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지난 지 보름 넘었는데".. 35도 넘어 전국 폭염 몸살

서울 동남·동북권 12개 구 폭염경보…나머지 13개 구도 폭염주의보
강릉·부산·대구·울산·경기·충남·경북·경남 곳곳 경보…낮 최고 36도
기상청 “당분간 무더위”…소나기 내려도 더위 쉽게 꺾이지 않을 듯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가을의 문턱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8월도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은 여전히 35도를 넘나들고 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일부 지역의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강원 강릉과 경기 남부, 충남, 전북, 경북, 경남 등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다시 강한 더위에 갇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남권과 동북권에 내려져 있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동남권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4개 구, 동북권은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등 8개 구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2개 구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이다. 강서·양천·구로·영등포·동작·관악·금천 등 서남권과 은평·종로·마포·서대문·중·용산구 등 서북권에는 폭염주의보가 유지됐다. 사실상 서울 전역이 폭염특보 아래 들어간 셈이다.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9일 이후 보름 만이다. 밤더위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서울은 24일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돌며 열대야도 다시 나타났다.

 

강릉도 폭염경보.. 강원 내륙 곳곳 주의보

강원도 역시 동해안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강릉평지와 동해·삼척 평지 및 산지 등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원주를 비롯해 영월·횡성·철원·화천·춘천·속초·고성·양양·정선·홍천·양구 등 상당수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동해안은 바다와 가까워 한여름에도 내륙보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있지만, 이날은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강릉 등에서 체감온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지역도 김포·오산·평택·하남·이천·안성·화성·광주와 용인·여주 일부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수원과 성남, 고양, 의정부, 남양주 등 상당수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충남에서는 공주와 청양, 보령 등에 폭염경보가,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충북 역시 전역에서 폭염주의보가 이어졌다.

 

부산·대구·울산도 경보.. 통영까지 다시 뜨겁다

남부지방의 더위도 만만치 않다. 부산과 대구, 울산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경남에서는 양산·창원·김해·밀양·의령·함안·창녕·진주와 통영 등 다수 지역이 폭염경보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통영은 불과 일주일 전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산사태, 침수 피해를 겪은 곳이다. 복구가 아직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다시 폭염경보가 내려지면서 수해복구 현장의 온열질환 위험까지 커지게 됐다.

 

거제와 사천·고성·남해 등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경북 역시 구미·경산·고령·칠곡·상주·예천·포항과 울진평지, 경주 일부 등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영천·청도·성주·문경·영주·의성·청송·영덕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전북에서는 전주·익산·정읍·김제·고창·군산 등에, 전남에서는 순천·광양·담양·장성·신안 등 다수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광주 역시 폭염경보 지역에 포함됐다.

 

전국 대부분이 폭염주의보 또는 경보 아래 놓이면서 ‘지역적인 폭염’이라기보다 전국적인 무더위에 가까운 상황이 됐다. 

 

24일 낮 최고 31~36도.. 평년보다 크게 높아

기상청이 이날 오전 11시 발표한 전국 단기예보에 따르면 24일 낮 최고기온은 31~36도로 예상됐다. 이 시기 평년 최고기온이 26.7~30.3도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지역이 평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전날에도 전국 최고기온은 30.4~36.0도까지 올랐다.

 

25일에도 31~36도, 26일 역시 지역에 따라 최고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적어도 이번 주 초반까지는 가을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4일 오전 11시 단기예보에서 첫머리부터 “당분간 무더위”​라고 전망했다. 일부 내륙에는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중·북부 내륙, 충남 남동 내륙, 충북 남부에는 5~20㎜, 전북 내륙과 광주·전남, 대구·경북 남부 내륙과 경남 서부 내륙에는 5~30㎜가 예상됐다.

 

하지만 소나기가 더위를 완전히 꺾어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비가 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갔다가 그친 뒤 다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주의보 33도·경보 35도.. ‘기온’보다 체감온도 기준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는 어떻게 다를까. 현재 기상청의 폭염특보는 단순한 낮 최고기온이 아니라 ‘일 최고체감온도’​를 기본 기준으로 삼는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때문에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못 미치더라도 습도가 높아 몸으로 느끼는 온도가 33도를 넘으면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수 있다.

 

반대로 실제 기온이 33도를 넘어도 습도가 낮아 체감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특보가 발효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상청은 2023년부터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최고체감온도를 폭염특보의 기본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 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도 신설됐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일 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경우 발효되는 최상위 폭염특보다. 지난 4일 서울 전역에 처음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즉 현재 폭염특보 체계는 ‘주의보→경보→중대경보’로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8월 말인데 왜 이렇게 덥나

절기상으로는 이미 입추가 지난 지 보름이 넘었다. 처서도 지났다. 하지만 실제 대기의 계절 변화는 절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한반도에는 여전히 따뜻한 공기가 자리 잡고 있고, 햇볕이 강한 낮에는 지표가 빠르게 달궈지고 있다. 여기에 습도까지 높은 지역에서는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아진다.

 

특히 올해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서울 일부에서 40도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이후 남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잠시 기온이 떨어졌지만 비구름이 물러난 뒤 더위가 다시 세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기상청의 중기 전망에서도 더위가 당장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8일부터도 창원 33도, 전주와 광주 등 남부 주요 도시가 32~33도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폭우 피해지역은 ‘복구 중 폭염’ 이중고

이번 폭염은 특히 최근 수해를 입은 남부지방에 더 큰 부담이다. 거제와 통영 등은 지난 15~17일 기록적인 물폭탄으로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피해 주택과 도로에서는 토사와 폐기물을 치우는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시 체감온도가 33~35도를 넘어설 경우 야외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진다. 수해지역은 높은 습도와 침수 폐기물로 위생관리에도 취약하다. 폭염이 이어지면 음식물과 생활폐기물 부패가 빨라지고 복구 인력의 체력 소모도 커질 수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반도의 관심은 ‘극한호우’에 쏠려 있었다. 그 비가 물러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번에는 전국 상당 지역에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이같은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줄이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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