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NOW] 이 대통령, 폭우 산사태 겪은 거제·통영 특별재난지역 선포.. 어떤 내용 담겼나

거제 전역·통영 산양읍·봉평동 우선 지정.. 복구비 국비 추가 지원
피해 주민 세금 납부유예·전기·통신·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감면
靑 “다른 피해지역도 정밀조사 뒤 기준 충족하면 추가 선포 검토”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광복절 연휴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본 경남 거제와 통영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거제시 전역과 통영시 산양읍·봉평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남부지방에 쏟아진 극한호우로 산사태와 침수, 도로 파손 등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다.

 

정부는 아직 정밀 피해조사가 끝나지 않은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빠른 피해 수습 및 복구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피해 지역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를 거쳐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흘 새 여름 한철 비 쏟아져.. 거제·통영 피해 집중

이번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 기간 거제에는 956.1㎜, 통영에는 766.9㎜의 비가 내렸다. 거제와 통영 모두 기상관측 이래 기록적인 수준의 강수량이다.

 

특히 거제에서는 17일 새벽 한 시간 동안 124.5㎜의 비가 쏟아지며 1972년 기상관측 시작 이후 1시간 최다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사태가 옥포동의 한 아파트를 덮쳐 주민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주택과 상가, 학교, 전통시장이 물에 잠기고 도로와 각종 공공시설이 파손됐다. 통영에서도 산사태와 주택·도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정부가 중앙합동조사를 모두 마치기 전에 거제시와 통영시 일부를 먼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중대본은 “피해의 신속한 수습과 복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선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별재난지역 되면 뭐가 달라지나

특별재난지역은 자연재난이나 대형 사회재난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재정만으로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선포한다.

 

가장 큰 변화는 복구비다. 일반 재난지역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복구비를 분담하지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 일부를 국가가 추가로 부담한다.

 

거제와 통영 입장에서는 산사태 복구와 도로·하천·공공시설 정비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중 지방비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주택 침수와 농·축·수산업 피해 등에 대한 재난지원금은 특별재난지역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기준에 따라 지급되지만, 특별재난지역에서는 각종 간접지원이 추가된다.

 

행정안전부의 현행 지원체계에 따르면 일반 재난지역에 제공되는 국세 납부유예 등 25가지 지원 외에도 건강보험료와 전기·통신·도시가스요금 감면 등 13종의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납부기한을 연장하거나 징수를 유예할 수 있고, 피해 정도에 따라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의 감면도 가능하다. 재난으로 생활 기반을 잃은 주민들이 복구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각종 생활비를 국가가 일정 부분 덜어주는 취지다.

 

통영은 전역 아닌 산양읍·봉평동부터 지정

이번 선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거제는 시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통영은 산양읍과 봉평동만 우선 포함됐다는 것이다. 특별재난지역은 시·군·구 전체를 지정할 수도 있지만 피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경우 읍·면·동 단위로도 지정할 수 있다.

 

통영에서는 특히 산양읍과 봉평동의 피해가 선포기준을 충족할 것이 확실한 것으로 판단돼 우선 지정됐다. 향후 통영의 다른 읍·면·동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피해액이 선포기준을 넘는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 지정될 수 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을 한 번에 모두 지정하지 않고 피해가 심한 지역부터 우선 선포한 뒤 정밀조사를 거쳐 추가하는 방식은 과거 수해 때도 반복적으로 사용돼 왔다.

 

 

올해 들어서도 안동·의성 등 잇따라 선포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최근 기후재난이 잦아지면서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불과 2주 전인 지난 7일에도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경북 안동시 일직·남선·임하면과 의성군 단촌면 등 4개 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안동과 의성은 지난해 대형 산불 피해 복구에 이어 올해 호우까지 겹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진 지역이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는 경기 가평, 충남 서산·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합천 등 6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지정됐다. 피해 주민에게는 재난지원금과 세금 납부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이 지원됐다.

 

지난 2025년 3월 대형 산불 때도 울산 울주군과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 등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2024년 7월 집중호우 당시에는 충북 영동군과 충남 논산·서천, 전북 완주, 경북 영양군 입암면 등 5개 지역이 먼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고, 정밀조사 이후 충북 옥천과 충남 금산·부여, 전북 익산, 경북 안동 등 11개 지역이 추가됐다.

 

앞서 2023년 여름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경북 예천 산사태 등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집중호우로 세종과 충북 청주·괴산, 충남 공주·논산·청양·부여, 전북 익산, 경북 예천·봉화·영주·문경 등 13개 지역이 우선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최근 몇 년 동안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폭우와 산사태,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선포→정밀조사→추가 선포’ 방식

특별재난지역 지정에는 일정한 피해액 기준이 있다. 재정력이 약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피해액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하도록 기준이 차등 적용된다. 다만 피해가 명백하게 큰 지역은 중앙합동조사가 끝나기 전에 사전조사를 통해 ‘기준을 충족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우선 선포할 수 있다.

 

2024년 집중호우 당시에도 5개 지방자치단체를 우선 선포한 뒤 정부 전수 정밀조사를 거쳐 11개 지역을 추가 지정했다.

 

이번 거제와 통영 역시 같은 방식이다. 거제와 통영 산양읍·봉평동은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선포기준 충족이 확실하다고 보고 먼저 지정하고, 다른 지역은 추가 피해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주민에게 지원이 돌아가는 시간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의미도 있다.

 

피해조사와 복구계획 수립, 국비 지원이 차례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빨라질수록 지자체의 복구재원 확보도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용 인력·자원 총동원”.. 이제 복구 본격화

이번 선포로 거제와 통영에서는 응급복구를 넘어 항구적인 복구계획 수립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단순히 흙을 치우고 침수된 도로를 다시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산사태가 발생한 비탈면과 파손된 하천·도로를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 같은 수준의 폭우가 다시 왔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시설을 보강할 것인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거제에서는 이번에 한 시간 124.5㎜라는 ‘200년 빈도’ 수준의 극한호우가 관측된 만큼 과거 기준에 맞춰 만들어진 배수·산사태 방지시설에 대한 재점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피해 지역의 복구와 주민 지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추가 지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빠른 피해 수습 및 복구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아직 지정되지 않은 지역 역시 “정밀 조사를 거쳐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거제에서 하루 600㎜가 넘는 비가 내리고 산사태가 아파트까지 덮친 이번 재난은 단순히 원상복구만으로 끝낼 사안은 아니다"며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극한호우에 대비해 산사태 위험지역과 도시 배수시설을 다시 살피는 작업도 함께 시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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