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일요일, 전국이 가마솥처럼 끓었다

전국 대부분에 ‘폭염 중대경보’, ‘열대야 주의보’
밀양·양산 39.3도 ‘올해 최고 기온’ 기록해
특히 영남권이 무더위 극심...올해 온열질환자 1300명
2018년 8월 1일 홍천 41.0도 최고 기록 깨질지도
최근 10년간 폭염은 2배, 열대야는 3배 급증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낮 최고기온이 39도를 기록하는 게 이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올해에 어쩌면 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지역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 기온 기록은 공식적으로 2018년 8월 1일 강원도 홍천의 41.0도다.

 

25일부터 대구·경북‧경남 지역을 비롯해 경기도와 충청, 강원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장마 막바지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극한 더위’로 비상이 걸렸다.

 

올해부터 신설된 ‘폭염 중대경보’와 ‘열대야 주의보’가 내려진 곳이 전국에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특히 영남 지역이 가장 무더웠다. 25일 경북 고령과 포항, 경주 일부 지역에 발효된 폭염 중대경보는 일요일인 26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김해·밀양·함안·창녕·합천중부·경산·청도‧달성 등 영남권 거의 전역으로 확대됐다.

 

폭염 중대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는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일 때 내려진다.

 

열대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고, 밤 최저 기온이 기상청장이 정하는 지역별 발효 기준값 이상일 때 내려진다.

 

26일 경남 밀양과 양산은 오후 4시 기준 기온이 39.3도까지 올라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경주는 39도, 포항은 38.8도, 대구 북구는 37.8도였다.

 

 

기상청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극심한 더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무리한 바깥 활동은 자제하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해수면 온도 상승,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북상이 폭염을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늦은 여름까지 고온 다습한 수증기가 다량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열을 가둬 더 길고 독한 여름 더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6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 1단계를 발령했다. 건강 취약계층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39도 안팎의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여름 응급실에 이송된 온열질환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응급실에서 집계된 온열질환 사망자는 6명이다.

 

26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64명의 온열질환자가 추가 발생했다. 지난 5월 감시체계 운영 이후 누적 환자는 1301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6명이다. 최근에는 22일 경남 고성군과 23일 경남 사천시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역별 누적 온열질환자는 경기가 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145명, 서울 122명, 경남 112명 등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환자 숫자는 다소 적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2235명과 사망자 12명이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더웠던 날과 지역은?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 8월 1일 강원도 홍천에서 41.0도가 기록된 것이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공식적으로 가장 높은 기온이다.

 

이날 40도를 넘은 주요 지역은 강원 북춘천이 40.6도, 경북 의성 40.4도, 경기 양평 40.1도, 충북 충주 40.0도다.

 

1904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공식 대표 관측소에서 40도 이상을 기록한 수치는 총 6번인데, 그중 1~5위가 이날에 집중됐고 5번째는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0도다. 이날 대구 기온은 2018년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40도 기록이었다.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인 AWS 기록까지 포함하면 2018년 8월 1일 경기 광주지월 지역이 41.9도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공식 인정되지는 않는다.

 

2018년 8월 1일은 왜 그리도 무더웠을까. 당시 한반도 상공에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겹층으로 이불처럼 덮이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태백산맥을 넘어온 동풍이 열기를 더욱 뜨겁고 건조하게 만드는 푄 현상(높새바람)까지 가미되면서, 산맥 서쪽에 위치한 강원 영서(홍천, 춘천)와 경기 내륙 지역의 기온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당시 서울 역시 39.6도를 기록해 111년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기상청이 지난 53년 동안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연평균 폭염 일수는 관측 초기 10년에 비해 2.2배 늘고, 열대야 일수는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폭염 시작일은 과거 10년과 대비해 최대 30일가량 앞당겨져 6월부터 증가했다. 열대야는 7, 8월에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였고 남해안과 제주도는 폭염이 끝난 9월 상순까지 열대야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