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슈퍼태풍 라가사 대만·홍콩 강타…대만에서만 사망 14명 실종 124명

시속 260㎞ 넘는 강풍 동반하는 5등급 슈퍼태풍...곳곳에서 막대한 피해
필리핀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깔린 노인 포함해 4명의 사망
북부 루손 주민 70만 명 폭우 피해, 2만5000명이긴급 대피
중국 선전시를 포함한 중국 남부 광둥성도 약 190만 명이 대피
중국 양장시와 잔장시 사이 해안에 상륙...12개 도시 학교, 공장, 대중교통 운행 중단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슈퍼태풍 라가사가 대만·홍콩을 강타해 대만에서만 사망 14명, 실종 124명을 냈다. 대만에서는 잇따라 산사태와 폭우 범람으로 다리가 잘려나가고, 건물이 수백 채 무너졌다. 태풍은 24일 저녁 중국 광둥성으로 상륙해 중국 내륙도 큰 피해가 나고 있다.

 

연합뉴스와 경향신문 등 국내 언론이 외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인 ‘라가사’가 필리핀, 대만, 홍콩에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내고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대만에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124명이 실종됐다.

 

24일(현지시간) 대만 중앙재난대응센터에 따르면 제18호 태풍 라가사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8시 기준 14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했으며 124명이 실종됐다. 사망자는 모두 대만 동부 화롄현 광푸진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 고령자라고 전해졌다.


마타이안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토사가 호수로 쏟아져 범람으로 이어졌다. 대만 재난당국에 따르면 22일 이후 화롄현 완룽진에 약 700~800㎜의 비가 내렸다. 호수 수량은 9100만t으로 추정되며, 홍수 당시 약 6000만t의 물이 방류됐다. 대만 재난당국 관계자는 범람 유량이 예상의 4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자갈과 진흙이 섞인 물이 대량으로 호수에 유입되면서 제방 세 군데가 터졌다. 주민들이 피난할 틈도 없이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겼다고 전해진다.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로 추정된다. 폭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거센 물살로 인해 강의 다리가 무너지면서 물길의 흐름이 곳곳에서 막혔고 이는 또다시 범람을 일으켰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실종자 규모가 커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대피령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에서는 현재까지 52개 지역이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약 1만4000가구가 일시 정전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2015가구는 여전히 전력이 복구되지 못했고, 4378가구는 수돗물 공급이 끊긴 상태다.

 

연합뉴스 분석에 따르면, 라가사는 필리핀이 제출한 이름으로 ‘빠름’이라는 뜻이며, 지난주 서태평양 상공에서 발생했다. 23일 시속 260㎞ 넘는 강풍을 동반하는 5등급 슈퍼태풍으로 성장했다. 이후 3등급 태풍으로 약해졌으나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를 냈다.

 

AP통신에 따르면 태풍이 가장 먼저 강타한 필리핀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깔린 노인을 포함해 최소 4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필리핀 북부 루손에서는 약 70만 명이 이번 폭우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2만5000명이 정부 긴급 대피소로 피신했다.

 

라가사는 필리핀과 대만을 거쳐 홍콩으로 향했다. 홍콩에서도 최소 6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15건의 침수 피해가 추가로 보고됐다. 홍콩은 24일 오전 2시40분쯤 최고 수준 단계인 ‘태풍 경보 10호’를 발령했다. 항공편 700편 이상이 취소됐으며,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시를 포함한 중국 남부 광둥성도 약 190만 명이 대피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태풍이 저녁 무렵 양장시와 잔장시 사이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고했다. 현재 약 12개 도시에서 학교, 공장,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

 

기상청은 라가사 피해는 우리나라에 직접 미치지 않겠으나 앞으로 남태평양에서 발달한 태풍이 우리나라로 덮쳐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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