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폭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피해의 크기까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쪽방촌 주민, 노숙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옥외노동자 등은 폭염에 훨씬 취약하다. 폭염은 단순한 기상현상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라 피해가 달라지는 불평등한 ‘사회적 재난’이 돼가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돼 가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전망은 기후위기와 폭염이 해가 갈수록 심해질 거라는 점이다. 따라서 폭염 대책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폭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을 먼저 찾아내고, 그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는 ‘차등적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정부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2026년 정부의 여름철 폭염 대책은 폭염 취약계층을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취약성에 따라 세분화하고 맞춤형 안전관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취약 어르신에게는 폭염특보 때 생활지원사가 매일 한 차례 이상 안부를 확인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에너지바우처와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서비스, 에어컨 설치·교체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취약사업장에는 이동식 에어컨 등을 지원하고 폭염 단계에 따른 작업중지 이행도 점검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기후위기 대응을 둘러싼 전 세계의 전략적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감축(Mitigation)’에만 절대적인 중심을 두었다면, 지금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 이미 시작된 이상기후와 폭염 피해에 즉시 유연하게 대처하며 생존을 도모하는 ‘적응(Adaptation)’ 정책이 온실가스 감축 이상으로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폭염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실질적인 기온 상승 억제 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십 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된다. 반면 매년 찾아오는 사상 최악의 폭염은 당장 수많은 인명과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폭염을 바라보는 국가와 사회의 법·제도적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폭염을 가뭄, 홍수, 지진과 맞먹는 국가적 ‘중대 재난’으로 명확히 재정의하고, 이에 상응하는 체계적인 국가 재난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재난안전기본법상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예산 배정과 전문 인력 확보, 실질적인 위험 대응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임시방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세계 인구의 과반수가 밀집해 살아가는 도시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도심의 열기는 해가 진 뒤에도 식을 줄 모른다. 아스팔트 도로와 아파트 단지,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지역은 여름철 낮 동안 거대한 태양열을 고스란히 흡수했다가 밤이 되면 은은하게 열을 방출한다. 이른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UHI)’ 현상이 도시 전체를 가마솥처럼 가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 매연과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인공열, 고층 빌딩에 의한 바람길 차단이 더해지면서 도시는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도시 내 표면 열환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름철 한낮 아스팔트 도로의 표면 온도는 60도를 웃돌고, 콘크리트 건물 외벽 역시 5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환경부와 기상청의 최신 기후 통계에 따르면 도심 지역의 평균 기온은 인근 외곽 농촌 지역보다 평균 2~4℃ 높으며, 열대야 발생 빈도는 최대 3배 이상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열 현상은 시민들의 수면 장애를 유발해 보건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이런 현상은 도심의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지구의 허파이자 거대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과 육상 생태계가 연이은 폭염과 가뭄으로 자정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수목의 기공이 닫히고 광합성 효율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바짝 말라붙은 산림은 작은 불씨 하나에도 통제 불능의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초대형 ‘연료창고’로 변모해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북미의 대형 산불이나 남유럽 지중해 연안을 타격한 동시다발적 대형 화재는 폭염과 가뭄이 결합할 때 자연 생태계가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가장 치명적인 파급 효과는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해체다. 폭염으로 인한 서식지 고온화와 가뭄은 야생 동식물의 생체 시계를 교란시킨다. 식물의 개화 시기와 곤충의 부화, 조류의 번식기와의 상호작용이 어긋나는 ‘생태적 불일치(Mismatch)’ 현상이 심화된다. 그 결과는 특정 종의 사멸이 먹이사슬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다. 특히 이동 능력이 떨어지는 식물군이나 특정 고도·기후대에 국한되어 살아가는 자생종, 고산지대 희귀 동식물들은 한계 기온을 넘어서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대멸종의 기로에 서게 된다. 수목 생리 분야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선 날, 에어컨을 켜는 순간부터 돈이 나가기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상점과 식당은 냉방비가 늘어난다. 공장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시간이 줄어든다. 택배기사와 배달노동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농민은 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축산농가는 가축이 떼로 죽어나가는 것을, 어부는 고기가 둥둥 물위에 떠다니는 걸 바라본다. 병원 응급실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린다. 폭염이 끝나도 비용은 끝나지 않는다. 농산물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력 수요 급증은 발전·송전망 투자 부담을 키운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기업의 생산량과 임금소득, 나아가 국가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준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날씨’가 아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돈을 빼앗아가는 거대한 비용 발생 장치다. 문제는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타는 돈은 ‘노동생산성’ 폭염의 경제적 피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의외로 전기요금이나 농산물 피해가 아니다. 사람의 노동력이 떨어지는 데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6년 여름, 대한민국은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시름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생겼다. “도대체 앞으로는 얼마나 더 더워질 것인가.” 기후과학자들의 대답은 분명하다. “지금의 폭염은 시작에 불과하다.” ◇2050년 대한민국의 여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1.3℃ 상승했다. 그러나 육지는 바다보다 빠르게 뜨거워진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연구들은 한반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모델 분석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한국은 2℃를 넘는 상승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으로 폭염과 열대야, 가뭄과 집중호우가 동시에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미경 KIST 기후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대에는 40℃의 극한고온이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게 되고, 2050년 전후에는 40℃를 넘는 폭염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히 최고기온의 숫자가 올라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고온에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가을의 문턱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8월도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은 여전히 35도를 넘나들고 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일부 지역의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강원 강릉과 경기 남부, 충남, 전북, 경북, 경남 등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다시 강한 더위에 갇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남권과 동북권에 내려져 있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동남권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4개 구, 동북권은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등 8개 구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2개 구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이다. 강서·양천·구로·영등포·동작·관악·금천 등 서남권과 은평·종로·마포·서대문·중·용산구 등 서북권에는 폭염주의보가 유지됐다. 사실상 서울 전역이 폭염특보 아래 들어간 셈이다.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9일 이후 보름 만이다. 밤더위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서울은 24일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돌며 열대야도 다시 나타났다. 강릉도 폭염경보.. 강원 내륙 곳곳 주의보 강원도 역시 동해안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무더위가 이어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의 아스팔트 도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사진이 언론 1면을 장식한다. 건물 사이 좁은 골목에서는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 밤이 되면 도시민들은 강가나 고가도로 아래에서 열대야를 피한다. 한여름 한국의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자체가 뜨거워지고 있는 데다 도시의 구조가 그 더위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인구와 건물이 집중된 대도시에서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이 폭염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의 폭염은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전국적으로 10~30일가량 일찍 시작하고, 종료 시점도 약 10일 늦어졌다. 서울의 폭염 시작일은 과거 10년 평균 7월 19일에서 최근 10년에는 6월 24일로 무려 25일 빨라졌다. 폭염이 이제 ‘한여름의 짧은 사건’이 아니라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재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만든 ‘거대한 가열판’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워지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열섬 현상이다. 말 그대로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운 하나의 ‘섬’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경남에 전국에서 출발한 소방 물탱크차 200대가 집결했다. 정부가 물 부족을 겪는 경남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1일 오후 8시를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소방동원령은 화재나 산불이 아니어도 가뭄이나 대규모 공연 등에도 위기 예방과 안전을 위해 발령할 수 있다.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것은 지난해 8월 강릉에 이어 두 번째다. 12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국 16개 소방본부 소속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인력 400명이 경남의 지정된 집결지에 도착해 급수 지원을 시작했다. 물탱크차는 가뭄 상황에 따라 용수 부족이 심각한 밀양에 가장 많은 40대가 배치되는 등 경남지역 14개 시군에 분산 배치됐다. 경남도와 각 시·군에서 요청한 급수 시급 지역과 취수지를 오가며 13일 오후까지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형 물탱크차 한 대는 6천∼1만2천 리터의 물을 실을 수 있다. 경남지역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586.7㎜로 평년의 60.3%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강수량은 평년 5분의 1 수준인 23%에 그쳤다. 현재 경남 18개 시군 중 함양을 제외한 17개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한 주가 시작된 10일부터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역대 최고의 입추(7일) 무더위가 엊그제였는데 주말을 넘기며 아직 덥긴 하지만 폭염 정도는 아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국 곳곳에 내려졌던 폭염특보와 열대야주의보를 대거 해제하거나 하향했다. 이제 폭염경보가 발효된 곳은 없어졌고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육상 기상특보 구역도 전체(235곳)의 24%인 57곳에 그친다.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진 곳은 15곳으로 줄었다. 화요일인 11일 강원과 충북 일부는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침 최저기온이 19∼25도로 내려가겠다. 강원 대관령은 아침 기온이 15도, 지역 평균 해발고도가 965m인 태백은 16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서늘하게 느껴지겠다. 전국 낮 최고기온은 27도에서 34도 사이에 분포할 전망이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인천 24도와 34도, 대전 23도와 32도, 광주 25도와 34도, 대구 22도와 31도, 울산 23도와 30도, 부산 24도와 31도다.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아,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10일 밤에 열대야가 나타나고 11일 수도권과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