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소방대, 폭염·풍수해 현장으로.. 여름 재난 안전지킴이 나선다

전국 3,987개대 9만1,492명, 10월 15일까지 안전활동
폭염 순찰·취약계층 돌봄·침수 복구까지 지역 밀착 대응
가평 계곡 3세 아이 구조, 제주 가파도 의약품 드론 전달도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전국 의용소방대가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 여름철 재난 현장에 본격 투입된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면서 온열질환, 침수, 고립, 산사태 등 여름 재난 위험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소방청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의용소방대의 현장 대응력을 활용해 재난 예방부터 초기 대응, 피해 복구까지 이어지는 ‘생활 밀착형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청은 16일 전국 3,987개 의용소방대, 9만1,492명의 의용소방대원이 참여하는 ‘2026년 여름철 재난 의용소방대 안전활동’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활동 기간은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다. 의용소방대는 폭염 취약지역 순찰, 온열질환 예방 홍보, 독거노인 안부 확인, 침수지역 배수 지원, 주택 안전조치, 실종자 수색, 이재민 지원 등 여름철 재난 전 과정에서 소방을 보조하게 된다.

 

판도 바꾼 폭염.. 6월 한 달 폭염 활동만 2,841회

이미 현장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의용소방대는 폭염 안전활동 2,841회에 1만2,064명이 참여했다. 예방교육과 캠페인이 1,178회, 6,6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순찰 724회, 2,714명, 취약계층 돌봄 658회, 1,632명, 소화기 보급 및 안전시설 점검 260회, 966명 등이 뒤를 이었다.

 

풍수해 안전활동도 587회, 3,006명이 참여했다. 안전순찰이 546회, 2,64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주택 안전조치, 장애물·폐기물 처리, 주민대피 지원 등도 이뤄졌다. 지난해에도 의용소방대는 폭염 대응 안전활동 8,789회에 약 2만4,000명, 풍수해 안전활동 6,678회에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소방청은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가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만큼, 의용소방대 활동을 단순 지원이 아니라 지역 기반 재난 대응 체계의 한 축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가평 계곡 구조, 가파도 의약품 전달

실제 구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3세 아이와 어머니를 가평소방서 북면의용소방대 소속 시민수상구조대원들이 발견해 구조했다. 피서지와 계곡 주변을 순찰하던 의용소방대 활동이 인명피해를 막은 사례다.

 

13일에는 제주 가파도에서 강풍으로 선박과 헬기 운항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긴급 의약품이 필요한 관광객에게 가파전문의용소방대가 응급처치를 하고, 드론을 활용해 의약품을 전달했다. 도서지역 특성상 외부 지원이 늦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역 의용소방대가 응급 대응을 맡은 것이다.

 

소방청은 이처럼 의용소방대가 수변지역 인명구조뿐 아니라 도서지역 응급지원, 취약계층 돌봄, 재난복구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 땐 쪽방촌·논밭·전통시장 순찰

폭염 대응은 취약지역 순찰과 온열질환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다. 의용소방대는 마을회관과 경로당, 복지시설, 쪽방촌 등을 찾아 온열질환 증상과 응급처치 방법, 무더위 시간대 야외활동 자제 등 폭염 예방수칙을 안내할 예정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쪽방촌, 전통시장, 야외작업장, 논밭, 비닐하우스, 독거노인 거주지역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한다. 현장에서는 얼음물 제공, 안전수칙 홍보, 무더위쉼터 안내 등이 이뤄진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재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안부전화와 방문돌봄도 병행한다.

 

특히 올해는 전국 의용소방대원 1,982명을 대상으로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한 심리사회적지지 교육도 진행한다. 재난을 겪은 이재민이나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까지 겪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심리사회적지지는 재난이나 사고를 겪은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가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도록 돕는 지원 활동이다.

 

풍수해 땐 대피 유도·배수 지원·복구 투입

집중호우와 태풍 등 풍수해 상황에서는 초기 대응과 피해 복구에 무게가 실린다. 호우·태풍 특보가 내려지면 의용소방대는 우선 출동체계를 가동하고, 주민 긴급대피 유도와 재난취약계층 구조 지원에 나선다. 차수판 설치, 모래주머니 비치, 침수지역 배수 지원, 주택 안전조치 등도 담당한다.

 

재난 발생 이후에는 침수 주택 정리, 장애물과 폐기물 처리, 실종자 수색, 이재민 구호물품 전달 등 복구 활동에 참여한다.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지지와 정서적 회복 지원도 병행한다.

 

대규모 풍수해처럼 한 지역의 인력만으로 복구가 어려운 경우에는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를 중심으로 시도 간 광역지원체계도 가동된다. 다른 지역 의용소방대가 피해 지역으로 지원에 나서 복구 인력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지역사회 안전지킴이 역할 다하겠다”

소방청은 현장 활동 과정에서 의용소방대원의 안전도 함께 관리키로 했다. 의용소방대원은 현장 활동 때 2인 1조 원칙을 지키고, 사전 안전교육을 받은 뒤 활동해야 한다. 각 소방서와 의용소방대 간 협업 체계도 강화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난 대응을 추진한다.

 

강성오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장은 “의용소방대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안전지킴이로서 폭염과 풍수해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세심히 살피고, 재난 예방과 피해복구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여름철 재난에 대비해 인명피해 우려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의용소방대와 긴밀하게 협력해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용소방대란.. 민간 자발적 봉사단체
의용소방대는 의용소방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및 각 시·도의 의용소방대 설치조례를 통해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 시, 읍, 면 단위에서 설치해 운영되며,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민간 봉사조직이다.

일제강점기 소방조 활동을 거쳐 지역 단위 소방 보조조직으로 자리 잡았고, 1983년에는 전국 1,848개대 약 8만 명 규모로 운영됐다. 현재는 전국 3,900여개대, 9만여명이 활동하며 화재 예방, 안전순찰, 주민 대피, 구조·구급 보조, 재난복구 등 지역 안전망 역할을 맡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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