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전국 경계 허문 효과.. 통합출동으로 고위험 산모·중증 소아 살렸다

강원 영월선 경기, 소방 헬기 전격 투입해 비행거리 82km·이송시간 19분 단축
소방헬기 통합 출동으로 응급환자 안전망 더 촘촘히
소방청 “전국 어디서나 균등한 항공구급 서비스 구축”

 

한국재난안전뉴스 관리자 기자 |

#. 임신 24주 6일째였던 한 임산부가 갑작스러운 조기 진통으로 위기를 맞은 건 지난 20일 오전 8시18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걸려온 119 신고는 단순한 복통 호소가 아니었다. 해당 산모는 과거 자궁경부결찰술, 이른바 맥도날드 수술을 받은 상태여서 조기 진통이 심해질 경우 자궁경부 손상이나 파열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고위험 환자. 현장 구급대는 산모 상태를 확인한 직후 병원 확보에 나섰고, 전북 구급상황관리센터는 도내 의료기관은 물론 수도권까지 범위를 넓혀 수용 가능 병상을 찾았다. 모두 14곳에 문의한 끝에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고, 전북 소속 소방헬기가 약 360㎞를 날아 산모를 무사히 이송했다. 
 

소방청은 전북 전주와 강원 영월에서 최근 발생한 두 건의 긴급 이송 사례에서 전국 단위 소방헬기 통합출동 체계가 실질적인 효과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지역별 경계를 우선하던 기존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가장 빠르고 적절한 항공 자원을 전국 단위로 재배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전주 사례는 병원 확보부터 장거리 항공 이송까지 모든 과정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산모의 상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었던 데다, 즉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신속히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내 자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국 단위로 병상을 탐색하고 항공 전력을 운용한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보다 이틀 앞선 18일 강원 영월에서도 통합출동 시스템의 강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서는 복강 내 출혈 증상을 보인 13세 소아 환자를 서둘러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했지만, 헬기 이송에 필요한 동승 의료진을 현장에서 곧바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방청 헬기관제센터는 환자 수용이 가능한 아주대병원과 즉시 협의에 들어갔고, 의료진이 헬기에 함께 탈 수 있다는 답을 확인하자 경기 2호 소방헬기를 현장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을 태운 채 곧장 환자 발생 지점으로 향하게 한 것이다. 이는 환자와 처음 접촉하는 순간부터 전문 처치를 가능하게 하는 공중 응급이송 기능을 극대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결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관할 항공대가 먼저 의료진을 데리러 간 뒤 다시 환자 현장으로 이동하는 통상적인 방식과 비교하면, 비행거리는 82㎞ 줄었고 전체 이송 시간도 약 19분 단축됐다. 응급환자 이송에서는 불과 몇 분 차이도 예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간 절감은 단순한 효율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방청은 전국 단위 소방헬기 통합출동 체계가 지역별 항공자원 격차를 보완하고,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이송 수단과 의료 인력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정 지역의 헬기나 인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른 권역 자원을 곧바로 연계할 수 있어 응급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승룡 소방청장은 “이번 사례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가장 효율적인 구조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국민 생명 보호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준 장면”이라며 “앞으로도 어디에 살든 차별 없이 신속한 항공구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이송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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