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도심 속 지하철 공사나 복합건물 굴착 현장을 지날 때, 도로 바깥쪽에敷設(부설)된 칙칙한 쇠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지하를 파내는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그 위로 사람과 차량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해 두는 도로 덮개, ‘복공판(覆工板)’이다.
복공판은 말 그대로 공사 구간의 뚫린 노면을 덮어 가설 도로를 형성해 주는 구조물이다. 하루 수만 대의 승용차와 대형 트럭이 그 위를 달리고 시민들이 발을 딛는 만큼, 가설 기자재 중에서도 시민 및 작업자 안전과 가장 직결된 부품이다.
그러나 그간 현장에서는 ‘임시 구조물’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품질 검증 기준이 부재해, 비만 오면 차가 미끄러지거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도로 위 ‘숨은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이 같은 도로 위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복공판의 객관적인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국가표준을 전격 마련키로 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원장 김대자)은 건설 현장에서 굴착 노면을 복개하고 차량의 통행을 돕는 복공판의 성능 시험방법(KS F 8091)을 국가표준(KS)으로 신규 제정해 고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표준은 ‘e-나라표준인증’을 통해 공개된다.
그동안 복공판은 차량 통행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가설 기자재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표준 시험방법이 없어 평가 기관이나 시험 조건에 따라 검사 결과가 제각각으로 나오는 어려움이 컸다. 이로 인해 실제 도로에 설치된 후 차량 주행 시 미끄럼 저항이 떨어지거나, 대형 중장비의 반복 하중에 못 이겨 용접 이음부에 균열이 생겨도 이를 사전에 걸러내기 힘들었다.
이번에 제정된 KS 표준은 국토교통부 및 업계, 시험·연구기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미끄럼 저항 성능 시험 △정하중(기본 하중 견딤) 시험 △용접 이음부 피로 시험 등 핵심 3대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구체화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릴 때 오토바이와 차량의 대형 사고로 이어지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복공판 표면의 요철을 고려한 ‘연속 측정 방식’의 미끄럼 저항 시험을 도입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반복적인 하중 자극에 따른 용접부 파손을 막고자 피로 시험의 재하 주파수를 3Hz 이하로 명확히 규정하고, 변위계 위치 등 정하중 시험 기준도 세분화했다.
건설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KS 표준 마련이 건설 현장의 자재 수급 구조와 안전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일부 현장에서 단가 절감을 위해 저품질이나 재활용 복공판을 무분별하게 설치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복공판은 공사 기간 동안 일반 차량과 시민이 직접 통행하는 중요한 시설인 만큼,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험방법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 및 산업 현장의 안전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평가 표준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