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뛰는 환율 넋 놓고 지켜봐야만 하나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올 들어 제로 금리에서 5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 3.00-3.25%까지 올렸다. 그런데도 앞으로 두 차례 정례 회의에서 인상을 시사했다. 이유는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상승인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소비자물가가 8%대이지만 목표치인 2%대로 내려올 때까지 금리인상 속도와 폭에 좌고우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까지 올들어 5차례 금리인상도 인상이지만 최근 세차례의 금리 인상폭은 0.75%씩 거침없이 나섰고 그래도 물가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 인상폭도 비슷할 것임을 시사했다. 0.50% 포인트와 0.75% 포인트이냐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한미 간 금리도 역전됐다. 우리 기준금리가 2.50%인 반면 미국은 3.00-3.25%이다. 당장 금융시장의 대응도 불가피해졌다.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으로 달러당 1400원을 밟고 지나갔다. 지난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라고 한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미국발이다.

 

미국의 금융정책에 대응하는 건 넋 놓고 따라가는 길 밖에 없어 보인다. 세계적인 공급망 교란에 따른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코로나 19로 풀어놓은 돈이 몰고 온 물가 폭등이 금리 인상을 촉발시켰고, 환율까지 부추겼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라도 기대했지만 우리와 경쟁하는 주요국들 통화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처지라 별다른 효과를 못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 수입은 늘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적자가 292억 달러 규모로 이달말까지를 고려하면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에다 달러 공급요인인 무역에서 조차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어 금리와 환율의 불가피한 상승세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금리와 환율의 상승세를 완화할 완충대책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수출 강국이라고 자부했던 상징인 무역수지가 갈수록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환율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왔다. 미국 금리 수준에 맞추려면 당장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지만 금융통화위원회 정례 일정이 다음달인 만큼 그 사이 환율은 한미 금리 역전 현상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린다 해도 미국도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 역전은 연말까지 고착화될 것 같다. 한국은행이 이를 감안해서 당초 0.25% 포인트가 아닌 0.50% 포인트나 0.75% 포인트로 올리지 않는다면 그렇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밤 미국의 금리인상소식에 22일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 달 빅 스텝(0.50%포인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0.25%포인트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수 개월간 드린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포워드가이던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 폭 높아진 것이다.

 

우리(한은)는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한 금리 인상폭에 변화 요인이 생겼고 0.25% 포인트보다 폭이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거침없이 인상한다는데 우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서 올리고 있다. 시장은 위기로 치닫는데 대책은 무책처럼 느껴진다. 기대했던 한미정상간 대화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 내용은 온데간데 없다. 우리 물가와 경제상황을 살피는 금리와 환율 대책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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