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용훈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식품업계는 안전관리 수준을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했다. 특히 다수의 공장과 물류시설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안전사고 예방과 ESG 경영을 균형 있게 실현하는 데 주력해왔다.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아래 ISO 인증, PSM 고등급 획득, 친환경 포장 전환 등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으며, 협력사까지 ESG 체계를 확장하며 식품업계 지속가능경영의 기준을 새롭게 쓰고 있는 CJ제일제당(대표 강신호 부회장)의 안전 경영 활동을 짚어봤다.
식품업계 안전 리스크·ESG 요구 대두 속 CJ제일제당의 대응
최근 국내 식품업계 전반에서 화학물질 취급, 설비 노후화 등으로 중대재해 발생 우려가 커지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최고경영진 주도로 사업장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역사회와 임직원의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하는 OnlyOne 안전제일문화를 만든다’는 안전경영방침을 수립해 전사적 안전보건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가동 중 설비에 대한 직접 접촉을 금지하는 ‘No Touch’ 캠페인 전파, 신설설비 사전위험성평가 시행, 사고발생 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등 시스템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제조·물류·연구소 등 전사업장에 전담 점검체계를 마련하고 반기별 이행 점검을 통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발굴·관리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024년 전사 산업재해율은 지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뚜렷한 인명사고 없이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감소했다.

진천BC·인천공장, 공정안전관리·ISO 인증 획득
CJ제일제당은 주요 사업장의 국제·국내 인증 취득으로 안전관리 수준을 입증했다. 특히 충북 진천의 바이오사업장 ‘블로썸캠퍼스(BC)’는 2024년 고용노동부 PSM 평가에서 2,000여 개 중 상위 5%에게만 부여되는 ‘P등급’을 받았다.
진천BC는 안전경영·근로자 참여, 현장관리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홍채인식·AI 지능형 CCTV’ 등 식품업계 최초의 자동안전장치를 구축해 휴먼에러를 최소화했다. 경영지원총괄 강남철 공장장은 “모든 임직원이 안전관리에 힘쓴 덕분에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PSM은 중대산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해·위험물질을 제조·취급·저장하는 설비를 보유한 사업장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제도로, 고용노동부에서 4년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등급을 부여한다.
또한 CJ제일제당 영등포공장(제분사업장)은 2022년 국제표준 ISO 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하며 두 번째 ISO45001 인증 공장이 되었다. 이외에 양산(제분)·영등포·인천·평택공장 등 주요 식품 및 바이오 공장에도 ISO45001·ISO14001 인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전 사업장의 약 18%가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고, 매년 인증사업장을 늘려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규모 설비·유해물질 취급 사업장뿐 아니라 글로벌 생산공장에도 안전보건 점검을 적용하는 등 인증 수준을 전사로 확산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탄소중립 실천 확대.. 미국 등 5개 사업장 탄소발자국 통합관리

CJ제일제당은 안전관리뿐 아니라 환경·기후경영도 적극적으로 실천 중이다. 2050년 탄소중립·제로웨이스트 달성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25%, 식품폐기물 50% 감축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자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부 탄소가격제 도입·재생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감축 활동을 추진하여 2023년 Scope 1·2 배출량을 전년 대비 20.3% 줄이는 성과를 냈다.
식품·바이오 사업장에서는 제품의 LCA(전과정평가) 인증을 확대하고, 친환경 솔루션(R-C-O 프레임워크)을 개발해 생분해 소재(PHA) 브랜드 ‘PHACT’를 출시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출시된 화장품 ‘웨이크메이크 비건 쿠션’의 포장재 전면에 PHA 기반 생분해 소재를 적용해 친환경 사례를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올 1월에는 5개 국(미국∙브라질∙인도네시아∙중국∙말레이시아) 7개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41종 제품에 대한 LCA 산정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제3자 타당성 평가를 마쳤다. 국내 식품, 그린 바이오 업계에서 단일 제품이 아닌 사업장 단위로 LCA 검증을 받은 첫 사례다.
포장재 저감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식품용기 두께를 줄여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약 340톤, CO₂ 배출 550톤을 줄인 햇반 용기 개선 사례와 백설 참기름 병 라벨을 수분리성 접착제로 바꾸고 뚜껑·용기 플라스틱 10%를 줄여 약 111톤 절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햇반 빈 용기를 회수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햇반 안심사이클’ 캠페인을 운영하며 순환경제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협력사 ESG 확산 및 윤리·인권경영에 나서다
CJ제일제당은 협력사까지 ESG 경영을 확산시키고 상생체계를 강화했다. 지난 2022년부터 협력사에 대한 ESG 자가진단·현장심사 프로그램을 시행해 환경·인권·안전·윤리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글로벌 사업장 공급망까지 범위를 넓혔다. 위반이 확인되면 개선을 요구하거나 거래 중단 기준으로 삼는 등 엄격히 관리한다.

반대로 우수 ESG 성과를 낸 협력사에는 시상금을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2023년 신설했다. 또한 협력사가 ESG 역량을 키우도록 점검지표와 가이드를 제공하고, 51개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동향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월에는 CJ제일제당센터빌딩 6층에서 CJ제일제당 관계자와 외식 자영업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상공인 상생 프로그램인 ‘크레잇터(Creeat’or)’ 1기 발족식을 가졌다. ‘크레잇’은 지난 2021년 5월 론칭한 CJ제일제당의 식자재 전문 브랜드로, ‘크레잇터’ 프로그램은 외식 자영업 종사자와 크레잇이 성공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즉 외식 시장 내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크레잇’은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한 외식 현장의 니즈를 담은 제품 개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윤리·인권 경영 체계도 구축했다. CEO 강신호 부회장은 2020년 ‘CJ인의 약속’ 윤리헌장을 제정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ISO 37301(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기준 교육과 인증 획득을 의무화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2023년 ISO 37301 재인증을 받아 운영체계의 국제적 신뢰성을 입증했다.
인권경영 측면에서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통해 인권경영 방침을 제정했고, 2021년 15개 국내 사업장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해외 사업장과 거래처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하여 인권실사를 실시했다. 폭력·성희롱 방지를 위한 신고체계를 운영하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장애인 인식 교육 등을 진행하며 인권의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최고경영진 리더십…‘안전 우선’ 문화 확산

CJ제일제당의 이러한 노력에는 손경식 회장과 강신호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 깔려 있다. 경영진은 수시로 안전·환경·윤리경영 메시지를 내면서 조직문화를 정착시킨다. 사내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안전·ESG 현안을 심의토록 했고, 전사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여 실행력을 높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문경영진과 전 임직원이 합심해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며 “안전·ESG 분야에서 ‘글로벌 식품 1위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단순한 ‘제조기업’이 아닌, 사람과 환경, 사회 전체와의 조화를 지향하는 지속가능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안전은 경영의 출발점이자 소비자와의 신뢰를 잇는 핵심가치임을 명확히 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ESG 기반의 시스템을 정교하게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CJ제일제당이 국내외 식품·바이오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력을 지닌 안전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