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정유진 기자 |
건설업계가 안전과 에너지 두 영역에서 스마트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대표 오일근) 고소작업 중 발생하는 충돌·끼임 사고를 막기 위한 비접촉식 센서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했고, 포스코이앤씨(대표 송치영)는 폭염과 혹한 속에서도 냉난방 에너지를 아끼는 자동 제어 시스템을 상용화해 실제 아파트에 적용했다. 두 사례 모두 협력사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 개발을 거쳐 실증 단계를 통과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물리적 충돌 없이도 위험을 감지한다.. 롯데건설의 비접촉식 해법
고소작업대에는 오랫동안 과상승 방지봉과 협착 방지대로 구성된 기계식 정지장치가 쓰여왔다. 작업대가 작동 미흡이나 작업자 부주의로 지나치게 상승해 천장이나 슬래브에 근접하면 방지봉이 이를 물리적으로 막아 끼임·충돌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장치가 실제로 구조물과 부딪히는 접촉이 일어나야만 작동한다는 데 있었다. 방지봉이 고장 나거나 파손된 상태에서도 작업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중량물 작업을 이어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롯데건설은 이 한계를 비접촉식 센서 전문기업 ㈜가디언웍스와 함께 풀어냈다. 안전 난간 각 코너에 설치된 과상승 방지 센서는 초음파를 수직으로 쏘아 올려 90cm 거리에서 1차, 35cm 거리에서 2차로 장애물을 감지해 작업대를 정지시킨다.
협착 방지 센서는 적외선을 수평으로 발사해 작업대 외부로 나가는 인체나 물체를 감지하면 상승을 자동으로 중단시킨다. 물리적 접촉 없이 작동하다 보니 주변 구조물이나 양중 자재에 부딪혀 고장 나는 빈도도 기존 정지장치보다 낮아졌다.
근로자는 작업 투입 전 손으로 센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점검을 거쳐야 작업대를 가동할 수 있다. 안전관리자 역시 모바일 앱으로 센서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사무실에서도 연동된 시스템으로 현장을 실시간 파악해 조치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 시스템으로 충돌·끼임 사고 감소를 기대한다며, AI·로봇 등 스마트건설 기술을 현장에 계속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게" 대신 "효율적으로".. 포스코이앤씨의 냉난방 자동제어
에너지 쪽 접근은 조금 다르다. 포스코이앤씨는 경동나비엔,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와 지난해 맺은 에너지 성능 개선 협약을 바탕으로 세대 단위 냉난방 자동 제어 시스템 '에코 세이버'를 개발해 실증을 거쳐 상품화했다. 건설사가 이런 시스템을 실제 공동주택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덥거나 춥다고 느낄 때마다 온도를 반복적으로 올리고 내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에코 세이버는 여기서 벗어나 외기 온도와 실내 상태를 종합 분석해 냉방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하절기 실증 시험에서 제습 환기 시스템과 에어컨을 연동한 결과, 에어컨 단독 운전 대비 냉방 에너지가 약 18~25% 절감됐고 실내 습도는 약 50% 수준으로 유지돼 설정 온도를 다소 높여도 쾌적도는 그대로였다. 폭염기 냉방을 무조건 강하게 트는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사용해 쾌적성과 전기요금 절감을 함께 잡겠다는 접근인 셈이다.
효과는 여름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대별 보일러를 쓰는 개별난방 방식에서 외기 온도와 보일러 환수 온도를 반영해 제어한 결과 약 8~12%의 에너지 절감이 확인됐다. 난방에는 경동나비엔과 공동 개발한 'PosMAC 프리미엄 보일러'가 쓰였는데, 포스코의 고내식성 강판 포스맥으로 내구성을 높이고 온수레디 밸브로 온수 공급 속도를 개선했으며 AI 기반 스마트 운전 기능도 더해졌다.
서울대 여명석 교수는 산학연 협력으로 개발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실제 공동주택 적용까지 이어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분양 중인 '더샵 송도그란테르'에 에코 세이버를 옵션 상품으로 처음 선보였다. 앞으로 실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적용 단지를 넓혀갈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여름철 냉방 에너지 약 18~25%, 난방 에너지 약 8~12% 절감이 가능한 생활 밀착형 기술이라며, 폭염과 혹한 같은 극한 기후에도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주거 에너지 솔루션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넘어 입주 후 삶까지.. 스마트건설의 확장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스마트건설 기술이 향하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롯데건설의 센서는 근로자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을 대신 감지해 사고를 막고, 포스코이앤씨의 자동제어는 입주민이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에너지를 아끼도록 설계됐다. 사람의 판단이나 개입에 의존하던 영역을 기술이 상시적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접근은 닮아 있다.
결국 건설사들의 스마트 기술 도입은 공사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입주 이후의 생활 에너지 관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협력사·연구기관과의 공동 개발, 실증을 통한 검증, 실제 현장·상품 적용이라는 절차를 거쳤다는 점도 두 기술이 일회성 홍보가 아니라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