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윤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이한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취임이후 유행시킨 말이 영업사원이다. 그 때문인지 요즘은 대통령부터 장관 그리고 도지사까지 모두 영업사원을 자처하지만 영업 실적을 놓고 다양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영업사원 실적을 놓고 먼저 포문을 연 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한 장관은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영업사원이 100만원짜리 휴대폰을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미리 짜고 10만원에 판 것”이라며 “여기서 주인은 90만원의 피해를 본 것이지, 10만원이라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변명이 통할 수는 없을 거다.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최대 손해”라고 말했다. 다분히 영업사원은 이 대표로 지칭한 언급이다. 성남시에 개발이익은 10만원이고 나머지 90만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이 차지했다는 비유로 이 대표를 깎아내린 듯한 표현이다. 대장동 개발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는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자칭해왔는데 정작 할 일은 한 게 없는 것 같다. 일반 회사 같았으면 바로 해고됐을 영업 실적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미국 반도체 지원법 대응 긴급 간담회에서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 보조금 심사기준을 두고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도 특히 반도체 지원법을 두고 그렇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제1야당 1호 영업사원이라면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까지 들고나올 때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를 어떻게 도울지를 입법화하는 데 앞장섰어야 했다. 아직도 반도체 업체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를 놓고 여야 그리고 정부안이 충돌돼 국회에서 표류 중이기 때문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도 지난 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한 주한 미국기업대표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외국인 투자 1번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영업사원이라는 각오로 우호적인 투자환경 조성에 진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1호 영업사원의 다짐이겠지만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로 나날이 이어지고 있고 물가는 돌아서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 다짐에 왠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영업사원이라는 말은 매출의 확보를 통해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전문가라는 점에서 함부로 쓸 표현은 아닐 수 있다. 마치 극지의 한파가 몰아치는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는 내한과 능력을 겸비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부터 여야 그리고 정부 부처 장관들까지 영업사원으로 나서고 있는데 돌아가는 모양은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은 모습니다. 제대로 영업사원의 모습을 빨리 보여주고,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