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 파괴하는 ‘패스트패션’ 대신, 이젠 슬로우패션으로!

전체 폐수 20%이상 패션 산업 폐수..심각한 수질오염 유발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 배출...모든 미세 플라스틱 중 35% 차지

 

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패션 트렌드가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도 함께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옷을 구매한 만큼 쉽게 폐기되는 탓에 최근 몇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난 의류 폐기물은 더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16일 환경 및 의류 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패션 산업계는 연간 120t에 이르는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볼 수 있다. 폐기과정 뿐만이 아닌 생산·유통과정 중에 사용되는 △에너지 △산업용수 △화학물질 △섬유염색을 위한 염료 △면화 생산에 사용되는 살충제 등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란 소비자의 기호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저렴한 가격대의 의류로 빠르게 생산해 유통하는 의류를 말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유니클로, 자라, H&M, 스파오, 탑텐 등이 있다.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자원이 요구되는데 이때 많은 물의 양은 필수적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흔한 면 티셔츠를 한 벌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2700리터에 이른다. 이는 한사람이 약 2년 6개월간 마실수 있는 물의 양과 같다. 또 청바지를 한벌 제작할때는 약 7000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이때 사용되는 물은 4인 가족이 일주일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이와 동시에 폐수도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전체 폐수의 20%이상이 패션 산업 폐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물 염색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질 오염 물질이라고 알려져 있다. 의류 생산에 필수적인 염색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염료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생산과정 도중 남은 물이 종종 도랑·개울·강에 버려지게 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모든 미세 플라스틱 중 35%가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 섬유와 이를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빠른 유행에 발맞춰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옷을 생산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이에 폴리에스터·나일론·아크릴과 같은 합성 섬유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합성섬유는 쉽게 분해되지 않고 옷을 입고 다니는 것으로도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 또 합성섬유가 땅속에서 분해되기위해서는 수백 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이산화탄소와 같은 유독가스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패스트 패션은 소비자가 유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값싼 의류를 구매하게 하고, 낮은 의류의 품질과 유행이 지나버린 옷을 빠르게 폐기하고 다른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2019년에 발표된 UN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2배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의류 판매는 연간 1000억에서 2000억 단위로 두 배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한 상품에 대한 평균 착용 횟수는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구매·폐기 주기가 짧아지면서 분해되지 않는 합성섬유와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의류 폐기물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200만 톤의 섬유폐기물이 생산되는데, 이러한 소비가 계속되면 섬유폐기물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억3,4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환경오염의 주범인 패스트 패션을 막기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패스트 패션의 반대인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슬로우패션은 유행을 따르지 않고 지속가능한 소재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옷을 생산하고 소비속도를 늦추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는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을 이용한 중고거래를 활성화시켜 더이상 입지 않는 옷을 폐기하는 것 대신 다른사람에게 판매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오염의 심각해지면서 환경보호가 전세계의 주요 사안이 되면서, 패션업계에서도 변화가 생기고있다. 2019년에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SPA브랜드·명품브랜드·스포츠브랜드 등을 포함한 150여 개의 패스트패션 업계 측에서 환경문제를 대처하고자 ‘G7 패션 협약’을 발표한 바 있다.

 

또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재활용 섬유의 일정 비율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고, 팔리지 않고 남은 많은 재고품의 폐기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했다.

 

프랜스 팀머만 집행위 부위원장은 “우리는 지속 가능한 제품들이 표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입는 옷은 3번 이상 세탁한 후에도 계속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팀머만 부위원장은 “모든 섬유는 오래 지속되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재활용 섬유로 만들어지고 위험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재사용과 수리 부문을 촉진하고 섬유 폐기물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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