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미세플라스틱 기생 미생물, 생태계 교란 심화시킨다

매년 약 120만톤 플라스틱 쓰레기 바다 떠돌아
질병유발 미생물, 인간과 해양동물 모두 위협

 

한국재난안전뉴스 유예지 기자 | 전세계에서 1년 동안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약 3억톤. 이중 83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 대부분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지만 약 12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바다 위를 떠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우리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에 기생하는 질병 유발 미생물이 인간과 바다를 오가면, 바다 생태계는 물론 우리 인간에게 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15일 유에스뉴스(USNEWS) 등 외신을 종합해 보면, 육지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 지아디아(Giardia) 등 총 세 종류의 기생충이 바다에 도달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을 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많은 지역에 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이 배설물에서 발견되는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많은 해양 종들을 톡소플라스마증에 감염시킨다. 이를 섭취하는 돌고래와 하와이 원숭이 물개를 포함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죽음으로 내모는 생태계 위협 사이틀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다시 우리 인간에게 노출됐을 경우에는 눈장애, 호흡부전 등의 질병을 유발하고, 심하면 뇌염으로 인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크립토와 지아디아는 위장병을 일으켜 어린 아이 혹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진은 사실확인을 위해 별도 실험도 추가했다. 기생충이 바닷물 속 두가지 종류의 미세 플라스틱에 달라붙어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각질제와 세정제 같은 화장품에서 종종 발견되는 폴리에틸렌 마이크로비즈(polyethylene microbeads)와 의복과 어망에서 발견되는 폴레에스테르 마이크로파이버(polyester microfibers)로 실험을 진행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마이크로비즈보다 마이크로파이버에 기생충이 더 잘 달라붙었지만, 2개 모두 기생충을 충분히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 표면에 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먼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며, 가라앉는 미세 플라스틱은 동물성 플랑크톤, 바지락, 홍합, 굴, 전복, 다른 조개류와 같이 여과물을 먹는 동물들에게 기생충이 집중되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첼시 로흐만(Chelsea Rochman) 토론토대학교 생태학 교수이자 플라스틱 오염 전문가(a plastic-pollution expert and assistant professor of ecology at the University of Toronto)는 "이 연구는 우리가 왜 바다로 유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공급원을 막아야 하는지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세탁기·건조기 필터, 빗물을 처리하는 바이오유지셀, 플라스틱 산업과 건설 현장에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관리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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