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마침표 눈앞…전공의·의대생 제자리로

사직 전공의 복귀 문 열려…"입영 연기도 최대한 조치"...사직 전공의 9월 복귀
의대생 이어 정상화 수순...1년 넘게 평행선 달리던 의정 대선 이후 대화 물꼬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논의는 계속…의대 수급추계위 곧 개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의정 갈등의 마침표가 눈앞에 왔다. 실로 1년 6개월만의 일이다. 해결의 핵심은 전공의·의대생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7일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한 문을 열어주면서 상당수의 사직 전공의들이 내달 하반기 수련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먼저 학교로 복귀한 의대생들의 이어 전공의들도 제자리를 찾아가면 1년 반 동안 이어진 의정 갈등 사태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


7일 보건복지부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학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과 제3차 수련협의체 회의를 거쳐 오는 11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할 하반기 전공의 모집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모집에서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원래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게 자리를 보전해주고, 입영 대기 상태인 미필 전공의가 복귀하면 수련 후 입영할 수 있게 최대한 조치해주기로 했다.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가로막는 장벽을 일단 없애 문을 열어준 것이다. 사직 전공의 중 얼마가 복귀를 택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이미 '단일대오'는 사실상 무너졌고 정부가 전공의 단체의 '수련 연속성 보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만큼 수련 재개 의사가 있는 전공의라면 더 기다리지 않고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련을 포기한 일부 사직 전공의들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공백이 1년 6개월 만에 메워지게 된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을 발표하자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2월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이후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여러 차례 수련·입영 특례를 적용하며 복귀를 유도했으나 복귀 인원은 소수에 그쳐 현재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는 2532명으로, 의정 갈등 전의 18.7% 수준이다.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도 이미 이달 초 대다수 돌아간 상태다. 역시 지난해 2월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던 의대생들은 유급을 불사하며 수업 거부를 이어갔으나 지난달 '조건 없는 복귀'를 선언한 후 정부의 복학 허용에 맞춰 학교로 복귀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던 의정 갈등 상황이 반전된 데엔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상황과 전공의·의대생 내부의 투쟁 피로감 등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의료계는 사태 초반 양보 없는 강대강 대립을 이어갔고 이후에도 이렇다 할 대화 없이 대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포고령에 '전공의 처단' 문구를 넣으면서 의정 관계는 더욱 경색됐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정부는 지난 4월 내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리겠다며 무릎을 꿇었지만, 이후에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화답하지 않았다. 여기엔 강경파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과 정권 교체 이후에 더 좋은 조건의 복귀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당장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고 대안 없는 투쟁에 대한 내부 불만도 커지면서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강경파 지도부의 퇴장과 의사 출신 정은경 복지부 장관의 지명·취임 등이 맞물리며 대화에 탄력이 붙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취임 첫날 전공의, 의대생 등과 만나는 등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대화파' 한성존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전협도 정부와 정치권, 환자단체 등을 폭넓게 만나며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전공의 복귀 방안 논의는 일단락됐지만 정부와 전공의 단체, 수련병원 등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전공의들은 차제에 임신·출산·육아, 질병, 병역 등의 사유로 불가피하게 수련을 중단해야 하는 전공의들을 위한 휴직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는 분석에서 전공의들의 과도한 근무시간을 줄이고 내실화를 기하는 방안도 모색된다고 전망했다.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동안 진료지원 간호사(PA) 확대 등으로 병원 내의 전공의 의존도도 낮아진 상태라 수련환경 개선을 논의할 적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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