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 피해 털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받으러 가자"

"업무 개시하자마자 오픈런 등 접수 첫날 아침부터 주민센터 북새통
단체장들 안내 도우미로 나서기도…"홍보 강화하자"
"신발 살래" "병원비 보태야지"…전국 온종일 소비쿠폰 열기
통신장애·5부제 착각 등 혼선도…지자체, 인력 긴급투입 등 총력
온라인 익숙지 않은 고령층 주민센터에 몰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극한 호우가 지나가고, 무덥긴 했지만 모처럼 햇볕이 쨍쨍 쬐는 21일 호우 피해를 털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으려는 시민이 줄을 이었다.  "병원비 보태야지" "라면 사야지" "수박 한덩어리 사자" 이렇게 전국이 소비쿠폰을 신청하면서 상품 구매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연합뉴스가 전국 상황을 집계한 결과 각 자치단체, 주민센터마다 업무 개시하자마자 오픈런 등 접수 첫날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폰 문의와 신청이 쇄도해 통신 장애도 있었다. 5부제 착각 혼선도 빚어졌다. 지자체는 인력을 긴급 투입해 대민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고 했지만, 첫 시행일인지라 혼선이 빚어졌다. 


연합뉴스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신청 첫날인 21일 전국 오프라인 접수창구는 업무 개시 전부터 긴 줄이 형성되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선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고 전산 오류가 발생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신청 인파에 지방자치단체장까지 현장 안내에 나설 만큼 각 지자체는 총력 대응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른 새벽부터 주민들이 길게 줄을 만들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행정복지센터 입구에는 소비쿠폰을 신청하려는 어르신 100여명이 미리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고, 문이 열리자마자 건물 2층 신청 창구까지 인파가 빽빽이 들어찼다.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은 각자 "신발을 사야겠다", "병원비에 보태야겠다", "가족들과 외식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주고받으면서 기다렸다. 인천에서는 160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소비쿠폰 신청을 받았다.

 

오전에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부 행정복지센터는 2시간 이상 대기시간이 소요됐지만, 오후 들어 인원이 줄어들면서 비교적 원활하게 해당 업무가 진행됐다.인천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한 시민이 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신청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로 인터넷보다는 대면 신청이 편한 노년층이 눈에 띄었다. 수원시에서는 6시간여만에 7천867건의 선불카드 신청이 접수됐다.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온라인 신청이 가능한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거나 전산 오류가 나 신청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소비쿠폰을 신청하러 온 일부 주민의 신분이 전산상 조회되지 않는 등 시스템 오류가 여러 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 관계자는 "전산상으로 미성년자가 조회가 안 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신청 서류를 직접 손으로 쓰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달서구 신당동 행정복지센터는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인터넷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 한때 신청 접수에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던 주민들이 직원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모바일에서도 한때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광주 시민 박모 씨는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카드 앱으로 신청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린 건지 몇 번 오류가 나 포기했다가 오전 10시쯤 신청해 지급받았다"며 "며칠 전부터 봐둔 원피스가 있었는데 소비쿠폰으로 살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5부제 신청인 줄을 모르고 방문하거나 지역화폐 할인 여부를 묻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충북 옥천군 관계자는 "소비쿠폰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다 보니 할인 적용 여부를 묻는 어르신이 많았다"며 "정부 지원금 성격이라 기존 지역화폐처럼 할인 적용은 어렵다는 점을 현장에서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생 연도 요일제가 적용되는 것을 모르고 오는 고령층도 많았다"며 "날씨가 더워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신청서를 미리 받아두고 해당 날짜가 되면 담당자가 대신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신청 주민들로 창구가 붐비자 각 지자체에선 단체장이 직접 나서 안내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최재형 보은군수와 황규철 옥천군수는 현장 도우미를 자처하며 신청 안내와 상담 등을 도왔다. 최재형 보은군수는 "소비쿠폰이 가계와 골목상권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소비쿠폰이 민생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주시는 기간제 근로자 100명을 채용하고 시청 직원 82명을 읍면동에 긴급 배치하는 등 총력 대응했다.

 

일선 지자체는 소비쿠폰 관련 업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이날 오전 주간 간부회의에서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는지 모르는 구민이 여전히 적지 않다"며 "구민들이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홍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은 정부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 상위 10% 15만원, 일반 국민 25만원, 한부모·차상위 가족 40만원, 기초수급자 50만원을 1∼2차에 걸쳐 지급하는 사업이다. 비수도권 국민에는 3만원, 인구감소지역은 5만원이 추가 지급돼 1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는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에서 선택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용·체크카드는 9개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지역사랑상품권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 앱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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