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또 사고...강바닥에 걸려 운항 중단, 사고 직전 항로 이탈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서 배밑바닥 걸림
간접적 원인은 저수심 구간 우측 항로 표시등(부이) 밝기 불충분 추정
수심이 얕은 지역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부표가 설치됐으나 문제의 선박은 부표를 넘어 진입
표시등 밝기 불충분...사고 직후 '항로 철저' 설명과 배치…"관계기관 조사로 원인 확정"
19일 만조 때 선박 인양 계획…당분간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
한남대교 상류 항로 점검과 조치 완료될 때까지 압구정·옥수·뚝섬·잠실 구간 운항 중단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강버스 운행이 또 중단됐다. 사고 직전 항로를 이탈했기 때문이다.  표시등 밝기가 불충분하는 등 안전운행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강버스는 15일 오후 8시 25분께 서울 잠실선착장 인근 100m 부근에서 잠실행 7항차 102호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났다,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곳을 지나다 강바닥에 걸려 멈춰섰다는 것.  사고 원인은 한강버스가 사고 직전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16일 연합뉴스에 "조사 결과 (항로 이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항로를 철저히 신경 쓰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자의 항로 이탈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고 직후 '항로 이탈은 없었다'는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박 본부장은 전날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뚝섬∼잠실 구간은 수심이 얕아 항로는 철저히 신경 쓰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설비 미비로 운항 중단됐다가 운항 1주일만에 다시 이같은 사고를 당한 것. 


사고 현장 인근에는 수심이 얕은 지역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부표가 설치됐으나 문제의 선박은 부표를 넘어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어두운 밤이어서 시야가 제한돼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이후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직접적인 원인은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이며, 간접적 원인은 저수심 구간 우측 항로 표시등(부이) 밝기 불충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운영사인 ㈜한강버스와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선장 작성 사고보고서, 선박 내 폐쇄회로(CC)TV, 한강본부 수심 측정 데이터, 항로 준설 실적, 지장물 현황 등 종합 검토해 파악한 결과다.

 

서울시는 "추후 해양안전심판원, 관할 경찰서,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의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원인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시에 따르면 잠실 선착장 인근 구역은 저수심이고, 가스관 보호공 등 지장물 등이 있어 운항 시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다. 이런 이유로 시는 잠실 선착장 인근 항로에 대해 정식운항 전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작업을 통해 수심 2.8m 이상을 확보했다.

 

하이브리드 선박의 흘수(선박이 물 위에 떠 있을 때 선체가 가라앉는 깊이)는 1.3m, 스케그를 포함하면 1.8m로 여유 수심 1m를 확보한 상태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사고 선박은 오는 19일 오후 7시께 만조 시점 물 때에 맞춰 부상하면 자력 이동 또는 예인선 작업을 통해 인양될 예정이다.

 

사고 여파로 한강버스는 한남대교 상류 항로에 대한 점검과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압구정·옥수·뚝섬·잠실 구간은 운항하지 않고, 한남대교 남단 마곡∼여의도 구간에서만 부분 운항한다. 시는 한남대교 상류 항로 수중 탐사, 저수심 구간 토사퇴적 현황 확인, 부유물 및 이물질 제거, 선기장 교육 강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는 앞서 전날 오후 8시 25분께 잠실선착장 인근 100m 부근에서 잠실행 7항차 102호 한강버스가 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났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한강버스 측의 신고를 받은 119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가 오후 8시 36분께 출동해 승객 이선을 시작, 오후 9시 14분께 총 82명을 선착장으로 이동시키고 귀가 조치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18일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를 도입해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열흘 새 전기계통과 방향타 등에서 4차례 고장이 발생해 한달여간 운항을 중단하고 시설 점검을 했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