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강력한 태풍 ‘힌남노’ 피해를 막아라

공직자의 안전대책 정신무장과 실천력이 재난재해 최소화
해안가 중심지 아파트 단지 재검토 등 장단기 안전대책 세워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논설고문 | 매우 강한 놈이라고 한다. 역대 가장 센 놈이라고 한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다. 일주일 전부터 매일, 매시간 중계방송하다시피 한 힌남노. 그래서 만성이 되어버린 듯하지만, 그 위력을 보니 아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위치는 5일 오전 8시 현재 서귀포 남쪽 450km 지점까지 북상했다. 이동 속도가 초속 11km 정도로 속도가 조금 떨어진 상황이다.  기상청은 제주를 근접해 지나는 시점을 6일 새벽 1시로 보고 있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하는 시점은 6일 아침 6시 전후다.

 

태풍 북상 속도가 빨라졌다 더뎌졌다 반복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올라오고 있는데, 6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하면 정오 이후 내륙을 관통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본다.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49m로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태풍은 북상하면서 세력이 점점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이번 힌남노는 올라오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태풍이 올라오는 경로와 연관이 있는데, 동중국해 부근의 해수 온도가 평소와 다르게 30도 안팎으로 아주 고수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 온도가 높으면 태풍에 직접적으로 에너지원을 공급해 태풍이 북상하면서 세력을 강화시키거나 최소한 약화되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풍 힌남노는 강풍 반경이 넓다. 현재 430km의 강풍 반경을 보이면서 올라오고 있는데, 이는 부산과 서울의 거리와 맞먹는다. 따라서 힌남노가 남해안에 상륙하면 남한 전체가 태풍의 영향권에 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힌남노는 자연재해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해를 줄일 것인가. 동남해안은 우선 해일에 대비해야 한다. 10m 이상의 집채만한 파도가 올 수 있고, 이때 해수면이 만조가 되면 해일이 덮쳐올 수 있다. 경남 해안, 부산 지역 해안가 일대의 재산 손실이 우려된다. 이를 막는 방법은 지자체, 지역 주둔 군부대, 민방위 대원이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해안가 중심지의 아파트 단지 건립 등 장단기 대책 등도 차제에 세워야 한다. 바다 전망이 좋고, 풍광을 고려해 해안가에 고급 아파트 단지와 빌라를 짓고 있는데, 재난재해에는 심각한 위협이 된다. 

 

부산 해안가 아파트들은 2년 전 태풍 마이삭 때 큰 피해를 입었다. 거센 바람으로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침수로 인한 많은 재산 피해와 주민 불편을 겪었다. 아파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쉬쉬하지만 태풍이 올 때마다 주민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해안가에 대형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는 이런 안전재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태풍은 많은 강수량을 수반하기 때문에 저지대와 반지하 입주자에 대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태풍 및 홍수 피해가 날 때마다 앵무새처럼 저지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실제로 해결되는 것은 별로 없다. 폭우와 태풍이 지나가면 그냥 잊어버린다.

 

반지하방 침수는 낮은 지대 취약지역이니 외부 역류현상이나 하천 범람 같은 외부 요인을 미리 관리하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다. 반지하방 사고는 불가항력이 아닌 관리 소흘의 인재로 보아야 한다. 이번 태풍피해 대책도 태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 예방책을 강구하는 게 우선이다. 

 

이런 마당에 부산시장이 세계 박람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다고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5일부터 8일까지 2박 4일간의 일정으로 정부대표단과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를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를 제출한다고 알려졌다. 

 

부산시는 시장의 파리 출장 기간에도 부시장 중심으로 태풍에 각별히 대비하고, 박 시장은 필요시 파리 현지에서 화상회의 등을 통해 태풍과 관련한 안전 사항을 챙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황이 이러한데 “꼭 파리에 가야 하나” 하고 불만을 말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재난재해는 공직자들부터 안전대책에 대한 정신무장과 실천력이 요구된다. 

 

폭풍전야와 같은 경남 해안. 공직자의 재난에 임하는 자세가 이완되면 아무리 모래주머니를 쌓아 대비한다고 해도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그저 태풍의 위력이 잠잠해지기를 하늘에 빌고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란다면 여전히 해결책은 난망하다는 것이다.  

 

태풍은 예로부터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어부는 물론 지역 주민들을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다. 태풍이 시민에게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는 일이 없도록 관련 부처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지진과 태풍에 강한 일본처럼 장기적 대책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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