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정부가 여름철 수상 안전관리 대책을 한 달가량 앞당겨 가동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6월부터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며 하천과 계곡, 해수욕장을 찾는 발걸음이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상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여름철 성수기 수상 안전관리 특별대책 기간’을 지난 12일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예년에는 7월 15일쯤부터 특별대책 기간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무더위가 빨리 시작된 점을 고려해 한 달 이상 앞당겼다. 특별대책 기간은 8월 17일까지다. 물놀이 사고는 여름마다 반복되는 대표적인 생활안전 사고다. 특히 하천과 계곡은 겉으로 보기에는 얕고 잔잔해 보여도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거나 유속이 빨라지는 구간이 많다. 해수욕장에서는 이안류와 너울성 파도, 해파리 유입 등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도 있다. 정부가 올해 대책의 초점을 ‘성수기 대응’이 아니라 ‘조기 예방’에 맞춘 이유다. 하천·계곡, 주말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 가장 먼저 관리가 강화되는 곳은 하천과 계곡이다. 그동안은 여름 휴가철에 맞춰 안전요원을 집중 배치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는 6월 12일부터 주말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했다. 피서객이 몰리는 7월 8일부터는 평일에도 하천·계곡 물놀이 관리지역에 안전요원을 전수 배치키로 했다. 행안부는 성수기 휴가철을 앞두고 하천·계곡 안전요원을 지난해보다 180명 이상 늘려 모두 2800여 명을 확보키로 했다. 시·군·구별 전담 공무원도 지정해 현장 순찰과 홍보를 강화한다. 주변 위험요소를 주민이 직접 신고하거나 점검을 요청할 수 있는 주민점검신청제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구명조끼 착용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늘린다. 정부는 물놀이객이 무료로 구명조끼를 빌릴 수 있는 대여소를 지난해 123곳에서 올해 552곳 이상으로 확대했다. 구명조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장비 없이 물에 들어가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슬기 채취 사고도 관리 대상 물놀이뿐 아니라 다슬기 채취 중 발생하는 익수 사고도 중점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다슬기 채취 사고는 일반 물놀이 사고와 달리 고령층 피해가 많다. 최근 3년간 사고 피해자의 평균 81%가 고령층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다슬기 채취 중 숨진 사람은 14명이었고, 이 가운데 13명이 60대 이상이었다. 고령자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다. 정부는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고령층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다슬기 상습 채취 지역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과 계도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물이 깊지 않아 보이는 하천이라도 미끄러운 바닥과 갑작스러운 수심 변화, 빠른 물살이 겹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릴 예정이다. 해수욕장 개장 전에도 주말 순찰 강화 해수욕장과 연안 지역도 조기 관리에 들어간다.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하기 전이라도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계도 요원이 순찰을 강화하고, 개장 이후에는 안전요원을 지난해보다 125명 이상 늘려 모두 2,600여명을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계획이다. 해수욕장에서는 이안류나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경우 현장 안내방송을 강화하고, 해파리 유입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차단 조치도 병행한다. 연안 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연안안전지킴이의 활동 시간도 월 51시간에서 80시간으로 늘린다. 해변과 항·포구 등 사고 위험이 큰 구역의 감시를 촘촘히 하겠다는 취지다. 수상레저사업장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정부는 최근 3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했거나 대형 장비를 보유한 수상레저사업장 40곳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한다. 무면허 조종, 술을 마신 뒤 조종하는 행위, 안전장비 미착용, 무등록 영업, 승선정원 초과 등 안전과 직결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국립공원도 안전요원 조기 배치 국립공원 내 물놀이 허용 구간에도 이달부터 안전요원이 조기 배치된다. 휴가철에는 물놀이객이 몰리는 취약 시간대 순찰을 강화한다. 입수를 막는 그물망과 지능형 CCTV 설치도 확대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재난문자와 전광판 등을 통해 신속한 대피를 유도키로 했다. 정부는 자율방재단, 119시민수상구조대 등 민간 구조단체와도 협력한다. 현장 순찰과 계도 활동을 강화하고, 위험구역 통제나 퇴거명령에 불응할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안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고 위험이 높은 곳에서는 현장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김광용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최근 무더위가 더욱 빠르고 길게 찾아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발맞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안전관리 대책을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지정된 구역 외에서는 물놀이를 자제하고, 구명조끼 착용과 같은 기본 안전수칙을 꼭 지키면서 물놀이를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영 실력 믿는 순간 위험”.. 기본수칙 지켜야 전문가들은 물놀이 사고의 상당수가 시설 부족만이 아니라 이용자의 방심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젊은 층 익수 사고와 관련해 “신체 능력에 대한 과신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영을 할 줄 안다는 자신감이나 평소 체력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 수칙은 복잡하지 않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준비운동을 하고, 심장에서 먼 다리와 팔부터 물을 적신 뒤 천천히 입수해야 한다. 하천과 계곡, 바닷가에서는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술을 마신 뒤 수영하거나 야간에 물에 들어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 시야 안에서 물놀이를 해야 하며, 튜브나 물놀이용품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익수자를 발견했을 때 무작정 물에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다. 먼저 주변에 큰소리로 알리고 119에 신고한 뒤, 구명환이나 로프, 긴 막대 등 주변 구조장비를 활용해야 한다. 안전전문가들은 "구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직접 물에 들어가면 구조 대상자뿐 아니라 구조자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