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에볼라 확진자 5500명 넘어서…치명률 47.9%

WHO, “중대 고비”...100일 사이에 2600명 사망
치명률 높지만 환자의 체액 접촉으로만 감염
코로나19처럼 호흡기 감염 아니어서 지구촌 확산 우려 희박
질병청은 근처 5개 국가의 입국자 검역 강화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 확진자가 5500명을 넘어서며 크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월 15일 민주콩고 정부가 에볼라 발병 선언을 한 이후 100일이 지난 지금, 세계보건기구(WHO)는 "중대한 고비"라고 말했다.

 

24일 민주콩고 정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자국 내 에볼라 확진자는 5514명이고 이중 사망자는 2642명이다. 치명률은 47.9%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7일간 보고된 사망자만 317명이다. 지금까지 완치된 인원은 1200명이고 현재 808명이 격리 또는 입원 중이다.

 

2만 8616명이 확진돼 1만 1310명이 숨졌던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발병 선언 이후 100여 일이 지난 현재 시점으로 비교해보면 현재 사망자 수가 당시의 7배를 넘는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에볼라는 치명률이 매우 높은 급성 바이러스 감염병이지만 사람 간 전파가 감염자의 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나라나 다른 대륙으로 쉽게 퍼지는 병은 아니다.

 

다만 현재 치료·백신이 제한적인 분디부교 바이러스가 매우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국제적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장인 모하메드 야쿠브 자나비 박사는 “이번 발병은 중대한 고비에 도달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이번 발병을 얼마나 빨리 통제하고 생명을 보호하고 구할 수 있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병 이후 지금까지 민주콩고의 방역 역량은 크게 확대됐다. 에볼라 검사가 가능한 검사실은 기존 1곳에서 19곳으로 늘었으며, 하루 3천건 이상의 검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에볼라 병상은 10개도 안 되던 것이 13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발병지인 민주콩고 북동부의 치안 불안과 분쟁, 의료진에 대한 임금 미지급 등 미비한 지원, 지역사회의 불신,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 등은 여전히 에볼라 확산 방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인도주의 활동가에 대한 공격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에볼라 사태는 이투리, 북키부, 남키부, 오트우엘레, 바우엘레, 초포주 등 6개 주 57개 보건구역으로 확산했다. 이투리는 여전히 이번 유행의 진원지다. 전체 확진자의 약 85%, 사망자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까지 퍼질 가능성은?

 

현재 단계에서 한국 국민이 민주콩고에서 유행하는 에볼라에 감염될 위험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에볼라는 코로나19처럼 호흡기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사람 사이에 쉽게 퍼지는 감염병과는 전파 양상이 전혀 다르다. 감염자의 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감염되기 때문에 일상적 접촉만으로 쉽게 퍼지는 병은 아니다.

 

WHO도 위험수준을 인접 국가는 ‘높음’으로, 아프리카 지역 전체는 ‘상대적으로 낮음’으로, 세계적 위험은 ‘낮음’으로 평가했다. 민주콩고에서 외국으로 감염자가 이동한 사례는 있었지만 민주콩고 밖에서 지속적인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만일에 대비해 민주콩고와 우간다, 남수단,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5개 국을 에볼라바이러스병 중점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지역을 체류하거나 경유한 사람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국내 입국 시 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입국 후에는 에볼라 최대 잠복기를 고려해 21일 동안 발열이나 복통 등 의심 증상을 스스로 확인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청 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병(Ebola virus disease)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매우 심각한 급성 감염병으로 처음에는 독감처럼 보일 수 있다.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 심한 두통, 근육통·관절통, 극심한 피로감 등이고 병이 진행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탈수, 발진, 출혈 등이 일어난다.

 

에볼라가 무서운 이유는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빠르게 증식하면서 면역체계와 여러 장기의 기능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 기능과 혈액 응고 체계가 망가지고, 심한 구토·설사로 탈수가 발생하며 간·신장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에볼라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동안 백신과 치료제가 집중적으로 개발된 것은 주로 자이르형이다. 이번 유행은 ‘분디부교 바이러스(Bundibugyo virus)’인데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특이 치료제가 없다. WHO는 후보 백신과 치료제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감염 경로는 감염자의 혈액, 구토물, 설사액, 침·땀 등 체액, 기타 체액 등으로 직접 접촉하거나, 이런 체액에 오염된 물건을 만지면서 감염될 수 있다. 특히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감염 위험이 크다.

 

환자가 사망한 뒤에도 시신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장례 과정에서의 직접 접촉이 대규모 유행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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