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산불이 이 산에서 저 산으로 건너뛰어 옮겨붙었다. 산불 현장의 주민은 "마을 빼고 일대가 다 탔다고 보면 된다"며 울먹이며 주저앉았다. 산불이 난 주변 하천에는 불에 탄 잿물이 둥둥 떠다니고, 산 주변은 대낮인데도 자욱한 연기 속에 갇혔다. 이런 가운대 불은 경북 안동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24일 국가 소방동원령을 추가 발령했다. 22일 산청·의성·울주에 소방동원령에 이어 안동에도 소방동원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24일 경북 의성 지역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안동 지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가 소방동원령을 추가 발령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소방청장은 특정 시도의 소방력으로는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소방당국은 22일 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경북 의성을 중심으로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국가 소방동원령 발령에 따라 전국 소방차 총 320대가 이번 동시다발 산불 발생 지역에 동원됐다. 의성엔 소방 펌프차 등 226대가 투입됐다. 산청에 82대, 울주에 12대의 펌프차가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께, 경북 의성군 점곡면 입암리에 인접한 안동시 경계선과 멀지 않은 산에 불이 옮겨붙었다. 산은 온통 희뿌연 연기에 싸여 가까운 산도 잘 보이지 않았으며, 곳곳에서 새빨간 불길이 맹렬히 능선을 타고 번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재가 바람에 휘날려 마을을 덮었다.
한 주민은 "마을 빼고 일대가 다 탔다고 보면 된다"며 울먹였다. 마을 옆 하천은 불에 탄 재가 잿물이 되어 둥둥 흘러 다녔다. 불은 바람에 불씨가 타고 산에서 저 산으로 점프하듯이 불길이 번져 안동의 산들로 옮겨붙었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지난해 12월27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 87일 만인 이날 오후 업무에 첫 복귀한 뒤 경북 의성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그는 대피 주민들이 일시 거주하고 있는 의성체육관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