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리포트/자전거 1천만시대] (하)전국민 90% 보험가입시대.. ‘사후보상’ 넘어 ‘예방형 안전정책’으로

전국 지자체 자전거 단체보험 가입자 4,700만명 돌파.. 보상망은 확대
보상금 지출에 예산 쏠려.. 위험 구간 단차 정비·안전시설 설치 등 직접 예산 밀려나
공영자전거 이용 71% 서울 집중.. 지방 도시는 보도 분리·스마트 예방 인프라 부족
AI 기반 위험 구간 분석·지속 가능한 예방형 안전 체계로 패러다임 전환 시급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전 국민의 90%가 지자체 자전거 단체보험 혜택을 받는 ‘사후 보상’ 체계가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사고 사망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배상금을 지급하는 수동적 정책에 예산과 행정력이 집중되면서, 정작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형 인프라' 구축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는 사후 처방을 넘어선 근본적인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전거 이용 현황 실태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의 자전거 단체보험 가입 인원은 약 4,700만 명에 달하며 전 국민의 90% 이상을 포괄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보험에 가입한 지자체 수 역시 2023년 168곳에서 2024년 171곳, 2025년 191곳으로 매년 늘어나 표면적으로는 전국적 안전 보상망이 빈틈없이 구축된 듯 보인다.

 

보상금 지출에 쏠린 예산.. 정작 '사고 예방' 직접 투자는 뒷전
그러나 이러한 단체보험의 전방위적 확대가 실질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자체 예산이 보험료 및 배상금 지출로 고정화되면서, 사고 다발 구간의 노면 정비나 안전시설 설치 등 직접적인 예방 예산을 압박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후 수십만~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사고가 빈발하는 교차로에 반사경을 설치하거나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의 단차를 없애는 것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단체보험은 사고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 그 자체가 사고를 막아주지는 않는다"며 "사후 보상에 치중된 지자체 자전거 예산 구조를 실질적인 도로환경 개선 중심의 '선제적 예방 예산'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간 인프라 격차 심화..  공영자전거 대여 71%가 서울에 집중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안전 인프라의 지역 간 극심한 양극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공영자전거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대여 실적 약 5,200만 건 중 무려 71%에 달하는 3,700만 건이 서울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597만 건, 11%), 경남(502만 건, 10%), 세종(262만 건, 5%) 등이 뒤를 이었으나, 수도권과 일부 광역 지자체를 제외한 대다수 지방 도시의 공영자전거 이용 실적 및 인프라 구축 수준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는 안전 인프라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자전거 전용도로 비중이 현저히 낮고, 기존 도로의 노후화 및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상시적인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후 보상 넘어 '예방형 스마트 안전 인프라'로 재편해야
전문가들은 자전거 사고 사망자 증가라는 역설을 끊어내기 위해 정책의 패러다임을 '사후 보상'에서 '스마트 예방 인프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선 도로교통공단 및 지자체의 교통사고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사고 다발 구역과 위험 노면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AI 기반의 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한 물리적 펜스 설치나 차로 신설을 통해 자전거와 보행자, 자동차의 동선을 명확히 분리하는 물리적 안전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정부 부처도 국토종주 자전거길 노선 확대와 안전교육 지원 등 이용 문화 확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현장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간 실질적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자전거는 친환경 이동 수단이자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정책의 초점 역시 단순 수치상의 연장 길이나 보험 가입률을 넘어 '사고 없는 안전한 주행 환경'을 만드는 데 맞춰져야 한다"며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해 예방적 투자에 집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전거 안전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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