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경남 양산 41.4도…기상관측 사상 최고 폭염 기록 세웠다

2018년 8월 1일 홍천 41.0도 최고 기록 8년 만에 경신
산에 싸인 분지, 양산 사흘 연속 40도 넘긴 기록적 폭염
2024년부터 3년째 한반도에 40도 넘는 지역 발생
경남권, 이중고기압·지형 효과·푄 현상으로 ‘극한 더위’

부산도 40도 육박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한반도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날과 지역은 ‘21세기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에서 측정된 41.0도(ASOS, 종관기상관측)다. 이날 공식적으로 40도를 넘은 지역은 홍천을 포함해 5군데였다. 강원 춘천(북춘천)이 40.6도, 경북 의성이 40.4도, 경기 양평이 40.1도, 충북 충주가 40.0도였다.

 

그 이전 최고 기록은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0도다. 무려 76년 만에 40도를 넘은 기온이 나타난 것이다.

 

올해 이상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결국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한반도 폭염 기록이 경신되고 말았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 양산의 기온이 이날 오후 1시 41분 41.4도(ASOS 공식 기록)까지 올라갔다. 예전 홍천의 최고 기록보다 0.4도 높은 기온이다.

 

측정 장소가 5배 이상 많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관측 기록까지 포함해도 이날 양산보다 더 높은 온도를 보여준 사례는 손에 꼽힌다. 1973년 이후를 살펴보면, 2018년 8월 초 경기 광주시(41.9도)와 서울 강북구(41.8도), 그리고 2024년 8월 초 경기 여주시(41.6도) 등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기상청은 관측 장소가 100곳 정도인 ASOS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고, 극한 지형까지 포함해 500곳 정도에 설치된 AWS는 실시간 기상 대응용과 연구용으로 활용한다.

 

양산은 29일과 30일에도 각각 40.3도를 기록해 사흘 연속 40도를 넘었다. AWS를 포함해 국내에서 한 지점의 기온이 사흘 이상 연속 40.0도를 넘은 사례는 양산 사례 전까지는 2018년에 두 곳에서 확인됐다.

 

홍천에서 역대 공식 최고 기온 41.0도를 기록한 2018년 8월 1일부터 3일간 경기 안성 (고삼)에서, 1~4일에는 경북 영천(신녕)에서 4일 연속 40도를 넘은 사례다.

 

 

40도는 한반도에서 나타나기 어려운 희귀한 기온이었지만, 지금은 분명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1942년 대구의 40.0도 이후 76년 동안 40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최악의 무더위가 닥친 2018년에 전국적으로 다수 발생했고, 그후 잠잠하다가 2024년과 2025년, 그리고 올해까지 3년 연속 발생하고 있다.

 

2024년 8월 초 2018년 이후 6년 만에 40도(AWS 기록)가 등장했다. 안성, 여주 이천과 음성 등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 지역이다.   다음해인 2025년에는 7월 하순부터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에서 다시 40도(AWS 기록)를 넘는 지역이 나왔다. 안성, 평택 등 경기와 천안 등 충남 지역에서다.

 

 

 

2018년 이전에는 40도 기온이 ‘수십 년에 한 번’ 수준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매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폭염의 강도와 지속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양산의 지형과 바람이 극한 더위를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양산은 동쪽 천성산과 서쪽 오봉산, 남쪽 금정산, 북쪽 영축산 등 해발 700~1000m급 산지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낮 동안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기 어렵다.

 

서풍 계열 바람이 산지를 넘으며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도 겹쳤다. 상공에서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어 구름 발생을 억제하고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계속 공급하고 있다.

 

물금신도시 등 도심 확장으로 콘크리트 포장이 늘고 에어컨 실외기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열이 증가한 점도 도심 열섬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최근 폭염은 경남권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역에 ‘이중 열돔(이중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기압계 영향에 더해 지형적 효과가 겹쳐진 경남권은 ‘푄현상’에 의해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부산과 경남의 다른 지역에서도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금정구도 40도를 기록하며 40도대에 진입했다. 울산공항 39.9도, 김해 39.8도, 부산 북부산 39.3도 등 경남권 곳곳에서도 40도 안팎의 기온을 보였다. 반면 대구는 부산보다 낮은 35도를 기록했다.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겨울에는 따스하고 여름에는 비교적 시원한 해양성 기후다. 그런 부산이 122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가 무색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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