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범죄증거까지 찾아낸다".. 소방·경찰 '수중과학수사' 공조 강화

중앙소방학교, 경찰 과학수사관 19명 대상 첫 특별교육
'깜깜한 물속' 무시야 잠수부터 증거물 인양·보전까지 실전훈련
마지막 날엔 자동차 수중추락 가정 종합 시나리오 평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강이나 호수 등 내수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의 수중 증거를 보다 정밀하게 찾아내고 보전하기 위해 소방과 경찰이 전문역량을 결합한 실전형 교육에 나선다. 단순한 수중수색을 넘어 증거물의 위치를 기록하고 촬영한 뒤 훼손 없이 인양·포장하는 과학수사 과정까지 훈련한다.

 

소방청 중앙소방학교는 18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중앙소방학교 수난구조 훈련장 등에서 '제1기 수중과학수사 특별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내수면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필요한 수중수색과 과학수사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수중과학수사 기초과정을 이수한 경찰 과학수사관 19명이다.

 

특히 이번 과정에는 중앙소방학교와 경찰 분야 전문강사진이 함께 참여한다. 소방이 축적해온 수난구조와 안전잠수 경험에 경찰의 현장 감식·증거수집 역량을 접목해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현장을 수색하고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중 현장은 육상 범죄현장과 달리 시야 확보가 어렵고 물의 흐름이나 부유물, 수심 등의 영향을 받는다. 잠수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증거물의 위치와 상태가 달라지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숙련도와 팀워크가 요구된다.

 

'앞이 안 보이는 물속'에서도 수색…위기대응 훈련 병행

교육은 수중 적응과 위기대응 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교육생들은 수중에서 안정적인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공기용기 밸브 고장 등 잠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훈련도 받는다. 구조대상자를 안전하게 인양하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 투입된 수사관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능력을 함께 키우기 위해서다.

 

특히 시야가 사실상 차단된 상황을 가정한 '무시야 잠수(Black-out mask)' 훈련도 진행한다.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촉각과 장비, 동료와의 협업 등을 활용해 현장에 접근하고 일정한 방식으로 수색하는 능력을 익히게 된다.

 

과학수사 과정도 한층 전문적으로 구성됐다. 교육생들은 다양한 수중수색 기법과 함께 수중촬영, 수중 현장 도식화, 증거표식 설치 등을 실습한다. 발견한 증거물을 수면 위로 인양한 뒤 포장하는 과정까지 훈련해 수색에서 증거 보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절차를 익히도록 했다.

 

수중과학수사에서는 단순히 물건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발견 위치와 주변 환경, 증거물의 상태를 기록하면서 가능한 한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인양 과정에서 증거물의 상태가 변하거나 다른 물질과 섞일 경우 이후 감식이나 수사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물에 빠진 실제 상황 가정.. 27일 종합평가

교육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실제 사고·범죄현장을 연상시키는 종합 시나리오 훈련이 실시된다. 중앙소방학교는 '자동차 수중추락' 상황을 가정해 교육생들의 현장 대응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교육생들은 차량이 물속에 빠진 상황에서 수중으로 접근한 뒤 수색에 나서고, 수중촬영과 현장 도식화, 증거표식 설치, 증거물 인양·포장 등 지난 8일간 익힌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특정 기술 하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진입부터 수색, 증거 확보와 보전까지 실제 사건·사고에서 요구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교육은 소방과 경찰의 전문성을 각각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수난사고 현장에서는 신속한 구조와 안전한 잠수 능력이 중요한 반면, 범죄 가능성이 있는 현장에서는 구조·수색 과정에서도 증거가 훼손되지 않도록 과학수사 절차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추락이나 실종, 범죄 관련 물품 유기 등 내수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의 경우 초기 수색과 증거 확보가 동시에 요구될 수 있어 기관 간 현장 협업이 중요하다.

박형열 중앙소방학교장 직무대리는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전문적인 수색·감식 역량과 안전한 현장 대응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소방과 경찰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수중과학수사 분야의 현장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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