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추석이면 식탁에 송편을 비롯해 각종 떡과 전, 고기, 과일 등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가족과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명절 음식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순간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기도폐쇄(질식)다.
특히 송편처럼 찰기가 강한 떡은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면 목이나 기도에 달라붙어 호흡을 막을 수 있다.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몇 분 안에 의식을 잃고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된다.
소방청 구급통계에 따르면 2021~2025년 떡과 음식물로 인한 기도막힘 사고로 119가 출동한 건수는 모두 1,487건이었다. 이 가운데 1,19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455명(38.1%)은 심정지 상태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송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998명으로 83.5%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가 고령층에서 특히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명절에는 떡 음식이 많으므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5년간 설 연휴 기간 떡·음식물 기도막힘으로 병원에 이송된 사람은 31명으로, 연휴 하루 평균 1.3명꼴이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29명으로 96.7%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추석 명절 기간엔 송편을 먹다가 목이 막히는 등 기도 폐쇄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34명이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추석 연휴 기간 발생한 기도폐쇄 관련 119 출동 건수는 총 225건인데 병원 이송 인원은 162명, 심정지 환자는 34명에 달했다.
병원 이송 인원 162명 중 80세 이상이 68명(42%)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29명(17.9%), 60대 18명(11.1%)이 뒤를 이어 60대 이상 고령자가 전체 71%였다. 10세 미만 어린이 이송자도 26명(16%)에 달했다.
◇떡은 왜 노인에게 특히 위험할까
나이가 들면 씹는 힘과 삼키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치아가 약하거나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 음식물을 충분히 잘게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삼키기도 한다. 여기에 침 분비 감소, 삼킴 반사 저하 등이 겹치면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명절 특유의 식사 환경도 문제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웃으면서 삼키는 경우가 있다.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먹다가 평소보다 큰 덩어리를 삼키기도 한다.
특히 송편과 같은 찰기 있는 떡은 다른 음식보다 목에 달라붙기 쉽다. 떡이나 고기 등의 음식물이 기도를 막으면 산소가 폐로 들어가지 못하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작게, 앉아서’
질식을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송편을 한입에 넣지 않는다. 어르신에게는 송편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제공하는 것이 좋다.
둘째, 충분히 씹은 뒤 삼킨다. 음식물을 입에 넣은 상태에서 말을 하거나 웃는 것도 피한다.
셋째, 앉아서 먹는다. 걸어 다니거나 서서 음식을 먹으면 갑작스럽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커진다.
넷째, 음식을 급하게 먹지 않는다. 명절에는 음식 종류가 많아 평소보다 식사 속도가 빨라지기 쉽다.
다섯째, 고령자가 떡을 먹을 때는 가족이 가까이에서 살핀다. 소방청도 명절에 어르신들이 떡이나 음식물을 먹을 때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갑자기 목을 움켜쥔다면…‘하임리히법’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이다. 음식이 목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목을 움켜쥐거나, 숨을 쉬지 못하고 얼굴이나 입술이 파래지는 경우에는 기도폐쇄를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처치로 복부 밀어올리기(하임리히법)를 시행해야 한다.
환자가 강하게 기침할 수 있다면 억지로 손가락을 입안에 넣어 음식을 빼내려고 하지 말고 기침하도록 유도하면서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해야 한다.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는 결국 산소 부족으로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 음식 질식 사고, 막는 법]
천천히 먹기—급하게 삼키지 않는다.
작게 잘라 먹기—특히 고령자는 송편을 잘게 나눈다.
앉아서 먹기—걷거나 서서 먹지 않는다.
목을 움켜쥐고 숨을 못 쉬면→즉시 119 신고+기도폐쇄 응급처치
의식을 잃으면→즉시 심폐소생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