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펄펄' 18년來 신설 폭염중대경보 첫 발령.. 정부 부처도 분주

경북 경산·포항에 체감온도 38도 이상 ‘최상위 경보’
행안부, 일요일 긴급 점검회의.. 포항·경산 현장상황관리관 파견
질병청·농식품부·산림청도 온열질환·야외작업 중단 당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전국이 이틀째 가마솥 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12일 오전 경북 경산과 포항에는 폭염특보 체계 개편 이후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13일에도 찜통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특보의 최상위 단계로,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 상황이 이어진 지역에서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우가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찜통더위가 덮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현장 대응기관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기상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경산과 포항에는 12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폭염특보 체계는 2008년 도입 이후 주의보와 경보 2단계로 운영돼 왔지만, 올해 극단적 폭염 대응을 위해 중대경보가 새로 마련됐다. 개편 이후 실제 중대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경산은 낮 최고기온이 39.9도까지 올랐고, 대구·경북 내륙 곳곳에서도 37도를 넘는 더위가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도 위험한 더위

질병관리청은 첫 폭염중대경보 발령에 맞춰 온열질환 예방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오르는 극단적 더위에서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중증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이미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추정 사망자도 나온 상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폭염중대경보 발령과 관련해 “극단적 더위에서는 건강한 사람도 중증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낮 시간대 야외활동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며,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특히 독거노인,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 농업인처럼 더위에 취약한 사람들은 폭염 시간대 활동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안부, 일요일 긴급 점검회의 이어가.. 취약계층 방어가 필수

 

행정안전부는 12일 관계부처와 16개 시도가 참석한 폭염 대응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범정부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처음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경북 포항시와 경산시에는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현장 대응 상황을 살피도록 했다. 행안부는 쪽방 주민, 홀로 사는 어르신, 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안부 확인을 강화하고, 무더위쉼터와 스마트 그늘막, 쿨링포그 등 폭염 저감시설 운영 상황도 점검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폭염 대응에서 인명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윤 장관은 폭염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면서 최근 산불과 호우 피해를 겪은 이재민들이 폭염으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 방안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행안부는 특보 지역의 무더위쉼터 운영을 확대하고, 야외근로자와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중대경보 땐 농작업 즉시 중단”.. 산림청도 야외작업 중지 권고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업 분야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 지역 고령 농업인의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마을방송과 문자메시지, 농협·지자체 연락망 등을 활용해 폭염 시간대 농작업 자제를 안내하고 있다. 축산 농가에는 축사 환기와 송풍, 차광막 설치, 충분한 물 공급을 당부하고, 시설하우스와 노지 작물에 대해서는 고온 피해와 병해충 확산에 대비하도록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폭염중대경보 발령 시에는 농업인들이 즉시 농작업을 중단하고, 논밭으로 절대 나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농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농작물과 가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가축 폐사, 과수 일소 피해, 밭작물 생육 저하 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지방정부와 농협, 생산자단체를 통한 현장 대응키로 했다.

 

산림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경산과 포항 지역의 산림 분야 야외작업을 전면 중지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풀베기와 예초작업, 조림지 관리 등은 강도가 높고 그늘 확보가 어려워 온열질환 위험이 큰 작업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의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기준에 따르면 체감온도 38도 이상 폭염 상황에서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폭우 뒤 폭염, 복합재난의 일상화

이번 폭염은 불과 며칠 전 전국을 덮친 집중호우 직후 찾아왔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다. 충청과 강원, 전북 등에서는 최근 도로 침수와 낙석, 산사태 우려가 잇따랐고, 비 피해 복구 작업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물을 머금은 현장에서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 복구 작업자와 농업인, 소방·지자체 대응 인력의 온열질환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폭염은 더 이상 단순한 계절성 불편이 아니라 인명피해와 산업재해, 농축산 피해를 동시에 일으키는 재난으로 바뀌고 있다. 한낮 시간대 논밭과 공사장, 산림작업장, 배달·이동 노동 현장에서는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어지럼증·두통·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그늘이나 냉방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장마 뒤 곧바로 찾아온 폭염중대경보는 올여름 몇 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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