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가파른 암벽과 거대한 빙하는 왜 수천 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단순히 암석이 단단하고 기온이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얼음층인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산속 깊은 곳에서 바위와 토양을 서로 붙잡아주는 일종의 자연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이 접착제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구동토층의 얼음이 녹으면 바위 사이의 결합력이 떨어지고 경사면 내부에 물이 스며들면서 산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여기에 빙하가 그동안 받치고 있던 암벽까지 노출시키면 어느 순간 수백 만t의 얼음과 암석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대형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홍수 재앙도 이런 고산지대의 연쇄재난 위험을 다시 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네팔 랑탕국립공원 랑탕리룽 북사면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가 거대한 토석류와 홍수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규모 5.2 지진에 해당할 정도였고, 얼음과 물, 암석이 뒤섞인 급류는 하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선 날, 에어컨을 켜는 순간부터 돈이 나가기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상점과 식당은 냉방비가 늘어난다. 공장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다.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시간이 줄어든다. 택배기사와 배달노동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농민은 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축산농가는 가축이 떼로 죽어나가는 것을, 어부는 고기가 둥둥 물위에 떠다니는 걸 바라본다. 병원 응급실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린다. 폭염이 끝나도 비용은 끝나지 않는다. 농산물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력 수요 급증은 발전·송전망 투자 부담을 키운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기업의 생산량과 임금소득, 나아가 국가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준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날씨’가 아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돈을 빼앗아가는 거대한 비용 발생 장치다. 문제는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타는 돈은 ‘노동생산성’ 폭염의 경제적 피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의외로 전기요금이나 농산물 피해가 아니다. 사람의 노동력이 떨어지는 데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6년 여름, 대한민국은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시름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생겼다. “도대체 앞으로는 얼마나 더 더워질 것인가.” 기후과학자들의 대답은 분명하다. “지금의 폭염은 시작에 불과하다.” ◇2050년 대한민국의 여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1.3℃ 상승했다. 그러나 육지는 바다보다 빠르게 뜨거워진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연구들은 한반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모델 분석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한국은 2℃를 넘는 상승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으로 폭염과 열대야, 가뭄과 집중호우가 동시에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미경 KIST 기후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대에는 40℃의 극한고온이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게 되고, 2050년 전후에는 40℃를 넘는 폭염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히 최고기온의 숫자가 올라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고온에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한낮의 아스팔트 도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사진이 언론 1면을 장식한다. 건물 사이 좁은 골목에서는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 밤이 되면 도시민들은 강가나 고가도로 아래에서 열대야를 피한다. 한여름 한국의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자체가 뜨거워지고 있는 데다 도시의 구조가 그 더위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인구와 건물이 집중된 대도시에서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이 폭염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의 폭염은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전국적으로 10~30일가량 일찍 시작하고, 종료 시점도 약 10일 늦어졌다. 서울의 폭염 시작일은 과거 10년 평균 7월 19일에서 최근 10년에는 6월 24일로 무려 25일 빨라졌다. 폭염이 이제 ‘한여름의 짧은 사건’이 아니라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재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만든 ‘거대한 가열판’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워지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열섬 현상이다. 말 그대로 도시가 주변보다 뜨거운 하나의 ‘섬’처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2026년 여름, 대한민국은 연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한낮 기온이 보통 38도, 지역에 따라서는 40도를 넘나들고 밤에도 30도 안팎의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폭염은 단순히 불편하고 불쾌한 날씨가 아니다. 기상학자와 재난 전문가들은 폭염을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부른다. 태풍이나 홍수처럼 눈에 보이는 파괴를 남기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자연재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2003년 8월 초순 불과 약 두 주 동안 닥친 서유럽 폭염은 약 7만 명의 사망자를 냈고 올 여름 폭염으로도 이미 1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1995년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낮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은 미국 시카고에서는 단기간에 739명이 숨졌다. 시신이 너무 많아 냉동 트럭이 임시 시신 보관소로 동원될 정도였다. 세계기상기구(WMO)와 국내외 보건 기구 통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태풍, 홍수, 해일 등 다른 모든 기상 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태풍은 경로를 예측해 대비하고 대피할 수 있지만, 폭염은 공기 전체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기후위기는 곧 식량위기다.” 국제기구와 농업 전문가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경고다. 과거 기후변화는 북극의 빙하나 아프리카의 가뭄 문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뜨거워지는 지구는 이제는 가장 현실적인 ‘먹고 사는’ 문제, 즉 우리의 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산불, 홍수가 잇따르면서 주요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올리브유 가격은 치솟고, 밀과 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로 ‘기후 식량위기’를 말한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다.ㄱ ◇농작물이 성장을 멈춘다 식물은 인간처럼 더위를 피해 그늘로 이동할 수 없다. 폭염이 시작되면 농작물은 생존을 위해 잎의 기공을 닫는다. 수분 손실을 줄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다. 그러나 기공이 닫히면 광합성도 감소한다. 광합성은 식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결국 폭염이 지속되면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생산량도 감소한다. 특히 벼와 밀, 옥수수 같은 주요 곡물은 개화기와 수정기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한반도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넘어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9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강과 호수에는 녹조가 번지고, 농촌에서는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축사에서는 가축 폐사가 이어지고, 건설현장과 전통시장에서는 작업과 영업이 위축되는 등 피해가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6일 기상청 및 관련 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수도권과 충청, 호남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 39도 또는 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의 극단적인 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특보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으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도 처음으로 이를 발효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진 상황에서 최고기온 39도 또는 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의 극심한 더위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번 폭염은 단순히 ‘기온이 높은 여름’의 범위를 이미 벗어나고 있다. 고온이 장기간 지속되는 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토양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고, 하천과 저수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유럽을 달구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이 강물까지 말리면서 원자력발전과 수력발전, 화물운송, 농업, 제조업이 차례로 흔들리고 있다. 폭염이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는 바로 그 순간, 가뭄으로 냉각수가 부족해진 원전은 출력을 낮추거나 가동을 멈춰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자연재난으로 사회재난으로 연결되는 복합재난아 갈수록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5일 N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럽의 주요 혈맥인 다뉴브강과 라인강의 수위는 일부 구간에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전과 화력발전소는 가동에 제약을 받고, 수력발전량도 급감했다. 흘수(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깊은 화물선은 평소의 20% 안팎만 싣고 운항하거나 아예 멈춰 섰다. 원료와 연료 운송이 막히자 철강·화학·정유산업의 생산 차질과 물가 상승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이라는 하나의 자연재난이 물과 에너지, 교통, 산업, 식량을 연쇄적으로 타격하는 ‘재난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다뉴브강 말라붙자 헝가리 전력의 절반이 흔들렸다 가장 심각한 곳은 헝가리다. 헝가리 유일의 원자 헝가리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995년 7월, 미국 시카고를 강타한 폭염은 기상 재해를 넘어 폭염이 ‘사회적 참사’로 기록된 처음이자 대표적 사건이다. 1995년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미국 대도시 시카고는 불과 나흘 만에 도시 전체가 재난에 빠졌다. 낮 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았고, 습도는 90%에 육박했다. 체감 온도는 52도를 넘었다. 단 며칠 사이에 73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신이 너무 많아 영안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냉동 트럭이 임시 시신 보관소로 동원됐다. 이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폭염 재난(1995 Chicago heat wave)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시카고 폭염...독신, 저소득층, 노인이 가장 많이 희생 시카고 폭염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사망자 대다수가 특정 계층의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폭염이 아니라 사회적 고립이 사람을 죽였다.” 시카고 폭염을 연구한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저서 ‘열파(Heat Wave)’에서 이 참사를 ‘사회적 부검(Social Autopsy)’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흑인과 저소득층이 밀집한 남부와 서부 지역에 집중됐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이재명 대통령 : “(작업) 2시간에 (휴식) 20분. 그건 부탁 아니라 의무 아니에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2시간에 20분은 시행규칙으로 정했고 (체감온도) 38도부터 (긴급작업 제외 모든 옥외작업 중지는)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중대경보가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정부 부처 대책들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현 상황을 국가재난사태로 보고 국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필요한 조치들을 빠르고 빈틈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5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온열환자가 2000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16명에 이르는 등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 돼지·닭 등 가축과 양식 어류의 집단폐사, 농작물 피해 같은 재산손실 또한 매우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더 큰 문제는 기상 이변으로 극한적인 날씨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쪽방촌 주민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책을 한번 더 세심하게 살피고, 옥외 작업장과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 관리 역시 꼼꼼하게 챙겨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