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강타한 폭우...제주 한라산 900mm 전남 보성 260㎜ 이상 내려

제주 항공편 결항 속출...물폭탄에 오도가도 못해
전봇대·나무 쓰러지고 신호등 꺾여
어린이날 행사·축제는 실내 개최 또는 연기
전남 보성군에도 260㎜ 이상 폭우 내려...남해안 비상
광양·장흥 산사태 우려 지역 거주민 90명 대피
'농작물 피해...고흥 조생 벼 80ha가 침수 피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어린이날 하룻만에 제주 한라산에 900mm의 집중폭우가 내리고, 전남 보성 지방에도26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한라산에 강수량 900mm라면 우리나라 평균 강수량(1400mm)의 약 3분의 2가 하루만에 내린 셈이다. 그것도 장마철이 아닌 봄쳘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기록적이다. 

어린이날인 5일 제주도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행인이 고립되거나 전봇대·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 호우경보, 서부·남부·동부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제주도 산지에는 강풍경보, 그 외 제주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전날부터 이날 오후 8시 30분 현재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6.7㎜, 서귀포 53㎜, 성산 30㎜, 고산 76.7㎜, 금악 166㎜, 가시리 156.5㎜, 유수암 142.5㎜, 서광 139㎜, 와산 117㎜ 등이다.

 

한때 시간당 최대 7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진 한라산에서는 삼각봉 896.5㎜, 진달래밭 873㎜, 윗세오름 694㎜, 영실 690㎜, 성판악 584㎜ 등 최대 900㎜에 육박하는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공항에서는 강풍·급변풍 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오후 들어 항공편 결항이 속출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제주공항 출발·도착 항공편 71편(출발 38, 도착 33)이 결항했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도 252편에 달한다.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고립 사고와 전봇대·나무 쓰러짐 등 이날 오후 6시까지 10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낮 12시 46분께 제주시 용강동 별숲공원 용강목장 인근에서 하천이 불어나 길이 물에 잠겨 건너가지 못하고 있다는 70대 여성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안전한 곳으로 구조했으며, A씨는 건강 상태가 양호해 귀가 조처됐다. 오후 2시 16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에서는 나무가 쓰러졌고, 오후 3시께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신호등이 꺾여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안전조치했다. 이밖에 전봇대가 쓰러지고, 하수관이 역류하고, 강풍에 현수막이 전깃줄에 걸렸다는 등의 신고가 잇따랐다.

 

 

5일 하루 동안 전남 지역에도 최대 26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성군에 260㎜의 비가 하루 동안 쏟아지는 등 전남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고흥에서는 조생 벼 80ha가 침수 피해를 봤고, 강진과 해남에서는 맥(보리)류 85ha가 비바람에 쓰러지는 도복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산사태 경보가 발효된 보성군, 주의보가 발효된 광양·장흥 에서는 산사태 우려 지역 거주민 90명이 사전대피했다. 밤까지 폭우가 이어지면서 교통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비 법정 도로 4개소 통행이 통제됐고, 광주공항 13편, 무안공항 1편 등 항공기 운항도 지연 또는 결항했다. 풍랑특보가 발효된 전남 바닷길도 막혀 53항로 81척의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 중이다.

 

지리산, 월출산 등 전남 관내 4개 국립공원 출입이 통제됐으며, 4곳 산책로와 둔치주차장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된 도로 침수, 가로수 전도, 고립 등 이날 폭우·강풍 피해 신고 건수도 69건을 기록했다.

 

전남도는 호우 상황에 대비해 이날 오전 재난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현재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해 도와 시군에서 1464명이 비상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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