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서울 여의도의 가을밤이 다시 한번 거대한 불꽃으로 물들었다.
한화그룹이 주최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100만여 명의 시민이 찾은 가운데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6일 밝혔다.
화려한 불꽃만큼 눈길을 끈 것은 ‘안전’이었다. 한화는 안전관리 비용을 포함해 행사비 약 130억원을 전액 부담했고, 이 가운데 안전 관련 인건비와 물품 제작 등에만 45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안전관리 비용 38억5000만원보다 약 17% 늘어난 규모다.
한화 임직원 봉사단 1200여 명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여 명의 안전관리·질서유지 인력이 현장에 배치됐다. 서울시 역시 경찰·소방·자치구·한화 등과 종합안전본부를 꾸리고 행사장과 지하철역, 한강 수상 등에 총 6800명의 안전인력을 투입했다. 안전펜스 등 안전장비도 지난해보다 20% 확대했다.
김승연 “불꽃 쏘는 이유, 모두가 함께 누리는 행복”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올해로 22회를 맞았다. 한화그룹은 2000년 첫 행사를 시작한 이후 코로나19 등 불가피하게 행사가 열리지 못한 때를 제외하고 20년 넘게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 측은 이 축제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함께 멀리’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되 시민 누구나 한강변에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해온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올해 축제를 앞두고 “한화가 하늘 위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하늘을 보는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이기에 그 행복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오지 못한 시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화TV를 통한 생중계는 조회수 268만회를 기록했고, 최고 동시접속자 수도 26만 명에 달했다. 이제 불꽃축제가 여의도 현장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수백만 명이 함께 즐기는 행사로 확장된 셈이다.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이 서울 밤하늘로
올해 불꽃축제에는 한국의 ㈜한화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의 대표 불꽃팀이 참가했다. 각국의 개성을 살린 연출이 이어진 가운데 한국팀은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받은 ‘더 스태리 나잇(The Starry Night)·빛의 퍼즐’을 주제로 무대를 꾸몄다.
불안과 설렘,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등 사람의 마음속에 흩어진 감정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제자리를 찾아 하나의 빛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불꽃으로 표현했다.
서울시는 올해 축제 전체 주제를 ‘당신의 빛을 찾아서(Your Infinite Colors)’로 정하고, 한국·미국·영국 3개국이 참여하는 본행사와 함께 처음으로 전야제도 운영했다. 도심과 한강, 밤하늘을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활용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단순한 불꽃 공연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렌지세이프티’로 인파 밀집 실시간 관리
올해 행사에서 한화가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인파 관리였다. 100만 명 안팎의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한화는 서울시와 서울경찰청, 소방재난본부 등 관계기관과 종합상황실을 구축해 인파와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통신사와 연계한 안전관리 애플리케이션 ‘오렌지세이프티’도 적극 활용했다. 휴대전화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의 인파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관람객을 다른 지역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KT의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CCTV 통합관제 시스템 등 첨단 기술도 동원됐다. 서울시 역시 주요 진출입로와 인파 밀집지역에 안전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관람객 동선을 분리했다. 혼잡 상황에 따라 여의나루역 무정차 통과나 출입구 폐쇄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지하철·도로 교통대책도 함께 가동했다.
대규모 도심 축제에서 안전관리의 핵심이 단순히 인력을 많이 배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와 통신기술을 이용해 ‘혼잡이 생기기 전에 분산시키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보훈가족 300여 명 초청.. 축제 끝난 뒤엔 ‘클린 캠페인’
한화는 이번 축제에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등 보훈가족 300여 명도 특별 초청했다. 보훈가족 초청은 2024년 시작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많은 시민이 함께 즐기는 대표 행사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가족들을 초청한다는 취지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한화 임직원들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현장 안전관리와 안내에 참여했던 1200여 명의 한화 임직원 봉사단은 불꽃이 모두 사라진 뒤 늦은 밤까지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남아 쓰레기를 수거하고 행사장을 정리하는 ‘클린 캠페인’을 펼쳤다. 100만 명이 찾는 대형 행사가 남기는 막대한 쓰레기와 환경 부담까지 기업과 임직원들이 직접 책임지겠다는 취지다.
화려함보다 중요한 ‘안전한 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이제 매년 100만 명 안팎의 인파가 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축제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규모가 커질수록 화려한 연출만큼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서울시와 한화,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은 올해 행사에 역대 최대 수준의 안전인력과 장비를 투입했고 실시간 인파 밀집도 측정과 CCTV 관제, 교통 통제까지 복합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한화가 전체 행사비 130억원 가운데 45억원을 안전에 투입했다는 점은 대형 민간 축제에서 안전관리 비용을 단순한 부대비용이 아닌 핵심 투자로 보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김승연 회장이 말한 ‘모두가 함께 누리는 행복’도 결국 안전이 전제돼야 가능한 일이다.
100만여 명의 시민이 한강변에서 같은 하늘을 바라본 5일 밤. 수만 발의 불꽃은 사라졌지만, ‘화려한 축제일수록 안전은 더 촘촘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밤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