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창업세대 정신 AI로 재현…구성원과 공유한다

최종건·최종현 회장 어록과 경영사 담은 5분 영상 사내 상영
‘선경실록’ 등 3천여 건 자료 학습…AI로 영상 전 과정 제작
이동통신 진출 등 주요 결단 조명…최태원 “AI 발전 기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잿더미 밖에 안 남은 공장을 보고 다들 끝났다고 했어.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있나? 경영도 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기회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어.”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

 

SK그룹이 창업 세대의 철학과 발자취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되살려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패기’와 ‘도전’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SK그룹은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메시지를 AI로 구현한 약 5분 분량의 영상을 제작해,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을 통해 상영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영상은 사내 방송으로도 송출돼 전 구성원이 시청할 수 있다.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이번 영상은 두 창업 세대가 남긴 어록과 주요 경영 일화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특히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선경직물을 1953년 다시 일으켜 세운 과정을 시작으로, SK그룹의 성장사를 시간 순으로 담아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구부러진 것은 바로잡고, 끊어진 것은 잇고, 무너진 것은 다시 세운다”는 신념 아래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나일론 생산 진출, ‘닭표안감’ 성공, 워커힐호텔 인수 등 주요 결단의 배경에는 “할 수 있고, 해야 하며, 결국 해낸다”는 그의 확고한 철학이 자리하고 있음을 영상에 담았다.

 

이후 경영을 이어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선경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석유에서 섬유까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그는 영상에서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며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래를 내다본 경영 전략의 중요성을 전한다.

 

또한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도 주요 장면으로 소개된다. 당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감한 선택을 내렸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성공하면서 현재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핵심 사업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최태원 회장의 2022년 창립기념사 일부가 담겼다. 그는 “창업 세대가 남긴 정신과 저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써 나가자”고 강조하며 구성원들의 결의를 다졌다.

이번 콘텐츠는 최 회장의 제안으로 기획됐다. AI를 활용해 창업 세대의 정신을 생생하게 복원하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하자는 취지다.

 

SK그룹은 과거에도 창업 세대를 기리는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 왔지만, AI 기술을 통해 영상 전체를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배우를 활용한 재연 방식이 주를 이뤘다.

 

제작 과정에서는 그룹 사사와 선대회장의 저서, 그리고 약 3,000건에 달하는 육성 녹음 자료를 디지털로 복원한 ‘선경실록’ 등 방대한 사료가 활용됐다. AI가 이를 학습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영상까지 완성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서도 공개됐다. 영상을 관람한 최태원 회장은 “영상과 음성의 정확도가 상당한 수준”이며 “앞으로 1~2년 내 기술 수준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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