형 산불이나 남유럽 지중해 연안을 타격한 동시다발적 대형 화재는 폭염과 가뭄이 결합할 때 자연 생태계가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가장 치명적인 파급 효과는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해체다. 폭염으로 인한 서식지 고온화와 가뭄은 야생 동식물의 생체 시계를 교란시킨다. 식물의 개화 시기와 곤충의 부화, 조류의 번식기와의 상호작용이 어긋나는 ‘생태적 불일치(Mismatch)’ 현상이 심화된다. 그 결과는 특정 종의 사멸이 먹이사슬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다. 특히 이동 능력이 떨어지는 식물군이나 특정 고도·기후대에 국한되어 살아가는 자생종, 고산지대 희귀 동식물들은 한계 기온을 넘어서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대멸종의 기로에 서게 된다. 수목 생리 분야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2일 오후 1시 29분쯤 부산 앞바다 오륙도 동쪽 9㎞ 해상에서 고장난 컨테이너선을 이끌던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가 전복돼 선원 8명 중 1명(인도네시아인)은 구조되고 1명(한국인)은 구조됐으나 사망하고 나머지 6명(한국인 5명, 인도네시아1명)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헬기와 해군 무인잠수정(ROV)까지 동원해 밤새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실종 선원들을 찾지 못했다. 286톤급 예인선은 예인 대상인 컨테이너선을 이끌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갑자기 전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복 2시간 만에는 완전히 침몰했다. 성대훈 부산해양경찰서장은 3일 브리핑에서 “예인선 2척이 컨테이너선 앞쪽 좌우에서 예인하고 다른 1척이 선미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 예인했다”며 “앞쪽 우측 예인선인 티엔에스캐처호가 오른쪽으로 변침(방향 전환)하는 과정에서 속력과 타이밍이 안 맞아 전복한 것으로 보인다. 예인선이 홋줄(예인줄)에 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인선은 고장이 난 배를 끌거나 밀어주는 배다. 전복된 티엔에스캐처호는 부산 선적으로 2007년 건조됐다. 길이는 약 31m, 폭은 약 11m다. 티엔에스캐처호는 사고 지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멈추는 것은 생산라인이다. 사고 현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고, 원인조사와 안전점검이 진행된다. 사고가 발생한 공정만 멈추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이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장 전체의 작업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7월 HD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7월 20일 중대재해 발생 이후 7월 21일 전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7월 27일에도 중대재해가 발생하자 7월 29일부터 다시 전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안전교육과 전 사업장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회사가 한국거래소에 공시한 생산중단 분야의 연간 매출액은 1조 7,580억 6000만 원으로, 2025년 연결 매출액과 같은 규모였다. 다만 실제 생산중단으로 이 금액 전부가 손실된다는 뜻은 아니다. 회사 역시 생산중단의 영향을 ‘생산의 일시적 차질’로 공시했다. 그러나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대형 제조기업에서 중대재해 한 건은 노동자 한 명의 피해로 끝나지 않고 공장 전체의 생산일정과 경영계획을 흔들 수 있다. 조선업에서는 이 같은 충격이 더욱 크다. 선박은 수많은 공정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인류에게 빙하는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안전망이었다. 눈이 내리면 저장하고, 여름이 되면 조금씩 물을 내보냈다. 하지만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빙하가 지나치게 빠르게 녹으면 처음에는 강물이 늘어난다. 그러나 빙하가 계속 줄어들면 결국 저장할 얼음 자체가 줄어든다. 처음에는 물이 너무 많아지고, 나중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역설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빙하호, 산사태, 얼음사태, 토석류와 같은 새로운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이번 네팔 참사는 바로 그 변화가 얼마나 폭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산 정상의 얼음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조용히 쌓여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한순간 무너지자 20㎞가 넘는 계곡을 따라 얼음과 암석, 물과 토사가 거대한 파괴의 흐름으로 변했다. 빙하가 녹으면 물이 늘어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진다. 지구온난화가 빙하를 녹이면 산악지역의 지형과 물의 흐름 자체가 바뀐다. 얼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호수가 생기고, 얼음으로 눌려 있던 암반이 노출된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산사면의 안정성도 약해진다. 결국 빙하의 후퇴가 새로운 재난의 출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과거 산업현장 안전관리의 출발점은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이후에 위험성 평가가 도입되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이제 여기에도 인공지능(AI)이 들어오고 있다. AI가 산업현장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사업장이 사고 위험이 높은지, 어떤 작업에서 사고 가능성이 커지는지, 어느 시점에 위험이 높아지는지를 사전에 예측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고 후 대응’에서 ‘사고 전 예측’으로 산업안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미 ‘고위험 사업장 예측 AI 모델’을 개발해 실제 산재 예방에 활용하고 있다. 공단이 보유한 사업장 현황과 위험기계·기구, 취급 화학물질, 과거 재해정보 등을 AI가 분석한다. 같은 업종과 규모의 사업장 가운데 근로손실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업장의 특성을 학습한 뒤 개별 사업장의 위험도를 산출한다.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2026년 2월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I 기반 안전관리의 방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위험 현장 맞춤형 관리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한국인 8명이 연락두절되고 10명이 고립되는 일이 발생했다. 실종 고립된 한국인들은 모두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근로자들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Rasuwa)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홍수가 발생해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우리 국민 직원 8명이 연락 두절됐다. 같은 날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민 10명 역시 현지에서 고립됐다. 현재 이들은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 네팔 정부는 구조용 헬기를 보낸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있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폭우로 인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외국인 291명을 포함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8명과 고립된 한국인 10명도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역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 자치구 국경 지역이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네팔 정부 측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하고 영사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외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선 날, 에어컨을 켜는 순간부터 돈이 나가기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상점과 식당은 냉방비가 늘어난다. 공장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시간이 줄어든다. 택배기사와 배달노동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농민은 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축산농가는 가축이 떼로 죽어나가는 것을, 어부는 고기가 둥둥 물위에 떠다니는 걸 바라본다. 병원 응급실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린다. 폭염이 끝나도 비용은 끝나지 않는다. 농산물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력 수요 급증은 발전·송전망 투자 부담을 키운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기업의 생산량과 임금소득, 나아가 국가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준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날씨’가 아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돈을 빼앗아가는 거대한 비용 발생 장치다. 문제는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타는 돈은 ‘노동생산성’ 폭염의 경제적 피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의외로 전기요금이나 농산물 피해가 아니다. 사람의 노동력이 떨어지는 데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 2021년 9월 14일 오전 9시 28분 서울종합방재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임산부가 진통이 심하다.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1급 응급구조사 홍수현 소방교는 산모의 진통 상황을 들으며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홍 소방교는 곧바로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전환하고 현장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영상으로 산모의 상태와 주변 상황을 확인하면서 당직 구급지도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의사와 함께 실시간으로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하며 산모에게 필요한 조치를 안내했다. 당시 산모는 변기에 앉아 있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홍 소방교는 산모에게 바로 눕도록 하고, 함께 있던 산모의 친정어머니에게 아기를 받을 준비를 하도록 안내했다. 영상 의료지도를 시작한 지 약 5분. 드디어 건강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이후 도착한 119구급대원은 의사의 의료지도에 따라 탯줄을 자르고 산모와 아기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했다. 소방청은 당시 가정에서 스마트폰 영상통화 의료지도를 통해 안전하게 분만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2 2026년 1월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