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지난달 28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그 조건을 보면 지원이 아니라 덫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포기하라는 요구도 있다. 중국 수출 비중이 40%를 넘고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은 그야말로 독배나 다름없다. 1억 5천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반도체 기업들은 크게 6가지 요구조건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세계 공급망을 강화하는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지, 미국에 군사용 반도체 장기공급과 중국 등 우려국 배제를 단서로 달았다. 이어 해당 기업에 계속된 투자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장을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 해당 기업의 재무 건전성, 사업의 예상 현금 흐름, 수익률 등 수익성 지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현금 흐름과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하면 미국 정부와 초과분 일부를 나누자고도 했다. 사업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기업이 공장을 지을 준비가 됐는지 환경 등 관련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지도 요구했다. 인력개발 직원들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대한민국 헌법 제44조 1항과 2항은 국회의원 체포여부에 관한 조항이 명시돼 있다. "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2항은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 "이다. 불체포 특권은 입법부인 국회의원의 정당한 권리이다. 국회의원이 살인, 강도, 마약 등 현행범인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할 수 없다는 법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라 1603년 영국에서 국회의원특권법(Privilege of Parliament Act)에 의해 처음 법으로 제도화한 이후 미국에서는 이를 연방헌법으로 명시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도 제도화했다.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지난 27일 대한민국 국회가 대장동 개발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시켰다. 1표 차였지만 회기 중 국회의원을 체포하면 안 된다는 입법부의 지적이라고 본다. 행정부 소속인 검찰이 청구했고 법무부 장관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추운 겨울 방을 따뜻하게 하고 시름이 깊을 때 술 한잔으로 잠시 잊고 싶을 때가 있다. 또 노구에도 찾아가야 할 곳을 위해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를 이용하는 요금이 오른다고 난방과 전기 그리고 술을 끊거나, 가지 않을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오른 만큼 내야 한다. 이들 요금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통제·관리하에 있는 소위 공공요금 성격에 속한다. 난방비(가스와 전기), 버스·지하철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 대표술이자 서민술인 소주와 맥주 그리고 막걸리 값이 오는 4월부터 대중식당 기준으로 병당 1천원씩 오를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류 가격과 관련한)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세금이 좀 올랐다고 주류 가격을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업계와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주류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소주와 맥주 값이 지난해에 이어 또 오를 조짐이기 때문이다. 그 오르는 배경에는 주세이다. 종량세가 적용돼 매년 주세율이 결정되는 맥주와 막걸리의 경우 주세가 4월부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2000년도에 태어난 대한민국 청소년들(MZ 밀레니엄 존) 세대의 기업과 국가에 대한 호감도가 비호감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단 기업에 대해 더 친근 하다고 한다. 그 세대는 정부·공무원이나 국회·정치인보다 기업과 기업인을 더 신뢰한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대 이경묵 교수팀과 함께 20, 30대 5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 인식 조사를 한 결과라고 한다. 특히 MZ세대들은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해 국가 경쟁력을 높인 우리 대기업을 세계무대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손흥민,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국가대표로 여긴다고 했다.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국내 대기업의 제품·서비스 품질이 좋고,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며, 혁신 역량이 높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는데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과거 각종 여론조사에선 국내 반기업 정서가 위험 수위라는 결과가 잇따랐다. 압축적인 경제 성장 과정에서 불거진 정경 유착과 특혜 시비 등이 기업 불신으로 이어진 탓이다. 일부 기업의 편법 승계, 일감 몰아주기 등 위법 행위와 연이어 발생한 오너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미국에 연구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그간의 연구 구상을 공개했다. 압축하자면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를 전략적 경쟁의 장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과 북미 수교를 주문했다. 맞다고 본다. 미·중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평화 조성을 위해 맏형의 지위를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큰형의 역할은 동생들에게 주먹으로 권위를 앞세우는 것 보다 지적 영감을 전수해서 마음을 얻는 것이 형제애를 고취하는 것이었다. 그게 가화만사성이었고 수신이었으며 이를 통해 치국평천하를 할 수 있었다고 역사는 누누이 일갈했다. 근현대사에서 미국은 한국, 베트남, 아프카니스탄, 중동 등에 갈등의 불씨 역할을 해왔다. 제국의 관용과 포용은 온데간데없는 때론 힘의 횡포로 비쳤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삿대질에 한국을 앞세워 수시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그 대가는 북한의 증폭된 군사력 과시이다. 이낙연 총리 지적처럼 미국은 한반도를 전략적 경쟁의 장으로 삼고 있다. 한미동맹처럼 북·중 동맹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붕괴하면 입술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세계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흔을 딛고 세계 10대 대국으로 우뚝 선 것을 부러워한다. 우리도 겪어왔던 저개발국가들은 우리를 성장 모델로 삼고 싶어 한다. 국내총생산(GDP)이나 교역규모라는 수치로 보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비슷한 국가들에 비해 꼴찌 수준이라는 통계이다. 10대 경제 대국으로 압축성장시킨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는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이나 경제 대국의 3세대들인 청년 자살률은 세계 선두권을 고수하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삶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6위다. 10점 만점에 5.9점에 불과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삶의 질과 관련한 여가·주거·가족·공동체 등 71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 18개 지표가 1년 전보다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내전으로 사회적 갈등 속에 있는 콜롬비아와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튀르키예와 점수로는 근소한 차이다. OECD국은 우리나라가 지난 1996년 12월에 29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할 만큼 회원 자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같은 재난을 당해도 당하는 국민 사이에 불평등해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지진, 태풍, 폭우 등 자연 재난과 화재 감염병 등 사회적 재난에 노출된 국민 중 계층 간에 피해 강도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은 그 피해로부터 회복이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일상 회복을 위한 선별적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일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9일 발표한 '국민의 건강 수준 제고를 위한 건강 형평성 모니터링 및 사업 개발 - 위험사회에서의 건강 불평등'(김동진 외)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의 재난 불평등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5월 4~12일 만 19~74세 1천8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특히 이 조사는 태풍·폭설·지진 등 자연 재난을 경험한 620명과 화재·교통사고·환경오염·감염병·다중밀집 사고 등 사회 재난을 겪은 939명이 응답했다고 한다. 피해 당사자들이 응답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 대응 방향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재난 이후 상황은 달랐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콜센터 등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조건의 노동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국내 매체는 피크 차이나라고 한다. 중국의 성장이 멈추고 안 좋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중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아닌가 의심된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가 현재 대한민국 현실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를 포함한 한국 매체들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곧 중국이 붕괴할 것처럼 이런 저런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지난 2018년 미·중 무역전쟁과 2020년 중국에서 코로나 발병을 계기로 전 세계의 반중 정서는 최악이고, 전 세계가 바라보는 중국은 경제위기, 금융위기, 부동산 위기, 정치 위기로 매우 위험한 나라다. 그래서 중국경제는 피크 쳤고 중국에서 돈을 빼는 '탈(脫) 중국'을 빨리해야 한다“ 등 사설 정보지처럼 집중포화를 날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소장 전병서)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다시 국제 금융 무대에서 등장했다. 2023년 1월 이후 국제통화기금 아이엠에프(IMF), 세계은행(WB World Bank),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CB(콘퍼런스 보드) 등이다. 세계 주요 기관의 2023년 중국경제 전망을 보면 전 세계에서 인도 다음으로 고성장하는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겨울철 난방비와 전기료 폭탄 고지서에 정부가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비상 경제·민생 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도로·철도·우편 등 공공요금을 최대한 동결할 방침을 밝혔다. 또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민간 분야인 통신·금융에 대해선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라며 말했다. 물가 대책반장 격인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회 한국 최고 경영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민생 안정의 첫걸음이 물가 안정이고, 물가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라며 "물가가 불안하면 취약계층이 무너지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와중에 지난해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부터 식료품까지 안 오르는 게 없다.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가스와 원유는 100%, 지난해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19.4%라 거의 80%는 해외 수입물에 의존하고 있어서 우리가 애쓴다고 물가를 목표치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급망 확
한국재난안전뉴스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작년 9월 13일은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가 입적한 날이다. 고다르 감독은 1960년대 ‘누벨 바그(Nouvelle Vague)’라는 영화 운동을 선두에서 이끈 분이다. 이 운동을 통해 영화를 오락거리가 아니라 감독의 철학적 표현으로 보는 ‘작가주의’가 중요한 영화 조류로서 정착하였다. 또한 프랑스 영화가 대중적인 인기는 덜하지만, 신선한 영화미를 감상할 수 있는 고급한 ‘다른 차원의 영화’라는 인식을 영화 팬들의 뇌리에 심어 주었다. 이런 변별적 인식은 한국인들에게도 배어있는 것 같다. 1978년 길옥윤이 「불란서 영화처럼」이라는 노래를 작곡하여 유행했고, 2014년엔 장윤정이 동명의 다른 노래를 불러 노래방에서 인기를 끌었다.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신연식 감독, 2016)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고다르 감독을 세계에 알린 출세작은 그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1960)이다. 이 작품은 당시 젊은 세대의 자유와 일탈에 대한 충동이 공공질서를 교란하면서 자멸과 좌절에 빠지고 마는 상황을 충격적인 범죄 드라마로 만들어 큰 화제가 되었다. 베를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