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SPC그룹 계열사에서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이례적으로 사고 원인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0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삼립(옛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노동자 2명이 햄버거빵 생산 라인의 컨베이어 센서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아침에 청와대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관련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조사를 할 예정이냐”고 물은 뒤 “예방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설이 있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관적 의도에 관한 부분을 잘 체크해보라”고 재차 지시했다. 사고가 단순 과실이나 불가피한 재해가 아니라 안전조치 미이행, 관리 소홀 등 인위적 요인이 있었는지까지 면밀히 살펴보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 내에 그 내부의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며 “문의해보고 조사에 참고하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난 삼립 시화 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한 중대재해가 난 데 이어 올해 2월엔 화재로 연기 흡입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망 사고 두 달 뒤인 7월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월급 300만 원 받는 노동자의 목숨값이 300만 원은 아니다”라며 질책했다.
이 사고에 앞서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은 당시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여러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명사고가 이어지자 비난 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보여주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매번 나오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이 사고 후에도 2023년 10월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외주업체 근로자의 머리 위로 컨베이어 벨트가 내려앉아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같은 계열사인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2022년 10월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다. 이 사고는 평택 SPL 공장에서 여성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이었고, 허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이틀 만이어서 국민적 공분을 샀고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 공장에서는 2023년 7월에도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됐으며, 같은 해 8월에는 50대 여성 근로자의 배 부위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3일에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SPC 계열사에서 근로자 사망 3건, 부상 5건의 인명 사고와 화재 여러 건이 난 것이다.
이 사고들은 대부분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로 이어졌다. 강동석 당시 SPL 대표가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이강섭 샤니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허 회장은 2022년 평택 SPL 공장 사망 사고 후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1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었다. SPC는 지난해 2월까지 안전 설비에 520억 원을 투자했고,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생산시설에 대한 국제표준 안전인증 취득 현황을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L과 샤니에 이어 삼립에 이르기까지 닮은 꼴 인명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SPC 계열사의 근로가 ‘극한직업’이고 작업장은 ‘노동자의 무덤’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제빵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SPC가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기업 문화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매번 나오고 있다.
SPC삼립은 최근 정기 주총에서 회사명에서 ‘SPC’를 빼고 ‘삼립’으로 변경했다.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 10년 만에 다시 ‘삼립’ 단독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SPC 사업장 내 주요 사고 일지
▲2022.10.15=경기 평택 SPL 공장, 23세 근로자 상반신이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
▲2022.10.23=경기 성남 샤니 공장, 4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절단상
▲2023.7.12=경기 성남 샤니 공장, 5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상
▲2023.8.8=경기 성남 샤니 공장, 50대 근로자의 배 부위가 반죽 기계에 끼어 사망
▲2023.10.18=경기 평택 SPL 공장, 50대 근로자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상
▲2023.11.22=경기 평택 SPL 공장, 20대 외주 근로자의 머리 위로 철제 컨베이어 내려앉이 부상
▲2025.1.22=경기 평택 SPL 공장, 50대 근로자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상
▲2025.5.19=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 50대 근로자 상반신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사망
▲2026. 2. 3=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 대형 화재 발생, 공장 가동 중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