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안전] <16> 급증하는 전동 킥보드 사고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퇴근 시간 도심의 한 자전거도로. 전동 킥보드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간다. 잠시 뒤 보도와 도로 사이의 작은 턱을 만난 킥보드가 크게 흔들렸다. 타고 있던 사람은 핸들을 놓치며 그대로 아스팔트에 넘어졌다. 헬멧은 쓰지 않은 상태였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려다 머리와 얼굴을 크게 다치는 순간이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동수단이다. 문제는 ‘가볍게 타는 것’과 ‘가벼운 사고’가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특히 전동 킥보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보다 작고 가벼워 운전하기 쉽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작은 바퀴 때문에 보도 턱이나 요철, 빗길에서 균형을 잃기 쉽다. 몸을 보호해주는 차체도 없어 넘어지는 순간 충격을 그대로 받는다.

 

◇2019년 447건에서 2024년 2232건

 

사고 통계는 이런 위험을 보여준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을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는 2019년 447건에서 2023년 2389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사망자도 2019년 8명에서 2023년 24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473명에서 2622명으로 급증했다.

 

다만 증가세가 계속된 것은 아니다. 2024년 PM 사고는 2232건으로 전년보다 6.6% 감소했다. 사망자는 23명, 부상자는 2486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줄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PM 사고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2024년에도 매일 평균 6건 안팎의 PM 사고가 발생한 셈이고, 한 해 동안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행자와 부딪히는 사고도 많다

 

PM 사고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보행자 사고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분석한 2023년 PM 사고 가운데 차 대 사람 사고 비율은 46.0%였다. 전체 차종의 차 대 사람 사고 비율 18.7%보다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보도를 빠르게 달리거나 보행자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행동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사고는 킥보드 이용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킥보드와 부딪힌 보행자가 넘어져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더 위험한 것은 ‘혼자 넘어지는 사고’다. 같은 분석에서 2023년 PM 사고 사망자의 62.5%가 공작물 충돌, 전도, 도로 이탈 등 단독사고​로 발생했다. 단독사고라고 해서 가벼운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다.

 

◇헬멧·속도·음주…기본부터 지켜야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헬멧이다. 전동 킥보드는 사고 때 몸을 감싸주는 차체가 없기 때문에 머리 부상에 특히 취약하다. 실제로 한국도로교통공단은 PM 이용 시 안전모 착용과 속도 준수, 음주운전 금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운행 전에는 타이어와 브레이크 상태를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보면서 운전하지 않아야 한다. 이어폰으로 주변 소리를 차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비가 내렸거나 도로가 젖은 날에는 속도를 더욱 낮춰야 한다.

 

두 사람이 한 대에 올라타는 것도 금물이다. 전동 킥보드는 1인 탑승이 원칙이며, 무게중심이 달라지면 급제동이나 방향 전환 때 쉽게 균형을 잃을 수 있다.

 

음주 후 운전은 더욱 위험하다. 술을 마시면 판단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져 작은 장애물을 발견하고 피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집까지 몇백m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사고를 부를 수 있다.

 

밤에는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밝은 옷이나 반사 소재를 활용해야 한다. 다른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가 나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방어운전이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는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하지만 두 바퀴로 달리는 순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교통법규와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가까운 거리일수록 헬멧을 쓰고, 속도를 낮추고, 한 사람만 타고,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 사고를 막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결국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