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면서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 때문에 진압이 매우 까다롭다.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이다.
전기차 운전 중 이상한 냄새나 연기가 포착된다면 지체 없이 행동해야 한다.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드레일이나 공터 등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시동(전원)을 끈다. 소지품을 챙기는 것에 신경을 쓰지 말고 무엇보다 몸만 빠르게 빠져나오는 것이 우선이다.
배터리가 타면서 발생하는 가스는 인체에 매우 해롭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대피해야 한다.
열폭주 현상이 시작되면 배터리 셀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파편이 튈 수 있다. 차량으로부터 최소 30m 이상 멀리 떨어져야 한다.
충전할 때는 가급적 배터리 용량의 80~90% 정도만 충전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완속 충전으로 배터리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하부에 위치한다. 과속방지턱을 세게 넘거나 도로 위 낙하물을 밟았을 때 배터리 팩이 손상될 수 있으니 정기적 점검이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해 119에 신고할 때는 반드시 전기차 화재임을 말해야 한다. 소방서에서 배터리 진압용 특수 장비(질식소화포, 이동식 수조 등)를 챙겨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자동차 화재는 엔진룸 내부와 자동차 내·외부에서 발생한 화염에 물을 끼얹어 신속히 끌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는 다르다. 자동차 내부 및 외부에서 발생한 화염은 신속하게 끌 수 있지만, 가장 큰 에너지원인 리튬이온 배터리팩 내부에서 발생한 열폭주는 외부에서 물을 다량으로 쏟아부어 배터리팩을 냉각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직접 배터리 내부로 물을 쏠 수 없기 때문이다.
눈으로는 불꽃이 진압된 것 같아도 배터리팩 온도는 높기 때문에 침수 수조 등을 활용해 24시간 이상 냉각하면서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관찰해야 한다. 다만 침수 수조를 활용할 때는 화재 차량 주위에 여유 공간이 필요하고, 바닥이 경사면이면 적용하기 힘들 수도 있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 자동차 화재보다 진압이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기차 화재 건수는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2017년 1건, 2018년 3건, 2019년 7건, 2020년 11건, 2021년 23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다만 사망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전기차 화재율이 일반 자동차보다 높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한번 불이 나면 진압이 어렵고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