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조지아 "불길이 안잡힌다".. 비상사태 선포에도 초대형 산불 확산 지속

기록적 가뭄·허리케인 잔해까지 ‘복합 악재'에 주택 수십 채 전소, 주민 대피 이어져
야외 소각 전면 금지·주 방위군 투입.. 연기 확산으로 인근 도시 대기질 ‘위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주택이 불에 타고 주민 대피가 이어지자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으로 진화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NBC, 조지아당국 등의 소식을 종합하면, 조지아 남부와 플로리다 북부 일대에서는 최소 8건 이상의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 수십 채가 전소되고 1000여 가구가 대피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특히 브랜틀리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20㎢를 태웠지만 진화율은 15% 수준에 머물렀다. 플로리다 경계 인근에서 발생한 ‘파인랜드 로드’ 산불은 피해 면적이 12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진화율은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일부 화재는 하루 만에 규모가 두 배로 커지는 등 확산 속도도 빠른 상황이다.

조지아 남부 해안 지역부터 플로리다 접경까지는 총 130㎢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탔고, 주택 약 50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차량 잔해와 불에 탄 주택 흔적만 남아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록적인 가뭄이 지목된다. 미국 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남동부 지역의 약 94%가 ‘심각’에서 ‘이례적’ 수준의 가뭄 상태에 놓여 있으며, 플로리다 북서부와 조지아 남부는 각각 최고 등급단계로 올라, 마치 나뭇가지가 꺾어지면 불을 붙을 정도의 상황이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더해지며 불씨가 빠르게 번지는 열화 환경까지 조성됐다.

특히, 지난 2024년 허리케인 ‘헬렌’이 남긴 쓰러진 나무와 잔해도 화재 확산을 부추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지 산림당국 관계자는 “숲 곳곳에 쌓인 마른 목재 잔해가 일종의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작은 불씨도 이런 곳에 떨어지면 마치 화약이 터진 듯이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전체 159개 카운티 가운데 절반이 넘는 91개 카운티에 대해 3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최근 가뭄과 고온으로 최근 5년 사이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다”며 주 방위군 투입까지 지시했다.


이에 따라 조지아 산림위원회는 예방적 조치로 사상 처음으로 30일간 ‘야외 소각 전면 금지령’을 발령했다. 이로 인해 농업용 소각과 낙엽·쓰레기 소각 등 모든 야외 화기 사용이 금지된다. 연방재난관리청(FEMA)도 피해 지역에 대한 소방 비용 지원을 승인하며 대응에 나섰다.

특히, 산불로 발생한 연기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며 2차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서배너,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등 주요 도시에서는 대기질이 ‘위험’ 수준까지 악화됐고, 보건당국은 호흡기 질환자와 노약자,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현지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대피로 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집이 남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빠르게 번지는 불길에 대한 공포를 전했다. 기상 당국은 이번 주말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낙뢰를 동반한 폭풍이 추가 화재를 유발할 수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림당국은 “현재와 같은 건조한 환경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화기 사용 자제와 안전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으나, 확산된 산불 진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산불 대응 안전수칙(Wildfire Safety)
○ 재난 문자와 경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당국 지시에 따른다
○ 대피 명령이 내려지면 지체 없이 이동한다
○ 안전 앱을 통해 대피소 위치를 확인한다
○ 연기 흡입을 줄이기 위해 N95 마스크를 착용한다
○ 실내에 머물며 공기청정기나 고성능 필터를 사용한다
○ 공조 시스템은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순환 모드로 설정한다
○ 대피가 어려운 경우 즉시 119에 위치를 알리고 구조를 요청한다
○ 노약자·어린이·임산부 등은 외출을 자제하고 건강 관리에 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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