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집중호우가 전국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물러나자, 이번에는 찜통더위가 한반도를 덮고 있다. 충청과 강원, 전북 등지에서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잠기고 낙석 피해까지 이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난 대응의 초점은 다시 폭염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경상권은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어 온열질환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기상청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겠지만 무더위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평년보다 높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고,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권은 습한 공기와 강한 일사 영향이 겹치면서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 제주에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지만, 비가 오는 지역도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폭탄 뒤 찜통더위.. 재난 양상도 급변
이번 더위는 폭우 직후 찾아왔다는 점에서 더 부담스럽다. 며칠 전까지 전국 곳곳에서는 정체전선 영향으로 도로 침수, 나무 전도, 낙석, 산사태 우려가 이어졌다. 땅이 물을 머금은 상태에서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 복구 작업을 하는 공무원과 소방대원, 현장 노동자, 농업인들의 온열질환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침수 피해 복구와 배수 작업, 시설물 정비가 한낮 무더위 속에서 진행될 경우, 탈진과 열사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기상청이 올해부터 극단적 고온에 대응하기 위해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한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기상청의 폭염중대경보 신설에 따라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권고를 세분화하고,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 작업 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는 등 사업주의 보건 조치를 법제화했다고 밝혔다.
노동자·고령층·농업인 모두 위험군.. 관련 부처 대응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재난이다. 특히 건설현장 노동자, 배달·택배 등 이동노동자, 농업인, 고령층, 독거노인,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취약하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땀이 잘 마르지 않아 몸속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여름 폭염을 ‘기후 재난’으로 보고 본부와 전국 지방관서에 폭염안전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폭염특보와 온열질환 사고 사례를 신속히 전파하고, 폭염 취약사업장을 집중 감독하며, 온열질환 발생 시 현장에 즉시 출동해 기본수칙 위반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은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법적 의무사항인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현장에서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시간마다 20분 휴식과 체감온도 38도 이상 시 옥외작업 중지가 철저히 지켜지도록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도 온열질환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에 따른 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온과 폭염특보 등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갑자기 더워질 경우 활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온열질환 발생 예측정보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선제적 예방 정책”이라며 “기상청 등 부처 협력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건강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농축산 현장도 비상.. 가축 폐사·작물 피해 우려
농축산 분야도 긴장하고 있다. 폭우가 지나간 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병해충 발생과 작물 생육 부진, 가축 고온스트레스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닭과 돼지 등 밀집 사육되는 가축은 고온에 취약해 축사 환기와 냉방, 급수 관리가 중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여름 폭염과 호우에 따른 축산 분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취약 농가 중심의 사전 점검과 현장 지도를 지속하고, 가축·축사 관리요령과 가축재해보험 가입, 고온 대비 장비 보급 등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5월 중순부터 지방정부와 관계기관,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축산재해대응반’을 가동해 재해예보 전파부터 기술지원, 현장점검, 사후 복구지원까지 단계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오는 여름.. 대비 태세 만전 기해야
문제는 이제 여름 재난이 하나씩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짧은 간격으로 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며칠 전에는 시간당 수십mm의 폭우가 도로와 하천, 산지를 위협했고, 비가 잦아들자마자 전국은 다시 폭염특보 영향권에 들어갔다.
침수와 산사태를 걱정하던 지방정부와 현장 대응기관은 곧바로 무더위쉼터, 온열질환 예방, 취약계층 안부 확인, 농축산 피해 예방으로 대응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매뉴얼에 따르면, 폭염 시에는 한낮 야외활동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며,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















