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화생어구' 뜻 헤아려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조직폭력배 실화를 다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유엔 총회장에서 나왔다. '새끼'와 '쪽팔려서'라는 말이다. 그 말은 우리말이었다. 이를 미국의 CBS, 불룸버그, 폭스, 프랑스 AFP 주요국 외신들은 이를 번역해 타전했다. 그 말의 장본인은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화생어구(禍生於口)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말이다. ‘새끼’와 ‘쪽팔려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한 번 씩 내 뱉었던 적이 있던 말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좋은 뜻으로 한 말은 아니다.  그 대상은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칭한 욕이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60억 달러의 펀드기금을 내려면 미국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할텐데 미 의회가 거부하면 쪽팔린텐데라는 염려에서 한 발언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지나가는 말처럼 하면 안 되는 말이었다. 이를 대통령실 출입 풀단기자가 근접에서 촬영한 것을 공개하면서 국내외 신문 방송에 여과없이 공개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매체들도 앞 다투어 우리말을 번역해서 가장 근접한 비속어를 동원했다. 

 

문제는 수습이었다. 한국 국회도 특별한 사안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바이든 대통령이 60억 달러를 출연하겠다는 연설을 듣고 걱정스러워서 한 말이었다고 쿨 하게 해명과 함께 사과했으면 될 일었다. 그런데도 이 같은 대통령의 어투가 국내외에 파장을 일으키자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새끼’라는 표현은 한국 국회를 지친한 거였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날리면' 이라고 둔갑술을 펼쳤다. 동영상이 공개됐는데도 전 세계를 향해 거짓 해명을 한 셈이다.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뜬금없이 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새끼라는 말이 나오고 쪽팔려서라는 말을 했는지 이젠 윤석열 대통령이 답을 해야 한다.

 

‘이 새끼’와 ‘저 새끼’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후보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었다고 한다. 그 말이 이젠 미국 의회 의원들과 한국 국회의원들에게로 확산된 보통명사가 됐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미국 국민중 일부는 틀린 말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은혜 홍보수석은 굳이 해명이 필요 할 필요가 없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바른말을 했다고 반응했으니 말이다. 우리 속담에 묘혈을 판다는 말이 있다. 자기 조상의 무덤 터를 훼손한다는 말이다. 안 그래도 국정수행능력 밑바닥 경쟁을 하는 세 나라 대통령들이 유엔 총회장에서 벌인 주연은 당연 윤 대통령으로 보인다. 그 대미를 ‘새끼’와 ‘쪽팔려서’로 마감했다.

 

더 웃기는 건 이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반응이다. 이 대표는 본인 가족사지만 형수에게 차마 입에서 내 뱉지 말아야할 쌍소리를 거침없이 한 옛날을 잊고 윤 대통령에게 공자 왈 맹자왈 반응을 보였다. 이게 우리가 보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제일 거대야당 대표의 릴레이 막말 시리즈이다.

 

천 냥 빚을 말로 갚기 보다는 말 한마디로 재앙을 몰고 오는 두 분은 이제라도 화법을 절치부심해야 한다. 차라리 염화미소로 의사를 표현하기 바란다. 이번에 영국 국왕을 물려받은 찰스 3세처럼 서명시 펜이 마음에 안 들자 표정으로 말을 대신했지 않았던가.

 

윤 대통령은 구차하게 이미 다 공개된 표현을 홍보수석에게 변명과 핑계로 떠넘기지 말고 솔직하게 사과를 하면 된다. 한국 국회도 법안 통과가 어렵지만 미국 의회도 어려울 것 같아서 한 말이었다고 하면 이번 일은 이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새끼’와 ‘쪽팔려서’의 표현을 계기로 다시는 공개되고 노출된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입을 닫고 표정으로 말하라. 그 표정만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화생어구라는 말 흘려듣지 마시라. 세 치 혀는 복도 불러들이지만 재앙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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