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에 5일간 고립된 응급환자, 드론이 살렸다

기상악화로 가파도에 고립된 60대 여성 관광객 지병 약 떨어져
기상 여건 나빠 헬기·함정 운항 불가능 판단
드론으로 10여분 만에 의약품 긴급배송해 살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기상악화로 모든 운송 수단이 끊긴 섬에 고립된 환자에게 의약품을 실은 드론이 날아가 생명을 구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3일 낮 12시 7분께 제주도 남쪽 가파도에 머물고 있던 60대 여성 관광객 A씨가 지병으로 기력이 저하돼 응급 이송이 필요하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A씨는 가파도 해상에 발효된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로 5일간 고립되면서 지병에 필요한 약이 떨어진 상태였다. 이 해역에는 15일까지 특보가 예보돼 있었다. 그야말로 고립무원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헬기와 선박 등 모든 운송 수단의 운항 여부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기상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가파도 전문의용소방대에 연락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영상통화로 응급처치를 도왔다. 환자의 혈압과 당뇨를 확인한 결과 기력 저하가 나타나자 의료기관과 협력해 긴급 의약품을 확보한 뒤 제주도에 드론 배송을 요청했다.

 

 

당시 가파도에는 초속 10m의 돌풍이 불었다. 정기 배송일이 아니어서 드론 운용 인력도 없었다. 제주도는 119종합상황실의 연락을 받고 긴급성을 판단해 드론 컨소시엄에 긴급 배송 가능 여부를 요청하고 베테랑 조종전문관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대정읍 상모리 드론배송센터에 도착한 드론 조종사는 현장 기상을 면밀히 점검한 뒤 오후 4시 55분 긴급 의약품을 실은 드론을 가파도로 띄웠다.

 

당시 초속 8~9m의 강풍에 드론이 기울이지는 등 악조건이었지만 베테랑 조종전문관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항로를 유지했고, 10여분 만에 가파도에 무사히 착륙해 의용소방대원에게 의약품을 전달했다.

 

이번 대응은 올해 4월부터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옥상에 드론 착륙장을 마련하고 가파보건진료소를 잇는 항로에서 의료소모품 전달과 폐의약품 수거 등 훈련과 배송을 반복해 온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제주도와 부속섬을 잇는 드론 항로에서 의료 소모품 전달과 폐의약품 수거를 위한 훈련을 반복해 온 경험 덕분에 실제 위기 상황에서 배송에 성공했다”며 “재난과 의료 위기 상황에서 드론이 시간을 다투는 이송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