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1일 0시를 막 넘긴 시간,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위험물질 보관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창고 내부에는 190만 리터가 넘는 인화성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어 대형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소방청은 오전 3시 39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발령 즉시 경기도 인근의 충남·세종·충북·대전 등 인근 4개 시·도 소방본부의 물탱크차와 화학차 등이 투입돼 경기도 소방당국과 공동 진화 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고 불길도 9시간 만에 잡혔다.
소방력 총동원의 근거인 ‘국가소방동원령’은 특정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소방청장이 발령하는 것이다.
법적 근거는 ‘소방기본법’ 제11조의2와 소방청 훈령인 ‘국가 소방 동원에 관한 규정’이다. 2019년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이후 만들어졌다. 동원 규모 및 장비에 따라 1~3호로 규모가 다르다.
현행 규정상 소방청장은 두 가지 경우에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재난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고, 해당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와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소방청장이 인정하는 경우’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 기준에 대해 “현재 불이 났느냐 여부가 아니라 '현재 또는 예상되는 위험에 해당 지역의 소방력만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느냐' 여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번째 조항 때문에 대형 공연이나 중대한 국제행사 같은 비재난 상황에서도 사전 예방 목적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재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력을 미리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2026년 3월 21일 BTS의 광화문 공연이 가장 대표적인 최근 사례다. 경찰 추산 약 26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인력 약 800명, 소방장비 약 100대, 구급차 50대, 중앙119구조본부 테러대응구조대 등을 대기시켰다. 압사 사고·응급환자 발생·테러·화재·교통사고·군중 밀집 사고 등 복합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
2025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중요한 국제외교행사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도 10월 28일부터 5일간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대형 산불이 났을 때 동원령이 발령된 최근 경우는 2025년 3월 경북 의성·안동 등 대형 산불, 2025년 4월 대구 함지산 산불 때가 있다. 대형 건물 화재로는 2026년 3월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폭발·화재 때와 최근인 7월 18일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였다.
일반적인 재난 상황이 아닐 때도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강릉 지역이 최악의 가뭄을 겪던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의 소방관들이 투입돼 급수 지원 활동을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