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돌발홍수 실종자 1천명 넘었다"… 사망자 최소 389명 확인

빙하·암석 붕괴가 거대한 급류로… 마을·도로·교량 순식간에 휩쓸어
네팔서 389명 사망·900여명 실종… 티베트까지 합치면 실종자 1,400명 넘어
우리나라 두산에너빌리티·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9명 연락두절
도로 40㎞·교량 35곳 파손… 구조작업 본격화되며 인명피해 더 늘어날 가능성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네팔 북부와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규모 돌발홍수(flash flood)로 인한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네팔에서만 최소 38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네팔과 티베트를 합친 실종자는 1,400명을 넘어섰다. 산악지역 곳곳의 도로와 교량이 끊긴 데다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지역이 많아 구조·수색이 진행될수록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8일(현지시각) AP와 가디언 등 외신과 네팔 당국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이번 홍수로 지금까지 389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네팔 내에서만 900명 이상이 실종 또는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 티베트에서도 최소 3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돼 네팔과 티베트를 합하면 사망자는 392명, 실종자는 약 1,500명에 이른다.

 

특히 초기 집계와 달리 피해지역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면서 사망·실종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네팔 당국은 실종자 집계도 기관별로 차이가 있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재난은 26일 네팔과 티베트 국경 인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너진 얼음과 암석, 토사가 계곡과 강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엄청난 양의 물과 진흙이 급류가 돼 하류지역을 덮쳤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규모 4.4의 지진으로 분석했던 진동이 실제로는 빙하와 암석이 대규모로 붕괴하면서 발생한 지진파였다고 분석을 수정했다.

 

홍수의 속도는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을 거의 허용하지 않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히말라야 지역을 연구하는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트리슐리강 수위가 불과 30분 만에 약 9m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대한 물과 진흙, 바위가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주택과 차량은 물론 도로와 교량, 수력발전시설까지 휩쓸었다.

 

피해는 네팔 북부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역 등에 집중됐다. AP가 공개한 현장 사진과 영상에는 여러 층짜리 건물의 2층 높이까지 진흙이 뒤덮이고 차량이 토사에 매몰된 모습이 담겼다. 일부 마을은 사실상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괴됐다.

 

수색과 구조 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엔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교량 35곳 이상이 파괴되고 약 40㎞의 도로가 훼손됐다. 전력과 통신까지 끊긴 곳이 많아 구조대가 피해지역으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 정부는 군과 경찰 등 대규모 구조인력을 투입하고 헬기를 동원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외국인 피해도 상당하다. 네팔 관광당국 등에 따르면 네팔에서 연락이 끊긴 외국인은 500명을 넘는다. 인도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를 비롯한 30여개국 관광객과 순례객이 포함돼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힌두교와 불교의 성지로 꼽히는 티베트의 카일라스산(Mount Kailash)을 찾았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이번 홍수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디지 않고 있다. 

 

추가 홍수 가능성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빙하와 암석이 붕괴한 지역에 토사가 물길을 막으면서 이른바 '자연 댐' 형태의 호수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네팔 당국은 수위가 계속 상승해 이 호수가 무너질 경우 다시 대규모 급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하류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유엔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톰 플레처 인도주의 담당 사무차장은 이번 홍수를 "끔찍한(horrifying) 재난"이라고 표현하면서 긴급 의료와 식수, 임시 거처 마련을 위해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200만달러를 우선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의 정확한 원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계기는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였지만, 히말라야 지역의 기온 상승과 빙하 감소, 영구동토층 약화 등이 산악지형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피해지역 상당 부분에 구조대가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집계된 389명의 사망자는 최종 수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네팔과 중국 당국이 실종자 수색을 확대하면서 이번 홍수의 전체 인명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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