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대재해 제로 도전하는 동국제강… 사업장 안전혁신과 ESG 경영

2025.06.30 08:01:28 이용훈 기자 safetynews11@gmail.com

"안전 1천번 강조도 지나치지 않다" 장세욱 부회장의 안전경영
‘안전 최우선’ 경영 기조 확립… 리더십이 현장부터 실천
전사 안전환경 교육 신설… 협력사까지 관리 수준 향상
ISO 통합 인증 등 ESG 경영 강화로 체계적 안전관리
윤리·인권경영 바탕 ‘사람 중심’ 안전문화 정착 노력

 

한국재난안전뉴스 이용훈 기자 | “안전은 100번, 10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은 철강업계의 안전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장세욱 부회장은 새해 첫 업무를 생산 현장에서 시작하고 안전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을 실천해왔다.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중대재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산업을 70년째 이어가고 있는 동국제강. 동국제강의 안전경영 현주소를 짚어봤다. 

장세욱 부회장, 현장에서 ‘안전’ 강조하는 리더십

 

최고경영진의 이런 의지는 전사적인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세욱 부회장은 올해 기업 슬로건에 ‘책임경영’과 함께 윤리·미래·스피드·인재 경영 등을 내걸었는데, 그 근간에는 임직원과 파트너사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기본이라는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동국제강 오너 4세인 장선익 전무도 일선 공장 부임 당시 “최우선 목표는 직원들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이라고 밝히며, 크고 무거운 장비가 오가는 철강 현장에서 안전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오너 일가부터 경영진까지 안전을 강조하는 리더십이 동국제강의 안전관리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십 아래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초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전면 개정해 선포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2024년 1월 1일부로 새로운 안전보건 방침에 서명하면서 “안전·보건을 경영의 필수요소로 인식하고 경영활동에 최우선 고려"라며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을 지속 개선해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 방침에는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그룹 차원의 비전도 담겨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서명해 전 임직원에게 배포된 이 안전헌장은 현장의 의사결정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동국제강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안전·환경·윤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갖추었다.

 

그 결과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환경(E)·사회(S)·지배구조(G) 각 분야에서의 노력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환경·안전보건 경영 시스템, 인권경영, 윤리경영 등의 내용이 빠짐없이 포함돼 이해관계자들과 소통되고 있다. 다시 말해 안전관리와 윤리·인권 경영이 그룹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격상된 셈이다.

 

전사 안전환경 교육 도입… 협력사까지 안전 수준 끌어올려

 

동국제강은 산업재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현장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신설된 것이 ‘DK 안전환경 전문화 교육’이다. 지난 26~27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그룹 연수원 ‘후인원(厚人院)’에서 첫 교육 과정이 이틀간 진행됐다. 동국제강 본사와 인천·포항·당진공장 및 중앙기술연구소 등 국내 모든 사업장의 안전환경 담당자들과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육 대상에는 철강 생산 현장뿐 아니라 물류 자회사인 인터지스, IT 자회사인 동국시스템즈까지 포함되었는데,  △ISO 통합경영시스템 관리 △안전보건 법규 (중대재해처벌법) △환경관리 (환경오염시설 관련 법)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외부 전문강사와 본사 안전환경기획팀·법무팀 실무자가 실제 사례 중심으로 강의했다. 교육에 참여한 동국제강 및 계열사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실무 지침을 얻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이 교육 과정을 매년 정례화하여 지속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동국제강은 협력사(수급사)의 안전 역량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본사 교육 프로그램과 병행해 ‘상생협력 안전보건 협의체’를 분기마다 열어 파트너사들과 안전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열린 2분기 협의체 회의에는 14개 주요 협력업체가 참석해 안전보건체계 구축 가이드를 전수받고 각사 개선 활동 및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업은 중량물을 취급하는 고위험 공정이 많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급사 안전관리 수준 향상과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개방형 안전경영은 중대재해처벌법 시대에 선도적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ISO 통합인증 통한 시스템 강화… ESG 경영 시너지도

 

동국제강은 안전관리 시스템의 체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환경·안전보건·에너지 분야의 국제 표준 인증(ISO 14001·45001·50001)을 개별 사업장 단위가 아닌 전사 통합 인증으로 획득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전까지는 인천·포항·당진 등 공장별로 총 9개 인증을 관리해왔으나, 이를 하나로 일원화하면서 한 번의 통합 심사로 여러 인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사 차원의 목표 수립과 일원화된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둬 ESG 경영 측면의 요구 사항도 선제적으로 충족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올해 1월 통합 내부심사 TFT를 조직해 약 7개월간 전사 프로세스를 최적화한 뒤 일괄 인증 심사를 받는 기민함을 보였다. 통합 내부심사를 주도한 변홍열 기획실장은 “전사 통합 심사 조직을 구성해 평가하다 보니 전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이 함께 상향되는 효과를 거두었다”며 향후 “모든 사업장이 같은 목표 아래 환경·안전보건·에너지 관리 역량을 높이고 우수 사업장에 포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표준화·인센티브 전략은 각 사업장 간 안전 격차를 줄이고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기가 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더 나아가 주요 공정의 자동화와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도 투자를 확대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를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압연 공정 등에 IoT 기반 센서를 설치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AI 영상분석으로 밀폐공간 작업자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 반복됐던 끼임·추락 사고 등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현장 근로자들도 “위험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전관리 수준 제고는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동국제강은 멕시코 등 해외 생산법인과 전 세계 고객사를 상대로 한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글로벌 거래에서 안전·환경 인증과 ESG 성과는 중요한 평가 요소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사 최초로 전 제품군에 대해 정부의 저탄소 제품 인증을 취득하는 등 친환경 제조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전기로 제강 중심의 생산공정 특성을 살려 철스크랩을 98%까지 재활용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내 업계의 2% 수준으로 억제하는 등 친환경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이러한 환경경영 성과는 곧 작업장 안전과 직결된 쾌적한 업무환경 조성으로 이어진다.

 

윤리·인권경영 기반 ‘사람 중심’ 안전문화 정착

 

동국제강의 안전관리 강화 노력 저변에는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자리한다. 회사는 윤리경영 헌장과 행동강령에 “임직원의 인격을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으며,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조항을 명시해 두고 있다.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측면에서 안전은 단순한 규정 준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에 대한 기본 책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 동국제강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교육과 더불어 윤리·준법 교육을 병행해 “안전은 곧 윤리”라는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나아가 인권경영 실천 선언을 통해 UN 세계인권선언 등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작업장에서의 아동노동·강제노동 금지, 산업안전 보장, 협력사까지 포괄한 인권 보호를 약속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앞으로도 수준 높은 인권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발생 가능한 부정적 이슈를 사전에 예방하여 모든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지켜나가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곧 작업 현장에서 모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러한 조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업계 전반에서 요구된 사항이기도 하다. 법적 책임을 떠나 협력사 직원까지 한 가족처럼 챙기는 안전관리가 결국 기업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안전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환경재단과 함께 노후 안전모와 작업복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산업현장에서 폐기되는 헌 안전모와 작업복을 수거해 이를 아동용 교통안전 키트와 방한 목도리로 새롭게 제작,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한 것이다.

 

산업 안전을 지켜주던 물품을 재활용해 아이들의 안전까지 지켜주는 선순환을 이끈 이 캠페인은 ESG 경영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사회공헌 사례로 평가받았다. 또한 동국제강 임직원들은 매년 ‘DK Walk’ 등 안전 기부 캠페인에 참여해 모은 기금을 학대피해 아동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와 산업재해 피해자 지원에도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모습이다.

 

중대재해 제로를 향해…지속가능한 안전경영 정착이 목표

 

철강업은 그동안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며 “산재 공화국” 오명까지 따라다녔다. 동국제강 역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크고 작은 현장 사고로 직원과 협력업체 노동자 등 4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2022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러한 산업현장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분수령이 되었고, 동국제강도 그 시행 두 달 만에 발생한 포항공장 사망사고로 곧바로 법 적용 대상이 되며 혹독한 반성을 경험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절박감 속에 동국제강 경영진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매진했다.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통제하지 못한 작업 관행을 뜯어고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공정별 위험성 평가와 프로세스 개선을 단행했고, 현장의 근로자 의견을 수렴하는 안전협의회를 활성화했다. 안전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안전보건 투자액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주요 설비 안전장치 보강과 노후시설 개선 예산을 대폭 늘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안전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전사에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장세욱 부회장은 안전 이슈에 대해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기고 개선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소신을 주변에 피력하며 임원들의 자세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 동국제강의 이러한 노력은 서서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동국제강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로 이어질만한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미한 안전사고 발생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장의 한 노동자는 “예전에 비해 작업 시작 전 위험요소 체크를 철저히 하고, 관리자들도 안전수칙을 어기면 즉시 작업 중지를 걸 만큼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현장의 변화를 증언했다. 이러한 안전문화의 정착은 결과적으로 생산효율과 품질 향상으로 연결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70년 넘게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동국제강은 이제 ESG 시대에 걸맞은 안전경영 선도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이 집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라는 장세욱 부회장의 신념 아래, 동국제강은 중대재해 제로에 도전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업장 안전, 윤리와 인권, 환경과 보건이 아우러진 지속가능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켜 노사가 함께 웃을 수 있는 현장을 만드는 것이 동국제강의 목표다.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안전을 향한 진심어린 투자와 리더십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일굴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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