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현재 228일인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을 120일(~‘27년)로 단축한다 고용노동부는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1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이날 '질병 산재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8월 5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 단축’을 신속 추진과제로 제안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를 내렸다.
산재노동자가 질병에 걸려 산재를 신청하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특별진찰, 연구기관의 역학조사,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판정위원회’) 등 여러 단계의 판단 절차를 거친다. 이 경우 평균 처리 기간(‘24년)이 약 7개월(227.7일) 소요되고, 최장 4년까지 걸린다.
단축방안의 주요 내용은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절차를 개선하고, 재해조사 기능을 강화하여 신속하고 전문성 있는 산재 판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을 ’27년 평균 120일까지 단축할 계획이다.
전체 업무상 질병의 51%를 차지하는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다수 발병하는 직종에 대해서는 축적된 DB를 기반으로 재해조사 및 판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처리한다.
내장인테리어목공, 건축석공, 환경미화원, 중량물배달원 등 근골격계 질병이 다수 발병하여 업무와 질병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다수의 사례가 축적된 직종(32개)의 경우, 산재노동자는 근골격계 질병에 대해 특별진찰을 받지 않고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의 재해조사를 거쳐 판정위원회에서 업무관련성을 심의받는다. 향후 건설업의 시스템비계공, 방수공 등 현장에서 제안된 직종에 대해 노사·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별진찰 DB가 축적된 직종(32개)
(건설업_18개 직종) 내장인테리어목공, 미장공, 조적공, 형틀목공, 비계공, 철근공, 배관공, 용접공, 가시설공, 타일공, 견출공, 도장공, 건축석공, 전기공, 철골공, 터널공, 플랜트배관공, 플랜트용접공
(건설업 외_14개 직종) 건물청소원, 급식조리원, 보육교사, 요양보호사(재가), 환경미화원, 요양보호사, 중량물배달원, 객실청소원, 섬유직조공, 자동차정비공, 외선전공(통신주설치), 채탄원(굴진원, 보갱원), 벌목공, 점검원(청소원)
현재 특별진찰에 추가로 걸리는 기간은 평균 166.3일로, 특별진찰을 받지 않는 경우 처리 기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 그간의 역학조사 결과 등에 기반하여 업무상 질병과 유해 물질 간 상당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재해조사 및 판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처리한다.
광업 종사자의 원발성 폐암, 반도체 제조업 종사자의 백혈병 등 질병과 유해 물질 간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연구·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져 업무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산재노동자는 역학조사를 의뢰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단의 재해조사를 거쳐 판정위원회에서 업무관련성을 심의받는다.
질병과 유해 물질 간 상당인과관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광업 종사자에게 발생한 원발성 폐암, 10년 이상 노출이 확인되는 경우의 특발성 폐섬유화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조선업 직력 10년이 확인되는 경우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단체급식 조리종사자의 조리흄 노출로 인한 폐암
용접종사자에게 발생한 안과질환
반도체 제조업 종사자에게 발생한 백혈병 등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
현재 역학조사에 추가로 걸리는 기간은 평균 604.4일로, 역학조사를 받지 않는 경우 처리 기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업무관련성이 이미 확인된 경우는 판정위원회에서 재차 업무관련성 심의를 하지 않는다. 특별진찰 실시 결과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이미 확인된 경우에는 판정위원회에서 재차 업무관련성 심의를 하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한다.
이 경우 판정위원회 심의 건수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건별 충분한 심의시간 확보가 가능해지고 아울러 위원회 간 주요 판정 사례 공유 강화 등 판정위원회 심의를 더욱 내실화한다.
추정이 적용되는 경우 산재노동자의 업무관련성 입증 부담을 낮추면서, 더욱 신속하게 처리한다.
탄광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탄광부에게 발생한 원발성 폐암, 방사선 노출에 따른 백혈병 등 추정 적용 기준에 해당하는 산재노동자는 그동안 연구 결과 등을 통해 업무관련성이 강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특별진찰·역학조사·판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공단의 재해조사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받을 수 있다. 발생 빈도가 높아 선례가 다수 축적된 직종 및 상병 중심으로 질병 추정 범위도 점차 확대한다.
근골격계 질병 추정 적용 직종 확대(안)
(어깨, 회전근개 파열) ‘건설업 비계공’ 추가
(허리, 요추간판탈출증) ‘건설업 철근공’, ‘조선 전장공’, ‘타이어 가류’, ‘배전활선전공’ 추가
재해조사 기능 강화를 위해 공단에 업무상질병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신속·공정하게 처리한다. 신청 상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근골격계 질병(지역본부·지사 64개), 직업성 암·만성폐쇄성 폐질환(서울본부 1개)에 대해 공단 내 전담조직을 마련한다.
신속·공정한 산재 처리를 위해 재해조사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산재보험 재해조사 전문가(CIE, Certified Investigation Expert) 양성 과정 교육’을 의무화하여 전문성을 제고하고, 재해조사 인력을 충원한다. 축적된 과거 산재 판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재 판단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속·공정한 처리를 도모한다.
특별진찰·역학조사 장기미처리 사건 처리에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 연말까지 ‘집중 처리 기간’을 운영하여, 현재 특별진찰 및 역학조사 병목현상으로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 중인 장기 미처리 사건을 중점적으로 처리한다. 산재 불승인 결정 이후 업무절차를 보완한다.
산재 신청부터 산재 불승인에 대한 이의제기(심사·재심사·소송)까지 재해노동자에게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선대리인 제도를 도입한다.(’26년) 업무상 질병의 행정소송 판례를 분석하여 질병별 반복 패소 원인을 진단·유형화하고, 패소율이 높은 질병에 대해서는 인정기준을 재정비·합리화한다. 공단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였을 때의 상소 제기 기준을 마련하는 등 상소 제기를 합리적으로 관리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그동안 산재 처리 기간 지연으로 불편을 겪어 온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한 것으로, 산재를 신청한 이후 아픈 몸으로 길게는 수년까지 기다리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 ‘신속하고 공정한 산재보상’이라는 제도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