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서울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의 원인 규명이 당초보다 두 달 더 길어진다.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당초 9월 30일까지였던 조사기간을 오는 11월 30일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조위는 지난 5월 28일 첫 회의를 연 뒤 4개월 동안 현장조사와 관계자 청문, 시료채취 및 재료 품질시험, 설계·시공도서 검토, CCTV 영상 분석, 붕괴 시나리오 분석 등을 진행해 왔다. 이번 연장은 사고의 직접적인 붕괴 메커니즘과 구조적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사조위는 교량 거더(교량 상판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큰 보)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붕괴했는지를 추가 분석하고, 철거 진행 과정을 반영한 3차원 구조해석 모델링도 실시하기로 했다. 콘크리트와 철근 등 주요 재료의 품질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관계자 청문도 추가로 진행해 사고 당시 상황과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전점검 중 무너진 고가…3명 사망·3명 부상
서소문고가 붕괴사고는 지난 5월 26일 오후 2시 33분께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 철거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철거 중이던 고가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 관계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시공사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구조기술사 등이었다.
사고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붕괴 직전 이미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사고 당일 새벽 고가 거더에서 약 2.9㎝의 침하가 발생해 철거작업이 중단됐고, 이후 오후에 관계자들이 구조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전진단을 하던 중 붕괴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관계자들이 거더 사이에서 상태를 확인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구간 아래로는 경의선 철도가 지나고 있어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사고 이후 안전조치와 잔여 구조물 철거가 진행되면서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감축됐고, 사고 이틀 뒤부터 긴급 철거작업이 재개됐다.
해체계획부터 거더 절단·안전관리까지 전방위 조사
국토교통부는 사고 이틀 뒤인 5월 28일 객관적인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토목구조 분야 전문가인 박철우 강원대학교 교수가 맡았으며, 사고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산·학·연 외부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조위는 그동안 해체계획 등 안전관리계획서 수립·이행의 적정성, 거더 절단계획과 해체 작업에 대한 구조검토의 적정성, 시설물 노후화 영향에 대한 사전조사 여부, 거더 전도 방지시설과 안전난간·추락방호망 등 현장 안전관리 상태, 발주청·시공사·감리 등 공사 주체별 안전 의무 이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이번 조사기간 연장으로 사고가 단순한 시공 과정의 문제였는지, 기존 구조물의 노후화나 철거 순서·방식, 거더 절단 및 지지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조적 분석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왜 무너졌나’ 넘어 철거공사 안전체계도 쟁점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현장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후 교량과 고가도로 해체공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철거공사는 구조물이 완성돼 가는 일반 건설공사와 반대로 기존 구조물을 순차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하중 분포와 구조적 안정성이 계속 달라진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
구조물을 어느 순서로 절단하고 제거하느냐에 따라 남아 있는 부재에 예상보다 큰 하중이 집중될 수 있는 만큼 해체계획과 구조검토, 현장 계측, 이상 징후 발생 시 작업중지와 추가 보강 여부 등이 핵심 안전요소로 꼽힌다.
서소문고가 사고에서도 붕괴 전 침하 현상이 확인된 만큼 당시 작업중지 이후 어떤 안전조치가 취해졌는지, 안전진단 과정에서 현장 접근이 적절했는지 등이 중요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철거·해체공사 안전관리 강화방안 등 유사 사고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철우 사조위 위원장은 “구조·시공·안전·품질 분야별 각계 민간전문가들이 체계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그간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엄정하게 진행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조위가 조사기간을 두 달 더 연장하면서 최종 조사결과는 당초 예상보다 늦게 나오게 됐다. 그러나 6명의 사상자를 낸 데다 붕괴 전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됐던 사고인 만큼, 단순히 조사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붕괴가 어떤 과정으로 발생했고 당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향후 유사한 철거공사 사고를 막는 데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